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테마가 있는 여행

상업과 문화가 꽃핀
미래 도시
항저우

글. 이지혜 여행전문기자

거대한 물과 숲, 그 위에 꽃피운 상업과 문화의 도시 항저우. 든든하게 자리 잡은 관광 산업과 함께 유수의 국제 행사까지 개최되는 미래 도시 항저우로 떠났다.

빛과 산색이 어우러진 호수

중국의 10대 명승지이자 항저우의 대표 관광지인 ‘시호(西湖)’는 항저우를 ‘중국의 베네치아’로 올려놓은 유일무이한 호수. 동서 3.2km, 남북 2.8km에 달하는 이 호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을 뿐만 아니라 위안화의 뒷배경을 장식할 정도로 가치 있는 명승지이다. 사실 ‘시호’라는 이름을 가진 호수가 800여 개나 되는 중국에서 큰 축에도 들지 않는 항저우의 시호가 유명한 이유는 분명하다. 바로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견줄 데 없는 아름다움이다.

송나라 시인이었던 소동파는 시호의 아름다움을 중국의 4대 미녀로 꼽히는 월나라의 ‘서시(西施)’에 비유할 정도였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관광객을 가득 태운 유람선과 쪽배가 부유하는 시호는 소동파의 시처럼 흐리거나 맑은 날에도, 비가 오거나 물안개 가득한 날에도 저마다 다른 얼굴을 내보인다. 특히 지난 2016년 G20을 개최하며 설치한 많은 조명이 밤이면 호수를 화려하게 비추는데, 마치 홍콩의 하버시티에서 열리는 라이트 쇼를 방불케 한다. 소동파의 예찬은 천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호수를 밝히고 있다.

중국 경관 미학의 집대성

중국 7대 고도(古都) 중 한 곳인 항저우는 9세기부터 240여 년 동안 14명의 황제가 수도로 삼았을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지녔다. 남송 시대의 옛 거리를 재현한 ‘찐’ 레트로 관광지 ‘허팡제(河坊街 하방가)’부터 무려 1,6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신령이 숨어 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영은사(靈隱寺)’, 석굴 조각품 ‘비래봉(飛來峰)’ 그리고 중국차의 상징인 용정차의 생산지 용정마을까지 수많은 관광지가 파생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2011년부터 항저우를 찾는 관광객의 카테고리에 ‘다이버’가 포함된 것은 퍽 흥미로운 일이었다.

항저우 스청시는 오래된 역사를 가진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였지만, 1959년 정부로 인해 세워진 수력발전소로 물에 잠기며 잊힌 장소. 당시 가라앉은 산들의 정상 부분만이 물 위로 올라와 있는 모습이 무수한 섬 모양을 띤다는 의미의 ‘천도호’는 익스트림한 경험을 즐기는 다이버들의 위시리스트 중 하나다. 다이빙과 탐사를 할 수 있어 ‘중국의 아틀란티스’라고도 불리는데, 수심 40m 아래에 간직된 화려하고 아름다운 건축물들은 물의 도시 항저우를 즐기는 색다른 액티비티가 되어준다.

중국의 미래를
견인하는 도시, 항저우

도시는 고유의 특성을 가진다. 화려하게 발달한 상업 덕분에 필연적으로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가 된 항저우는 개방과 시도에 거침없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 그룹인 알리바바의 본사를 포함한 굵직한 기업들이 항저우에 기반을 두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베이징과 광저우에 이어 제19회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는 중국의 세 번째 도시가 된 데에도 항저우의 역동성이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 게임의 개최지로서 유구한 전진의 역사를 가진 항저우만큼 적격인 도시는 없을 것이다.

아시안게임은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항저우의 56개 대회장과 저장성의 5개 주변 공동 개최 도시에서 열린다. 항저우의 아름다운 관광지는 물론 공동 개최 도시에서도 여행자를 유혹할 만한 스폿이 많다. 배구 조별 리그가 열릴 후저우는 항저우의 목가적인 매력을 옮겨 놓은 듯한 도시로 영화<와호장룡>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축구 조별 리그가 열릴 진화는 중국에서 가장 큰 영화와 드라마 세트장 중 하나인 헝디안 월드 스튜디오가, 원저우에는 깎아지른 거친 계단식 협곡인 바이장지 폭포가 있으니 놓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중국의 황제와 문호가 사랑했던 물의 도시 항저우는 이제 기나긴 발전의 역사를 지나 중국의 미래를 상징한다. 중국 최고의 스마트 시티, 문화의 랜드마크로 거듭나는 항저우로 가야 할 이유다.

중국차(茶)의 대명사, 어디서든 자연이 보이는 목가적인 도시, 농경의 근거지, 축복받은 기후… 수많은 수식어를 보유한 여행지 항저우.
그중에서도 항저우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이 속담을 빼놓을 수 없겠다. ‘上有天堂 下有蘇杭(상유천당 하유소항)’.
하늘에는 천당이 있으며 땅에는 항저우와 쑤저우가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극락과 견줄 정도로 아름답기로 소문났던 이 도시는 일찍이 탐험가 마르코 폴로조차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도시”라는 극찬을 내뱉었을 정도다.

MINI INFO
오는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16일 동안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제19회 하계 아시안게임’에 우리 회사 선수들이 출전한다. 남자배구(9월 19~26일, 린핑스포츠센터체육관)에는 우리 회사 배구단 빅스톰의 임성진 선수, 남자 마라톤(10월 5일, 항저우 일대)은 우리 회사 육상단 심종섭 선수와 박종학 선수가, 남자 7인제 럭비(9월 24~26일, 창첸사범대학운동장)는 우리 회사 럭비단 장용흥 선수를 비롯한 13명의 선수가 대표로 출전한다. 사우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