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IN 부캐가 간다

클라이밍,
그 뿌듯한 몰입

조호진 경영연구원 그리드연구팀

‘암벽에 매달려 있는 순간만큼은 세상 근심을 잊는다’라는 산악계의 유명한 표현이 있다. 클라이밍을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말이기도 하다. 암벽과 마주하는 그 순간 온 신경을 집중해서 홀드를 하나하나 잡아 나가면 고민 등의 잡생각을 모두 잊을 수 있다.

언젠가부터 하루가 고되면 고될수록 집에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보다 클라이밍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 날도 많아지고 있다. 내 일상의 쉼터를 여러분들에게도 소개하고 싶어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다.

왜 굳이?

주변 동료들은 도대체 왜 많고 많은 운동 중에 클라이밍을 시작했는지 많이들 궁금해 한다. 한 번도 솔직하게 말한 적 없었는데, 사실 딱히 이유가 없다. ‘그냥 한 번 매달려 보고 싶어서’라는 단순한 이유로 시작했었고, 그 순간이 내가 평생을 암벽에 매달리게 될 인생 취미를 만나는 순간이 되어 버렸다. 어쩌면 아무 부담이 없어 지금까지 가장 좋아하는 일이 된 이유 같다.

클라이밍은 중독성 높은 스포츠로 유명하다. 실제로 그걸 체감한 입장에서 왜 그런지를 고민해본 결과 그 이유는 ‘성취감’이라고 생각한다. 클라이밍은 혼자 벽과 대화를 하는 운동이다 보니 오롯이 자신과의 싸움으로 문제를 풀어 나가게 된다. 그래서 1분 남짓한 시간으로 어제보다 나아진 내 모습을 느낄 수 있고, 이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물론 잘하니까 재밌는 거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듣는데, 딱히 그 말에 부정할 순 없는 입장이다. 누가 봐도 어려운 문제를 풀고 있을 때면 뒤에서 감탄사나 박수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들려오고 남몰래 미소를 지으며 즐기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이 운동을 추천해주고 싶다. 6개월만 마음먹고 해보면 저 앞에서 박수를 받으며 뿌듯함을 느끼는 사람은 여러분이 될 거니까.

이런 나라도 괜찮다면

만약 누군가 ‘클라이밍을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일상에서 무료함을 느끼고, 가끔 우울한 사람들 그리고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싶은 사람들이라고 대답하곤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단기간에 성취감과 높은 스릴을 느낄 수 있어 무료한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는데 이만한 운동이 없다고 생각한다. 또 처음 만난 사람일지라도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면서 응원해주고, 실패하면 같이 아쉬움을 나누고 성공하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문화는 그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운동을 많이 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주저하지 말고 찾아오라고 말해주고 싶다. 타고난 운동신경이 없다면 어차피 처음 접하는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힘든 운동이니까 말이다.

클라이밍을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처음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처음 암벽에 매달려 보겠다고 찾아간 순간, 가장 머리에 맴돈 생각은 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고, 다른 하나는 잘하지 못할 것 같단 걱정이었다.

‘팔 힘이 엄청 좋아야 할 수 있는 운동 아니야?’, ‘헬스도 좀 하고 다이어트한 다음에 하러 갈게!’. 누군가에게 클라이밍을 처음 권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대답들이다. 물론 잘하는 클라이머들은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고, 근육질의 등을 뽐내고 있지만, 그 사람들도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다. 실제로 클라이밍은 홀드를 밟고 서 있기 때문에 하체를 잘 활용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우리는 평소에 하루 종일 걸을 수 있는 하체를 가지고 있다.

그저 이 운동을 먼저 시작하고, 같이 즐기고 싶은 사람으로서 혹여나 클라이밍 체험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잘 못하면 뭐 어때, 처음인데 못할 수도 있지 그저 즐거우면 된 거야. 뭐든 처음은 누구에게나 어려운거지 그렇지만 결국 오르고 오르다 보면 못 오를 벽은 없더라.”

늦었지만 이제라도
동호회 홍보를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클라이밍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씩 피어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당신이 본사에 근무 중이라면 클라이밍 동호회를 한 번 방문해보는 걸 추천한다. 손에는 굳은살이 생기고, 다음 날에는 근육통에 시달릴 수 있지만 그에 걸맞은 성취감을 체험해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편하게 방문해보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단지 ‘Just Do It’ 하나이다. 무엇이든 상관없으니,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고민하지 말고 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