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은 괜찮을까? ‘함께’의 의미
랜선집사가 늘어난 이유는 개인화된 사회에서 찾을 수 있다. ‘최소한의 에너지로 외로움을 해결하려는 욕구’가 만든 트렌드라는 분석도 눈길을 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만 접속하고 내가 가능할 때만 사랑해 주는 ‘간접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마음에 들면 관계를 유지하고 불편해지면 쉽게 관계를 차단할 수 있다.
급증하는 반려동물 콘텐츠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귀여운 모습만 노출되다 보니 동물을 키우는 일이 쉽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동물학대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실제로, 촬영을 위해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는 경우도 많고, 동물의 습성에 반하거나 잘못된 정보도 무분별하게 퍼진다. 전문가들은 “자극적인 콘텐츠가 높은 조회 수와 수익으로 연결되는 플랫폼의 구조적 문제”라며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위해 법적·교육적·제도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잘못된 영상을 감시하고 지적하는 시청자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편, 뷰니멀족이 늘면서 반려동물의 범위도 넓어졌다. 요즘은 수달, 오리, 고슴도치, 달팽이 등 다양한 동물이 ‘반려동물’로 등장한다. 순기능도 있다. 개개의 동물에 대한 관심이 동물권으로 확대됐고,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내용을 명시한 민법개정안이 지난해 통과됐다. 사고파는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서 법적 지위를 인정받은 것이다. 뷰니멀족을 겨냥한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먼발치에서 관찰만 하던 방식에서 좀 더 직접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반려동물 육성 모바일 게임’도 속속 개발되고 있는데, 게임 속 동물과 함께 놀고 먹고 산책까지 다녀올 수 있다. 각박한 현실에 한 줄기 위안이 필요한 시대, 지금 이 순간에도 온라인에는 ‘짧고 굵은 힐링’ 스위치를 켠 랜선집사가 차고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