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풍경에세이

계절의
경계 속에서

글. 이은정 자유기고가

모질게도 더웠던 한여름 땀 냄새가 흐려질 즈음.
출근길 콧등을 스치는 알싸한 바람이 낯설다.
여름은 한 발 물러서고, 가을이 성큼 다가온
익숙하고도 낯선 경계의 계절.
누군가는 문득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누군가는 트기 시작한 손끝으로 가을이 오고 있음을 읽는다.
자연이 빚어내는 풍경에 억지스러움은 없다.
고개를 들어 높아진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아도,
단풍 찾아 줄지어 산에 오르지 않아도 괜찮다.
이미 거리 곳곳은 가을의 한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
끈적한 바람에 불현듯 번지는 가을의 선율.
가을은 또 그렇게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