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현장의 주인공

규모는 작아도
활약은 어마어마해,
영주전력지사 변전정비팀

글. 장은경 사진. 하지홍 Bomb스튜디오

신한울과 한울원자력발전소의 전력을 수도권으로 수송하는 길목에 자리한 영주전력지사. 이곳은 여름철 예비전력 부족 시 수송 용량 증대와 전압안정의 역할을 하는 유연송전설비(FACTS)들이 포진해있는 만큼 그 책임이 막중하다. 무한 설비사랑을 장착하고, 실력을 키우며 젊은 패기를 무기로 광역정전 제로에 도전하는 영주전력지사 변전정비팀을 만났다.

작지만 강한 영주전력지사

영주전력지사는 신한울·한울원자력발전소의 발전력을 대규모 부하단인 수도권과 영남·중부 지역에 연계하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그 어떤 사업소보다 송변전 설비의 중요도가 높은데, 동해안 발전력과 관련 있는 유연송전설비(FACTS: Flexable AC Transmission System) 관리를 도맡고 있기 때문이다. 영주전력지사가 관리하고 있는 FACTS는 동해안 대규모 발전단지로부터 전력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송전용량이 부족한 지역의 계통 안정을 위해 설치되었다. 총 2개의 대표적인 FACTS 설비는 무효전력을 연속 제어하여 전압 제어, 전압 안정도 향상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STATCOM’과 송전선로에 직렬로 연결되어 송전용량 증대와 계통 안정화에 기여하는 ‘TCSC’이다.

작년 초 울진지역에 발생했던 대규모 산불사태 당시 수도권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선로들이 대부분 탈락하여 신영주-한울NP2 송전선로를 통해 전력을 공급해야 했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전압붕괴가 일어나면 발전단이 탈락하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만 STATCOM이 빠르게 전압 제어에 성공하면서 계통 붕괴를 막을 수 있었다.

또 TCSC는 신영주에서 한울원전 제2발전소로 이어지는 송전선로에 직렬로 연결되어 송전용량 증대와 계통 안정화에 기여하는 설비이다. 사람의 핏줄에 찌꺼기가 많이 끼어 피가 원활하게 돌지 않으면 인체의 중요한 장기나 뇌에 문제가 생겨 위험해진다. 이때 찌꺼기를 제거하면 인체에 피를 잘 흐르게 하는 것처럼 TCSC는 선로의 찌꺼기인 임피던스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TCSC 설치 전에는 신영주-한울NP2 선로에 1000A가 흘렀는데, 설치 이후 1500A까지 흘려보내줄 수 있게 되었다. 765kV 신태백-신가평 선로의 이중 고장과 같은 대규모 계통 고장 때에도 선로 임피던스를 제어해 계통 안정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러한 STATCOM과 TCSC 등의 FACTS 설비들은 전력계통 안정화를 위해 전사적으로 중요하다. 특히 여름철 부하가 증가하여 예비전력이 부족한 경우 수송 용량 증대와 전압안정에 큰 역할을 하는 만큼 영주전력지사의 책임감도 막중하다.

영주전력지사의 든든한 오른팔

영주전력지사 변전정비팀은 FACTS 설비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에 설비점검과 보수 활동에 진심이다. 주변압기와 GIS, 특수설비 등 798개의 주요 설비를 2~3년에 1회씩 휴전하여 문제가 생긴 부분은 없는지 점검하고, 보수가 필요한 부분은 보수하여 설비의 오·부동작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또 매주 순회진단팀 또는 배전반 근무자들이 순시 점검을 하고, 불량 의심개소를 적출하면 조치방안을 강구, 즉시 대응하여 설비 고장을 방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또 직할, 구미전력지사 등 인근 사업소와의 업무 교류를 활발히 하며 우리 설비에 보완할 점은 무엇인지 참고하여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설비를 정비하고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평일과 주말 대기조를 운영하여 설비에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출동하여 조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주전력지사는 345kV급 설비들 중 대부분이 발전연계 선로이기 때문에 설비 점검을 위해 휴전이 필요할 때면 발전제약이 최소가 되는 시기나 원전 오버홀 기간에 맞추어 휴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영주전력지사 변전정비팀은 계통 고장이 발생했을 때 관리하는 설비들이 오동작 없이 잘 작동하여 광역고장으로 파급되는 것을 방지했을 때 뿌듯하다고. 특히 설비불량 발생 시, 설비를 분석하고 팀원들과 토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해 문제를 해소했을 때 느끼는 보람도 크다. 짧게는 15년, 길게는 32년 사용하게 되는 설비가 대체 년수가 되어 무사히 대체하게 됐을 때도 그동안 설비를 잘 정비하고 운영해온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영주전력지사 변전정비팀은 지난 6년간 빈틈없는 설비점검을 통하여 변전설비 무고장 및 설비점검 시 절차준수를 통한 인적실수 Zero화를 달성했다. 또한 송변전무고장운동(TFTS) 관련 설비불량 발생 시 송변전통합관리시스템에 불량조치 보고서를 등록했다. 이로 인해 2014년 이후 169건 이상의 불량조치 사례가 공유되어 전사 변전원들의 직무역량 증진에 기여하기도 했다.

젊은 패기로 실력이 쑥쑥!

사실 영주전력지사는 ‘영주 캠퍼스’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나이가 젊고, 연차가 낮은 직원이 많다. 이런 특성 때문에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분위기 속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운 일에 함께 관심을 가지고 성실하게 업무에 임하고 있다. 또 각자 현장에서 겪은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업무의 전문성을 함께 키워나가고 있다.

변전정비팀 역시 2·3년차 직원들로 구성되어있다. 하지만 규모에 비해 중요도가 크고, STATCOM와 TCSC, ESS 등 신송전 설비도 운영하고 있어 유지보수에 대한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영주전력지사에서 변전정비팀원들의 짧은 경력은 아킬레스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설비유지에 있어서 인적실수나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송전 설비의 미숙한 운영 시 발전소를 정지해야 하는 등 계통에 미치는 파장도 크다. 이에 변전정비팀원들은 설비운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인재개발원이나 e-러닝을 활용해 실력을 쌓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업무 노하우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하여 이주석 팀장을 주축으로 학습조직을 구성하여 운영한다. 팀원들은 각자 자신 있는 분야의 강사가 되어 다른 직원들을 교육하는 등 다 같이 성장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변전정비팀장은 “김원빈 대리와 정혜원 대리가 인재개발원 출강하며 각자의 역량을 쌓아가고 있다”며 팀원 자랑에 입이 마른다. 그는 “팀원 전원이 출강할 정도로 역량을 쌓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변전설비 무고장 N년차를 달성해 나가겠습니다. 현장에서 일하시는 모든 시공사 직원들에게도 기다리는 가족이 있다는 생각으로, 작업현장에서 그 어떤 사고라도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히는 영주전력지사 변전정비팀원들.

설비를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이들의 변전설비에 대한 무한열정은 말릴 자가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