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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mas : 겨울의 낭만
크리스마스 트리도 ESG가 되나요?
해마다 이맘때면 곳곳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한다. 추운 겨울, 거리를 환하게 밝혀주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면 왠지 모르게 들뜨기 마련. 성탄 전야뿐만 아니라 연말연시의 설렘과 즐거움을 전하는 크리스마스 트리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모았다. 매년 별생각 없이 지나쳤지만, 풍성한 크리스마스 트리 TMI를 알고 나면 더욱 알차게 연말 분위기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모두들 Merry Christmas!
윤진아
트리용으로 딱! 한국 구상나무가 물 건너간 사연
크리스마스 트리는 아기예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장식하는 나무로, 독일인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가 성탄절에 트리를 세우고 촛불로 장식한 데서 기원한다고 전해진다. 크리스마스가 서양에서 유래된 기념일인 만큼 크리스마스 트리의 원조 격인 ‘구상나무’도 서양에서 왔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은 한국 토종나무다. 제주 한라산에서 자생하던 구상나무는 19세기 국내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프랑스 신부에 의해 표본이 미국 하버드대로 보내졌고, 이후 전 세계로 퍼지며 수십 종으로 개량됐다. 구상나무는 외국에서 ‘코리안 퍼(Korean Fir, 한국 전나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만 자생하는 특산수종으로, 추위에 강해 한라산·지리산·무등산·덕유산 등 높은 곳에서 산다.
안타깝게도 구상나무는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NCN)에 의해 국제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기후변화로 겨울철 기온이 상승해 개체 수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우리 특산수종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구상나무를 보존하려는 노력을 이어갈 때다.
미국 뉴욕의 록펠러 센터 앞 크리스마스 트리는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트리로 손꼽힌다.
진짜 나무 VS 인조 나무, 뭐가 더 친환경적일까?
천연목을 매년 크리스마스 트리로 사용하면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우려가 크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때 벌목하기 위한 ‘재배목’이라서 자연림 파괴 위험은 적다는 사실! 다 쓴 나무는 분쇄해 공원이나 녹지에 퇴비로 사용할 수도 있다. 벌목된 자리엔 새 나무를 심는 게 일반적이고, 나무 성장과정에서 탄소를 흡수하고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제공하는 순기능도 있다. 한국은 물론 세계 가정에서 인조트리가 널리 사용되는데, 대부분 PVC와 철제로 구성돼 성탄시즌이 지나면 쓰레기가 되기도 한다. 인조트리를 갖고 있다면 20번 이상 재사용해야 환경친화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올겨울엔 ‘지속가능한 트리’를 꾸며줘!
매년 발생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폐기물과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하면서 ▲천연소재 다회용 트리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업사이클링 트리 ▲태양광 전구로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트리 ▲책을 쌓아 올린 북 트리 등등 ‘에코 크리스마스 트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환경도 살리고 연말 분위기도 띄우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지난해 연말 SNS를 뜨겁게 달군 ‘내 트리를 꾸며줘!(https://colormytree.me)’는 개발자 모임 ‘산타파이브’가 출시한 온라인 사이트다. 사이트에 가입하면 자신의 이름이 달린 크리스마스 트리가 생기고, 지인들에게 링크를 공유하면 서로서로 트리를 장식해주고 메시지를 함께 남길 수 있다. 사람들이 남긴 메시지는 크리스마스 당일에 열어볼 수 있다. 서버 운영비로 사용한 뒤 남은 후원금과 광고수익은 소외이웃에게 행복한 연말을 선물할 수 있도록 기부하는 시스템! 작년 크리스마스엔 총 2,522,744명이 36,973,307개의 메시지를 주고받고 온정을 나눴다.
알고 보면 더 즐거운
‘크리스마스 트리 TMI’ (feat. 기네스북)
 세계 최고령 크리스마스 트리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 트리는 영국 남부 치퍼넘에 있는 12인치 트리로, 올해 136번째 크리스마스를 맞는다. 빅토리아 여왕 시대인 1886년 로 힉스가 6펜스(약 1천 원)를 주고 샀다가 증손녀 자넷 파커에게 물려줬고, 대를 이어 내려오면서 파커 가문의 가보가 됐다.

 한국인이 처음 경험한 크리스마스 트리 

우리나라의 공식 첫 크리스마스 트리는 1886년 12월 24일 스크랜튼 여사가 이화학당 학생들을 위해 만든 것이었다고 한다. 배재학당 설립자인 선교사 아펜젤러는 한국의 첫 산타클로스로 알려져 있다.

 가장 비싼 크리스마스 트리 

세계 최고가 크리스마스 트리는 UAE 수도 아부다비에 있다. 7성급 호텔인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이 2010년 설치한 크리스마스 트리로, 다이아몬드·사파이어·에메랄드 등 181개의 값비싼 보석이 매달려 있다. 나무와 장식까지 모두 합한 금액은 1,100만 달러(132억 2,200만 원)로, 그해 기네스북에 가장 비싼 트리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