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삶을 위한 희생의 여정
니나는 러시아가 싫었습니다. 자신과 아들을 두고 간 남자의 나라여서 싫었고, 자신의 삶을 무너뜨린 잔인함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줄곧 세상에서 가장 교양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믿었던 프랑스의 시민이 되는 모습을 꿈꿨습니다. 그리고 그 꿈 앞에는 아들 로맹 가리가 있었습니다. 니나는 아들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고 싶었고, 아들이 프랑스 사교계에서 춤을 추길 원했고, 프랑스 대사가 되길 원했으며, 빅토르 위고 같은 대문호가 되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니나는 움직였습니다. 프랑스로! 프랑스로!
하지만 유대인 출신의 가난한 러시아인이 단번에 프랑스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그들에게 허락된 것은 눈 쌓인 끝없는 길을 걷는 것. 가끔 기차를 타는 것. 그리고 자주 국경을 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니나는 러시아를, 우크라이나를, 폴란드를 넘었습니다. 국경을 넘을 때마다 그녀는 돈 벌 일을 찾아 나서야 했고, 장사부터 청소, 담배를 마는 일까지 마다 않으며 아들 로맹 가리를 지켰습니다. 하루에 한걸음씩, 프랑스로 향하는 그 걸음은 몹시도 지난했습니다. 커가는 로맹 가리와 달리 니나는 나이를 먹었고, 건강은 악화되기만 했습니다. 니나는 하나뿐인 낡은 코트 주머니에 “나는 당뇨환자 입니다. 제가 쓰러져있거든 이 설탕을 먹여주세요.”라는 쪽지를 달고 다녔습니다. 또한 그런 몸을 하고도 프랑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거두지 않았습니다. 그 땅에만 닿으면 아들에게 선물할 우아한 삶이 시작될 것이란 믿음 때문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