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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트서핑,
바람과 함께
바다 위를 날다

최근 국내외 해변가에서 눈길을 끄는 스포츠,
'카이트서핑'

글. 김하은 기술기획처 기술기획실

카이트서핑은 바람에 카이트를 맡긴 채 물 위를 날아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매력적인 스포츠입니다. 익스트림 해양 스포츠의 끝판왕인 만큼 점점 많은 사람들이 카이트서핑의 매력에 푹 빠지고 있습니다. 저 또한 2년 전 바람 맛을 본 이후로부터 마음 한켠에 서퍼의 불씨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바다와 바람, 그리고 카이트를 온몸으로 느끼며 함께 춤을 추는 그 자유롭지만 강한 힘이 저를 서퍼의 길로 끌어당긴 듯합니다. 바다의 품에 안기라고 유혹하는 그 바람이 얼마나 반가운지, 아무리 피곤한 날에도 바람만 좋다면 저도 모르게 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카이트서핑 시작하기

워낙 물을 좋아해 계절에 상관없이 바다를 자주 찾아갑니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사락사락 휘날리며 찰랑이는 물결을 바라보는 것은 저의 큰 행복입니다. 시간의 흐름을 잊은 채 넋 놓고 물가에서 뛰노는 아이들, 햇볕에 그림자를 만들어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보다가 어느 날부턴가 바람과 힘겨루기를 하는 카이트 서퍼들의 모습에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간절하게 카이트서핑에 도전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흔히 시작할 용기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카이트서핑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그 두 가지 마음만으로는 도전하기 쉽지 않습니다.

첫째로, 혼자서 시작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스포츠입니다. 아무리 요즘 유튜브나 블로그 등 간접 정보가 넘쳐난다지만, 카이트를 제어하는 능력을 얻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지도와 교육이 필수적입니다. 자연의 힘이 절대 우습지 않듯 바람 또한 때로는 나에게 아주 위험한 힘이 될 수 있으니 정확한 이론과 안전 수칙 실습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전문 강습을 받은 후 동호회에 가입하여 선배들의 울타리 안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나 홀로 서기는 시도조차 하시면 안됩니다!!

두 번째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찮습니다. 많은 사람이 즐기는 스포츠가 아니라 수요가 적어 양산 기술 발전이 덜 된 건지 강습비용이나 필수 장비 구입비용이 상당합니다. 저의 경우 두 달치 월급이 통째로 들어가서 한동안 허리띠를 바싹 졸라맸던 기억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마음가짐과 선배님들, 그리고 자금까지 준비가 되면 이제야 카이트서핑이라는 스포츠에 한걸음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기다림의 미학

강습을 받고 나면 이제 바람과의 줄다리기를 해야 합니다. 특히 초보 때는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좋은 날에만 재미를 볼 수 있어서 바람을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이 특별한 기분을 주기도 합니다. 좋은 바람이 불어오기를 바라다보면 바람과 물결에 몸을 맡기는 최고의 순간을 꿈꾸는 기다림의 미학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예보가 좋아 설렘을 가득 안고 출동해도 변덕스러운 바람의 장난에 허탕을 치는 날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날도 동료들과 함께 아쉬움을 나누고 더 좋은 날을 기다리며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습니다. 어느 매체에서도 접할 수 없는 고수님들의 현실 조언들과 경험담을 들으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웃음과 응원을 주고 받으면서 인연을 만들어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허기를 달래기 위해 각자 가져온 음식들을 함께 나눠 먹으면 그 맛이 일품입니다. 특히 각종 재료를 넣고 끓인 라면은 정말 어디서도 맛보지 못할 맛입니다. 물론 하늘의 장난인지, 머피의 법칙 때문인지 라면만 끓이면 갑자기 바람이 좋아져서 다들 부랴부랴 바다로 나가기 때문에 불어버린 라면을 먹을 때가 많지만 좋은 바람을 느끼고 난 후 먹는 라면은 미슐랭 레스토랑 음식에 비할 만큼 최상의 맛입니다.

운동으로서의 강점

카이트서핑은 상체와 하체를 모두 사용하는 운동이라 전신운동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카이트가 받는 바람의 힘을 허리와 복부로 지탱하기 때문에 코어운동이 많이 됩니다. 그래서인지 높은 연령대의 서퍼님들도 배 나오신 분 없이 날씬하십니다. 저 또한 카이트서핑을 시작하고 바지가 많이 헐렁해졌습니다. 또 시시각각 바뀌는 바람과 파도의 선율을 따라가기 위해 온몸의 근육을 사용해서 균형을 잡다보면 물 위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근력과 균형감각이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람의 힘을 빌리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무리하지 않아도 되고 안전 수칙을 준수하며 즐기는 스포츠다 보니 나이가 들어도 계속할 수 있는 것도 강점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시간과 돈이 필요한 스포츠라 제가 만난 서퍼분들의 연령대는 꽤나 높은 편입니다. 청년부 대회 참가 자격이 만 40세로 정해져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끝으로…

역동적으로 힐링을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 분이라면 카이트서핑을 추천합니다. 바람의 힘을 업고 물살을 가르며 느끼는 짜릿한 느낌과 운동 효과는 무엇을 상상하든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줄 것입니다. 그 누구도 늦지 않았으니 가슴이 두근거리신다면 지금 바로 준비를 시작해보시길 바랍니다. 카이트서핑이 주는 자유로움 속의 감동을 놓치지 않는다면 일상 속에 작은 여유와 힐링을 더해 줄 시원한 질주를 매일매일 꿈꾸게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