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반려 : 함께 그리는 동심원
“편리함이 곧 프리미엄”
가족이 변하니, 가전도 변했다
“당신에게 맞춰 계속 더 좋아지는 가전.” ‘가전 명가’로 꼽히는 LG전자의 광고 문구다.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더 똑똑해진, 더 편리해진, 더 친밀해진 가전의 진화를 함축한 카피다. 돈을 더 내더라도 편리함과 효율성을 따지는 시대상을 반영했다.
박성환(뉴시스 기자)
‘집콕’은 끝나도 편리함은 쭉~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가전업체들이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사노동 부담을 줄이고, 생활 편의를 극대화하는 이른바 ‘편리미엄’ 가전이 인기를 끌고 있다.
편리미엄은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합친 합성어로, 소비자들이 편리함을 소비의 기준으로 삼으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편리미엄의 핵심은 시간 빈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의 ‘시간 줄이기’다. 가사노동의 부담과 노력을 줄이고, 삶의 질을 한층 높여주는 똑똑한 가전이 말 그대로 대세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삶의 질을 우선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편리미엄 가전의 진화가 계속될 전망이다.
밀레니얼 가족을 위한 3대 ‘집사 가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데다, 가사노동 부담이 늘어난 탓에 이른바 3대 ‘집사 가전’으로 불리는 음식물처리기와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가 냉장고와 세탁기처럼 필수 가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3대 집사 가전의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모두 증가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3대 집사 가전제품 가운데, 음식물처리기가 907.9%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또 식기세척기와 로봇청소기의 판매량도 각각 45.3%, 12.1% 올랐다.
통상 음식물처리기는 악취가 심한 여름철에 판매량이 급증한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9월에 연간 판매량 중 18%나 팔리며, 월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외식 대신 집에서 식사하는 ‘집밥족’이 늘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음식물처리기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설거지옥(설거지+지옥)’ 해방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식기세척기도 빼놓을 수 없다. 진화를 거듭하며 설거지뿐만 아니라 건조와 살균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식기세척기는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 조사품목에 포함될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집콕족들이 ‘필수템’으로 꼽는 또 다른 가전은 로봇청소기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에게 로봇청소기는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다.
시장 규모도 지난해 기준으로 2300억 원으로, 1년 만에 27% 성장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실내 위생과 청결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고, MZ 세대와 신혼부부, 1인 가구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에 출시된 로봇청소기들은 인공지능을 탑재해 알아서 필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스로 충전하고, 장애물 회피와 환경에 따른 맞춤형 모드 전환, 자체 필터 청소 등 특화된 기능을 장착한 완성형 로봇에 가깝다. 일부 로봇청소기는 반려동물의 배변 구역과 카펫을 스스로 인지하고, 알아서 흡입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기능까지 갖췄다.
1인 가구, 반려인 가구를 위한 가전 기술
가구 형태의 변화 또한 가전을 바꾼다.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가전들은 소형화 추세도 나타낸다. 공기청정기, 밥솥, 모듈형 냉장고, 미니 세탁기 등 가전업계는 소형 가전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히 작게 만든다고 잘 팔리는 게 아니다. 크기를 줄인 데서 더 나아가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스마트하고, 혁신적인 프리미엄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인 가구가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면서 이른바 ‘가심비’를 추구하는 MZ 세대에게 눈도장을 받지 못하면 히트상품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집에서 직접 식물을 키우는 식물재배기도 크기와 가격을 대폭 줄인 제품들이 1인 가구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비싸고 크기가 커서 외면 받던 식물재배기에 기본 기능은 충실히 반영하되, 디자인적인 요소를 가미해 차별화를 꾀한 것이 주효했다. ‘펫 에어샤워&드라이룸’, 펫 전용 노즐을 추가한 진공청소기 등 반려인 가구를 저격한 제품들도 각광받고 있다.
변화하는 가족의 형태는 그들을 둘러싼 환경을 차츰 바꾸고 있다. ‘가전제품’도 마찬가지로 더 작아지거나 커지고, 기능과 편리함을 더하고 있다.
펫 에어샤워&드라이룸’, 펫 전용 노즐을 추가한 진공청소기 등 반려인 가구를
저격한 제품들도 각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