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ality Of Dieting
글. 김연수 푸드테라피협회 대표(前 문화일보 의학전문기자)
다이어트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디아이타(diaita)’. 즉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문득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절대 무리하지 말고 단계별 느긋한 태도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인은 왜 다이어트에 매달리는 걸까. 살찌지 않은 체형을 선호하는 것을 넘어 마른 몸매에 대한 집착 정도가 도를 넘어선 수준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마를수록 아름답고 섹시하다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널리 퍼져있는 가운데 외모가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고 모든 가치 판단의 척도가 되고 있는 사회적 배경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취업, 결혼, 학업, 대인관계, 자존감 등을 신체에 투영하면서 심리적으로 실직, 실연 등의 원인을 신체 탓으로 돌리며 다이어트에 더 강박관념을 갖는 것 같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 편승하여 각종 미디어를 통해 엄청난 규모의 다이어트 시장과 상술, 그리고 과도한 다이어트 프로그램들이 판을 치면서 유행하는 다이어트 방법들도 줄줄이 끊이질 않고
있다. 대표적인 덴마크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원푸드 다이어트, 디톡스 다이어트에 이어 최근에는 간헐적 단식과 저탄고지 다이어트 등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런데 이중에
진짜 효과적인 방법이 있었다면 굳이 계속해서 다이어트 유행법을 쫓을 이유가 있을까.
유행하는 다이어트법들은 한결같이 처음 1년 정도는 ‘반짝 효과’가 좋을지 몰라도 계속 지속하며 생활하기는 어렵다. 개중엔 효과가 검증됐다고 홍보를 하지만 대부분 동물 실험이나
소규모 임상시험 연구로 알려졌으며 모든 유행 다이어트법에는 반드시 허와 실이 따른다.
가령 간헐적 단식의 경우도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저혈당 등 부작용이 우려되며 일부에선 거듭된 단식이 도리어 비만을 초래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위장 질환이 있는 경우도 장시간
공복으로 인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무턱대고 해서는 안 된다.
저탄고지 다이어트법은 한때 유행하다 시들해진 케톤식의 아류로 간주된다. 케톤식은 원래 간질 환자를 치료 목적으로 쓰던 식단으로 지방을 60~90% 먹고 탄수화물을 0~10%만 먹는
방법이다. 그러나 결론은 단기간에 감량 효과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일반적인 칼로리 제한법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한 가지 영양소를 과잉 섭취함으로써 초래되는
영양소의 불균형이 자칫 빈혈, 변비, 탈모 등의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다.
의학적으로 가장 좋은 다이어트 식사법은 매일 규칙적으로 먹되 미네랄, 비타민, 섬유소가 풍부한 채소 중심에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을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다. 보통 살이 빠질 때는 몸
안에 수분, 단백질, 지방 순으로 빠지기 때문에 지방 소모까지는 시간이 걸리는데 대개는 지방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단백질만 빠지는 선에서 그치게 된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열량을 태울
근육이 줄어들어 요요현상과 함께 체중조절에 실패한다. 따라서 소고기, 닭고기, 생선, 계란, 두부 등의 단백질 식품을 번갈아 매일 조금이라도 섭취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칼로리에 집착하기 쉬운데 그냥 하루 500kcal 덜 먹으면 된다. 극단적인 칼로리 제한은 영양 결핍, 근육 손실, 느린 신진대사로 이어져 갈수록 체중 감량을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살 빼는 데만 집중해 나쁜 식습관이 몸에 배게 되면 장기적으로 건강상 손실이 엄청 크다. 다이어트 때문에 툭하면 굶거나 편식을 하는 사람들은 자주
지치고 피로해하며 짜증을 잘 내고 감정의 기복이 큰 것을 느낄 수 있다.
반면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사람은 일관된 체중을 유지하면서도 생활에 활력이 느껴진다. 이런 사람들은 노화도 더딜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안정됐고 직장에서도 일의 능률이 높은
편이다. 왜냐하면 음식은 뇌기능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좋은 식습관을 지키면 일에 대한 집중력과 활기가 뒷받침된다.
건강한 다이어트 식단을 구체적으로 소개하자면, 탄수화물은 정제된 곡물보다 통곡류가 좋다. 견과류, 올리브 오일 등 질 좋은 지방을 추가하고 짠 음식과 인스턴트식품은 멀리해야 한다.
아울러 물을 충분히 마시고 단 음료와 알코올 섭취는 자제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생활에 균형을 유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