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준 해외발전기술처 신재생기술실 차장
‘관성’이라는 자연의 법칙은 어떠한 물체에 인위적으로 변화를 주려고 할 때 이에 저항하는 성질입니다. 인간도 이 법칙에서 예외일 수 없으며, 인간에게 적용되는 관성을 우리는 ‘습관’이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성과 습관 모두 ‘익숙할 관(慣)’을 사용하고,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습관을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으로 정의합니다. 즉 ‘습관’은 반복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일종의 관성적 힘입니다.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이라는 고사성어만 보아도 인간은 오래전부터 새로운 습관을 만들거나 기존의 습관을 바꾸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노력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크기는 다를 수 있지만, 결국 노력하는 행위 자체가 수반되어야 관성적 힘을 이기고 변화가 일어납니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자신과 주변에 영향을 미치므로 정도와 방향을 적절히 조정하면서 최선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입사 후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이 접한 것은 회계와 계약서 관련 업무였습니다. 공학을 전공하고 관련 경험만 쌓아온 제게 회사는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첫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쉽지 않고 낯선 시간이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한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또 나아가 익숙함, 즉 습관에서 벗어나는 습관이 제 또 다른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사무실 업무가 익숙해지면서 현장의 업무가 궁금해졌습니다. 호기롭게 지원했던 해외 현장 근무는 처음의 포부와 달리 익숙함과의 준비 없는 이별 그 자체였습니다.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업무를 현지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했으며, 멕시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현지들과 교류하며 언어도 공부하였습니다. 덕분에 멕시코 생활을 브이로그 형태로 사내방송에 소개할 수도 있었습니다.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습관은 제게 성장에 대한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현장 근무에서 복귀한 지금, 이제 무조건 앞으로 뛰기보다 최선의 방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속도가 빠르면 운동량이 커지고 방향 전환이 어렵습니다. 또한 저의 변화가 제 주위에 끼치는 영향도 커지게 됩니다. 정도와 방향을 적절히 조정하며 익숙함에서 벗어나 저를 아껴주는 사람을 더 배려하고,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