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테마가 있는 여행

자전거로 즐기는
스위스,
온몸으로 느끼는
특별한 여행

글. 이경희

유럽 여행을 계획하는 여행자라면 목록에서 뺄 수 없는 스위스. 자연이 선물한 최고의 이곳을 특별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자전거 여행이 바로 그것이다. 세상을 오롯이 자신의 속도대로 즐기는 데 자전거만한 것이 있을까? 스위스의 바이크 여행에 대해 알아보자.

자전거 여행에 최적화된 인프라

스위스가 최고의 자전거 여행지로 꼽히는 이유는 잘 정비된 자전거 도로에 있다. 도심은 물론, 시골과 산악에 이르기까지 스위스 전역에는 자전거 도로가 있어 다양한 코스로 여행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규격화된 자전거 표지판이 도로마다 설치되어 있어 여행자들의 안전을 지키니 초행자라도 길을 헤맬 걱정이 없는 것 또한 장점이다.

자전거 대여와 이동이 편리한 점은 스위스 여행의 큰 매력이다. 핸드폰에 앱을 깔고 신용카드만 저장하면 누구나 대여가 가능하다. 교통비가 비싼 스위스인 것을 감안하면, 대여 비용이 매우 저렴해 여행자들의 부담까지 덜어준다. 버스나 기차 탑승 시에 자전거도 쉽게 옮길 수 있고 산악자전거 마니아들은 자전거를 케이블카로 수송해주는 경우가 많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봄, 여름에 자전거 여행의 성수기가 되면 오가는 바이크족들끼리 주고받는 손 인사와 눈인사도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그렇다면 스위스 여행에서는 어떤 자전거를 대여하는 게 좋을까? 각자 상황과 여행지에 맞는 자전거를 선택하면 되지만 요즘은 전기자전거가 대세다. 일반 자전거보다 덜 힘들이고 까다로운 경로와 먼 거리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기자전거를 선택하다면 이를 위해 특별히 조성한 헤르츠루트(Herz Route) 코스에도 도전해보자. 710km 코스로 이루어진 이 길은 메인도로와 떨어져 있어 오가는 자동차가 적은 덕분에 누구나 안심하고 여유롭게 전기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자전거 여행자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이크 호텔

자전거 여행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특화된 호텔도 눈길을 끈다. 스위스 바이크 호텔은 자전거 여행자에게 편리한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특한 곳이다. 자전거 수리와 세차, 스포츠 의류 세탁, 각종 장비 렌털과 구매도 가능하고, 점심 도시락 서비스도 주문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자전거 여행에 최적화된 호텔이다.

자전거 여행은 계절별로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여행족에게 인기가 높다. 여름에는 로드바이크나 산악자전거, 전기자전거 투어, 겨울에는 스노바이크 등 각종 스포츠를 즐기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자전거 여행은 무엇보다 다양한 문화와 정취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자전거 여행 중 와이너리 투어를 즐길 수도 있고, 여행코스를 변경해 와인을 마시며 하루 일정을 마감할 수도 있다. 도심의 유명 관광지를 구경하며 외곽 지역의 소박한 정취를 느껴도 훌륭하다. 미식 투어는 물론, 산악 액티비티도 빼놓을 수 없다.

누구나 원하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 그것이 스위스 자전거 여행의 미덕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펴고 올해는 스위스에서 자전거와 함께하는 특별한 여행을 준비해 보는 건 어떨까?

자전거 여행의 무엇보다 다양한 문화와 정취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와이너리 투어 후 와인을 시음해도 좋고
고즈넉한 호숫가를 달려도 좋다.

안전한 자전거 여행을 위한
몇 가지 팁

스위스에서 자전거여행을 즐기려면 ‘안전’과 ‘철저한 준비’가 필수다. 우선 잘 정비된 자전거를 준비해야 한다. 여행 전 대여한 자전거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건 필수다. 여행 중 자전거에 문제가 생긴다면 일정에 문제가 생기는 건 물론, 수리하는 비용에 날리는 시간까지 뜻밖에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소지품은 악천후를 대비하여 방수 자전거 가방에 보관하고, 모든 가방을 단단히 부착한 뒤에는 시운행을 통해 바퀴에 아무것도 끼지 않는지 꼭 확인하자. 반사 스트립을 고정하여 조명과 안개 속에서도 상대측에서 내가 잘 보이는지 확인한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는 경로의 거리는 물론, 고도까지 제대로 알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평소 취미로 타던 자전거에 자신 있다고 자만하면 안 된다. 여행 도중 잘 먹고 충분한 휴식을 가져 건강을 유지하자. 특히 어린이와 함께 하는 가족 자전거 여행이라면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간단한 상비약과 타박상을 입었을 때 치료할 수 있는 약도 필수품이다. 비상상황에서 연락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몇 개 챙기는 것도 좋다. 더 전문적인 조언을 구하고 싶다면 자전거여행 카페나 동호회에 도움을 청하는 것도 팁이다. 자전거 여행은 준비를 잘 할수록 안전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을 명심하자.

스위스 바이크 여행
추천 코스

취리히(Zürich) 자전거 여행의 장점은 유명 관광지와 더불어 외곽 길을 달리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취리히 곳곳의 풍부한 예술 작품을 감상한 후 근교 외곽 도로도 달려보자. 로컬의 역사를 듣는 가이드 투어를 신청한다면 역사공부와 함께 하는 알찬 여행도 가능하다.

빈터투어(Winterthur)는 자전거 여행의 대표 도시이다. 중세풍의 오랜 전통문화와 스위스의 산업문화 흔적을 볼 수 있다. 이 코스는 도시 중심지는 물론, 도심지 밖 퇴스(Töss) 강을 따라가는 루트로도 이어지는데 물가를 따라가는 길이 환상적이다.

라인강 루트는 옛 라인강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코스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될 만큼 유구한 역사를 사랑하는 수도원과 부속도서관으로 유명한 생갈렌(St. Gallen)에서 시작해 콘스탄스(Constance) 호숫가를 따라 로르샤흐(Rorschach)와 알텐라인(Altenrhein)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풍광이 그만이다.

가족이 함께 떠나는 자전거 여행이라면 베른 근교에 위치한 치즈마을 에멘탈 투어 코스를 꼭 이용해보자. 치즈에 대해 잘 몰라도 에멘탈 치즈라면 누구나 들어 봤을 정도로 유명한데 바로 이곳에서 그 치즈를 생산한다. 에멘탈 치즈 마을에서는 치즈 공장 투어는 물론, 직접 치즈를 만들어보는 체험도 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데 특히 뜨겁게 녹인 치즈 퐁듀에 빵이나 바게트를 찍어 먹는 식사도 꼭 챙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