합주의 매력에 빠지다
악기연주의 또 다른 장점은 합주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혼자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지루하기도 하고 의지가 약해질 때가 많은데, 취미가 같은 사람들과 함께 연주하다 보면 친목을 쌓을 수 있고 연주에 대한 큰 동기부여가 된다.
2018년, 나는 우연한 기회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 입단하게 되었고 곧 악기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내는 소리와 합주의 매력에 빠졌다. 항상 혼자 연습하고 레슨받는 것이 익숙하다 보니 처음엔 악보를 보는 것도, 박자를 세는 것도, 다른 악기의 소리를 듣는 것도 모두 어색하고 힘들었지만 각기 다른 악기의 한음 한음이 쌓여 하나의 곡이 연주될 때의 감동은 직접 연주하는 사람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아닌가 싶다. 물론 프로 연주자들과 비교할 수 없는 부족한 실력이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프로나 다름없는 사람들을 보며 개인적으로 배우고 느끼는 점도 참 많다. 매년 2번씩 준비하던 정기연주는 코로나로 지난 2년 동안 잠시 중단되었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 4월, 드디어 다시 무대에 올랐다. 연습은 고되고 힘들지만 잘했든 못했든 무대에 올라 모든 곡을 완주했을 때 느끼는 보람과 희열은 직접 무대에 올라 본 사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지 않을까 싶다. 매번 정기연주회를 준비하면서 ‘힘들다, 다음엔 그만해야지.’ 생각하면서도 벌써 다섯 번째 연주를 마친 나를 보면 그동안의 힘든 연습을 모두 잊을 만큼 무대 위에서 직접 연주하는 음악은 감동적이고 매력적이다. 그 감정을 잊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다음 연주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스스로를 보면 이번 공연의 주제였던 ‘all is well’처럼 악기연주는 내게 확실히 큰 위로와 힐링을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