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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의 로봇과 드론 기술
우리 회사는 로봇, 드론,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전력분야 고전압 위험환경에서 사람을 대신하여 안전하게 설비를 점검하거나 작업하는 기술들을 개발해오고 있다. 다가올 가까운 미래의 전력산업 현장에서 마주하게 될, 업무를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로봇과 드론 기술에 대해 알아보자.
박준영 전력연구원 로봇&드론연구팀장
우리 회사는 지난 1월 9일 안전사고 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을 발표하면서 향후 각종 안전 센서, AI 영상, 드론 운영, 로봇 공법 등을 개발하여 전기공사 현장의 위해 요인을 근본적으로 줄여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력 분야에서의 로봇과 드론 기술은 전력설비의 건설, 유지보수, 점검 및 진단 분야에서 사람을 대신하여 위험하거나 수행하기 어렵거나 반복되는 작업을 로봇이나 드론을 활용하여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해 주는 기술을 말한다. 물론 예전에도 전력산업을 위한 로봇들이 개발됐었다. 하지만, 가격이 매우 비싼 반면, 일정한 작업환경에서 사전에 프로그래밍 된 내용만 수행 가능하여 환경이 변하거나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대응이 어려웠었다.
이와 같은 로봇 활용의 한계에 돌파구를 마련한 기술이 구글의 알파고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한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은 로봇의 두뇌를 똑똑하게 만들어 외부 환경의 변화를 스스로 인지하고 정해진 작업을 뛰어넘는 다양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개 스팟(Spot)과 휴머노이드 아틀라스(Atlas)의 완벽한 보행 모습은 이제는 로봇의 활용 범위가 실생활 속의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이슈 스캐닝에서는 우리 회사에서 개발하고 있는 대표적인 로봇과 드론 기술들에 대하여 소개한다.
드론, 공중에서 송전 철탑을 점검한다 우리나라의 철탑은 사람이 접근하기 힘들고 주변 환경이 험한 산속 외진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작업자가 철탑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길에 수풀이 우거져 있거나 험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가다가 뱀, 야생동물을 만나거나 벌레에 물리는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철탑을 정밀하게 점검하기 위해서는 철탑을 직접 타고 매우 높은 곳까지 올라가야 한다. 철탑을 직접 올라가 보면 암의 높이가 굉장히 높고 주주재 프레임 사이의 간격이 상당히 넓어서 그 위에서 몸을 움직이는데 굉장히 아찔하다.
이러한 현장에서의 애로점들을 획기적으로 해결해 준 기술이 바로 드론이다. 이제는 산 아래 철탑이 보이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드론을 날려서 신속하게 철탑을 점검할 수 있다. 하지만, 드론 조종사 교육교재의 비행 시 유의사항에 “고압송전선 주위에서 비행하지 말 것”이라고 나와 있듯이, 무턱대고 송전선로 인근에서 드론을 날리면 안 된다. 실제로 송전선로에 드론을 날려서 조종해 보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다.
송전선로 점검 드론의 한계
(1) 조종사가 눈으로 식별 가능한 거리는 250m 정도이기 때문에, 높이가 높은 철탑과 두 철탑 간의 거리가 매우 먼 송전선로를 직접 드론을 조종하여 점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2) 드론은 현재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 GPS 위성 신호를 수신하는데, 드론이 철탑 근처에서 비행 시 철탑의 철골 구조물이 가끔 GPS 수신에 간섭을 일으킨다.
(3) 초고압 전력선 인근에서 비행 시 드론의 컴파스 센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전력연구원에서는 이상과 같은 특수한 작업환경을 고려하여 안전한 비행이 가능한 영역에 생성된 GPS 좌표 기반의 비행경로를 따라 자동으로 비행하면서 광학 및 열화상 카메라로 설비를 촬영하여 점검해주는 드론 시스템을 개발하였고, 4년간의 현장실증을 통하여 그 유용성을 보였다. 본 드론 기술은 송변전운영처에서 2021년 8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전국 송전선로를 대상으로 60경간의 순시점검에 시범도입 중이며, 철탑의 기별점검은 올해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모바일 로봇, 땅속 터널에서 전력선을 감시한다 터널식 전력구는 전력 케이블 및 부속재 등이 지나가는 땅속 터널 구조물로 주로 도심지역에 많이 설치되어 있다. 우리 회사는 지중 송전선로와 각종 부대설비의 이상 유무 등을 확인하기 위하여 순시검사, 점검검사, 진단검사를 수행하고 있고, 전력구의 정기 순시도 2인 1조에 의한 도보 순시로 매월 1회씩 시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하 전력구를 걸어서 순시를 해보면, 길이가 보통 수 km 이상이다 보니 굉장히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케이블과 지지대로 구성된 똑같은 모양의 설비구조가 연속적으로 반복되다 보니 작업자의 피로가 쌓이면 점검 정확성이 상당히 떨어질 우려가 있다. 또한, 고장이나 사고 발생시 신속한 현장 접근이나 상황 파악이 사실상 어렵다. 전력연구원은 2020년부터 터널식 전력구를 따라 자율적으로 이동하면서 360° 카메라, 열화상 카메라 및 16채널의 3D 라이다(LiDAR) 등의 센서를 장착하여 지중 송전설비를 점검하는 순시용 모바일 로봇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로봇 개발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땅속에서 로봇의 현재 위치와 주행 방향을 알아내는 것으로, 이는 지하에서는 GPS 위성신호를 수신할 수 없고 방향 측정 센서인 지자기 컴파스도 전력선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에 영향을 받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라이다와 깊이 카메라(Depth Camera)를 이용하여 전력구 내부 지도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로봇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라이다 기술과 딥러닝 기반 영상 인식을 융합하여 로봇이 폭 70~80cm의 매우 협소한 길을 따라서 자율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개발된 로봇의 프로토타입은 현재 남서울본부 산하의 345kV 신광명-신문래 T/L 전력구에 로봇 스테이션과 함께 설치되어 현장시험 중에 있다.
로봇팔, 공사현장의 무거운 공구는 내게 맡겨라! 우리 회사는 2018년 2월부터 배전 공사현장에서 작업자의 안전 강화를 위해 스마트 스틱 간접활선공법을 도입하여 활용하고 있다. 이는 길이가 긴 절연스틱 끝에 다양한 공사용 공구를 장착하여 사용하는 방식으로, 작업자가 전력선에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되지만 무거운 공구를 장착할 경우 작업을 원활하게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전선 압축 접속에 사용되는 압축기를 장착하면 전체 무게가 최대 5.7kg으로 매우 무거워서 작업자의 근골격계에 가해지는 부담이 상당히 크다.
이와 같은 현장 현안을 해결하기 위하여 전력연구원은 배전 공사현장에서 작업자가 무거운 공구를 힘을 들이지 않고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로봇암을 개발하고 있다. 이 로봇암에는 로보틱스 최적 설계 기술과 중량물 무게를 자동으로 보상해 주는 탄성 메커니즘을 적용하여 작업자의 부담 하중을 50% 이상 줄임으로써, 이제는 작업자가 힘을 거의 들이지 않고 한 손만으로도 압축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내하중 및 절연성능 시험중으로 시험인증을 거쳐 올해 상반기 내에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터널식 전력구 순시로봇
간접활선작업 보조 로봇암
로봇개 스팟, 변전소는 이제 내가 지킨다 현존하는 가장 진보한 사족보행로봇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은 매우 뛰어난 이동성으로 위험하고 다른 로봇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영국 National Grid와 미국 EPRI에서 스팟을 활용한 변전소 감시기술 개발에 착수하였고, 국내에서는 현대차 로보틱스 랩에서 자체 개발한 공장안전 감시용 인공지능 보드를 탑재하여 기아차 광명공장에 시범운영 중이다. 전력연구원은 작년 5월부터 765kV 신안성 변전소와 154kV 덕성 변전소를 대상으로 스팟이 변전소 순시에 어느 정도까지 활용 가능한지를 평가하는 현장적용성 시험을 수행하였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송변전운영처와 함께 765kV 신중부 변전소에 실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팟은 계단 이동뿐만 아니라 로봇팔로 문을 개폐하는 작업도 자동으로 수행해 주고 광학 영상과 라이다 센서를 활용하여 복잡하고 협소한 공간에서 자율 주행이 가능하여 옥내외 변전소 환경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로봇에게는 스스로 충전할 수 있는 충전 도크가 제공되어 변전소에서 24시간 상시 활용이 가능하고, 다양한 센서 모듈을 탑재하면 설비 결함이나 과열 여부를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변전소 순시로봇 SPOT
우리 회사의 안전 지킴이, 로봇 우리 회사는 최근 배전선로의 특고압 환경에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첨단 활선로봇 개발에 착수하였다. 이 로봇은 사람이 직접 전선에 접촉하지 않고 마치 포크레인을 사용하는 것처럼 원격에서 조종하여 전선을 자르거나 연결할 수 있다. 또한, 송전애자 설비를 점검하기 위하여 높은 철탑에 사람이 직접 올라갔었지만, 이제는 지상에서 날린 드론이 스스로 애자에 부착하여 측정장치로 점검하고 돌아올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드론 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다. 향후 로봇과 드론 기술이 전력설비 유지보수에 널리 사용된다면 전력선로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 국내 송전선로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신기술 도입을 선도하여 4차 산업혁명 초기시장을 창출함으로써 국가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