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본부 송전운영부
글. 장은경 사진. 이원재 Bomb 스튜디오
마산만을 가로지르는 코발트 빛 바다 위로 마창대교와 전력선이 시원스레 뻗어있다. 그 시원스러운 뷰를 바라다보는 지점은 208m 높이의 해월철탑 위. 국내 최고 높이라는 해월송전철탑 측면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철탑에 오른 이들은 바로 경남본부 송전운영부이다.
경남본부 송전운영부는 창원특례시 등 경상남도 17개 시·군 지역의 송전설비를 관할하고 있다. 송전철탑 4,056기, 지중선로 70km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전사 대비 9.5%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신고리 원전 발전력을 대구지역으로 수송하는 765kV 북경남-신고리 송전선로를 운영하고 있으며, 마산만을 횡단하는 345kV 국내 최대 높이의 해월 철탑(208m)을 포함하여 바다를 횡단하는 송전선로 10개를 관리하고 있다.
경남본부가 관할하는 경남지역은 조선·기계·항공우주·방위산업 중심의 창원·거제·사천 등 국가산단이 다수 자리하고 있어 산업의 동맥인 전력을 국가산단에 공급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345kV, 765kV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창원시를 포함한 14개 시군 98개 읍면동 1만 8,000여 세대를 대상으로 「송변전설비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송주법)」에 정하는 범위 내에서 지역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경남은 남해안의 400여 개의 섬과 지리산, 가야산 등 다양한 지리적 환경으로 태풍, 폭우, 산불 등
자연 재난에 취약하여, 봄철 건조기 산불과 여름철 태풍 내습 시기에 송전설비 안전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전운영부에서는 2022년 한전, 민간기업, 창원시 3자 간 상생협력을 주도하여 창원지역의 시내권을 통과하는 송전선로의 지중화 이설을 완료하였다. 시민들이 오랫동안 숙원하던
지중화를 추진하여 시내 중심지 휴게공간과 친환경 공원 조성에 기여했고 민관공 협업을 이끌어내 우리 회사 투자 예산 150억 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한편, 송전운영부는 2016년부터 드론 특화부서로 지정되어 본사 및 전력연구원에서 추진하는 협업과제로 자율비행 드론을 개발하였다. 또한 드론을 활용하여 전선을 펴는 장치를 개발하여
빅스포 대상 및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전 금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송전운영부는 부서원 절반 이상이 드론 조종 자격증을 취득할 정도로 드론운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업무에 드론을 적용하여 설비 운영에 과학기술을 접목하고 업무효율을 높이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건조한 날씨가 지속됨에 따라 대형산불이 급증하고 있다. 작년 밀양 대형산불 발생 시에도 산림청, 지자체 등 관련 기관과 협력을 강화하여 송전선로 인근 산불을
우선 진화하는 등 신속한 대응으로 비상상황에도 안정적 전력계통 운영에 기여하고 설비 피해로 확대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
또한, 본사와 산림청 등 관련기관과 협업하여 우리 회사에서 지원한 산불지연제(1.5억 원)를 765kV 북경남-신고리 송전선로 인근에 살포하여 대형산불이 선로 인근으로 확산하는
것을 예방하였고, 지자체와 협력하여 경남본부 직원 60여 명이 산불진화 활동을 벌여 지역사회에 공헌에도 기여했다.
올해도 3월부터 봄철 건조기에 대비하여 산불에 대한 예방활동 및 산불 발생시 대책에 주력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지난 3월 경남 합천에 3단계 대형산불이 발생하여 산림에 큰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경남본부는 봄철 건조기를 대비하여 산림청 등과 함께 미리 대형산불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었기에 전력설비 피해를 막을 수 있었고,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진화작업 지원까지 가능하였다. 경남본부는 3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대형산불 강조기간으로 지정하여 한시적으로 매일 66명씩 자체 산불진화대를 편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또한
회사의 어려운 시기에 지역사회 재난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한전의 노력을 언론을 통해 널리 알리는 계기도 되었다.
아울러 산지경과 선로차단기 사전 교체, 잠재 위험개소 점검 등 산불 대비 설비피해 사전예방 추진과 신속한 보고체계 및 산불 상황실 운영체계 정립 등 전방위적 산불대책 수립으로 설비
피해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설계와 시공, 감리까지 전 공정을 책임져야 하는 이들 경남본부 송전운영부는 철탑들이 대부분 산 위에 자리해있어 30분 이상을 올라야 한다. 심지어 길조차 나 있지 않아 수풀을
헤치고 길을 내며 올라야 한다. 철탑 주변의 수목들을 정리하는 것도 종종 이들의 몫이 된다. 그래서 관리처 내 휴게실 한켠의 철봉을 이용해 틈틈이 운동으로 체력을 다진다고 한다.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이 있다. 이들의 송전설비에 대한 애착은 거의 병(?) 수준이라고 한다. 산등성이를 잇는 철탑이 에펠탑처럼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 국내 여행은 물론
해외여행을 가도 송전선로와 철탑이 가장 먼저 보이고 각 철탑의 차이나 특색이 눈에 들어온단다.
또 다른 직업병은 ‘비의 딜레마 증상’이다. 봄철 건조기에 산불 발생이 잦아 비가 오면 오늘은 산불이 안 나겠구나 하고 안심한다. 하지만 비가 오면 설비와 안전관리에 대한 걱정이
앞서니 이래저래 딜레마에 시달린다는 이들이다.
40년 가까이 송전업무를 맡아 온 조용희 부장은 “우리 경남본부 송전운영부는 송전고장 제로 및 안전사고 제로를 목표로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경남본부
송전운영부 직원이 그 누구보다 최고의 인재라고 자부한다.”라며 직원들에 대한 무한신뢰를 드러낸다.
지리산과 남해안을 끼고 있어 험한 산세 속의 철탑과 해월철탑을 다수 유지·관리하는 경남본부 송전운영부 사람들은 고된 일상이지만, 국가의 대동맥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으로 오늘도 힘차게
산을 오르고 지중을 누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