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앞을 내다보는 의사결정 방식
패션기업이 환경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기본은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망가져도 다시 고쳐서 입을 수 있는 옷, 세대를 넘어 물려 입을 수 있는 옷을 추구한다. 모든 제품은 환경 철학에 입각해 유기농 원단과 친환경 방식으로 만들고 회사가 적자일 때도 매해 회사 매출의 1%를 ‘지구세(Earth Tax)’로 환경단체에 기부해왔다. 2011년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라는 역설적인 광고 문구를 내걸면서 환경을 위하는 브랜드 가치관을 대중에게 대대적으로 알렸다.
파타고니아는 1973년 창업될 때부터 환경보호에 대한 이상 실현을 좇아왔지만 환경을 좌표로 그 방향성을 더욱 견고하게 설정한 것은 위기의 순간이었다. 쉬나드 회장이 자서전에서 회고한 바에 따르면 파타고니아도 초기에는 제품 수를 늘리고 직영점을 열고 새로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식의 전형적인 기업 성장 방식을 따라가며 사업을 키웠다. 그러다 1991년 전 세계적으로 찾아온 경제 불황으로 직원의 20%를 해고하면서 사업을 지속해야 할 이유를 찾아야 했다. 그때 택한 것이 7세대 앞을 내다보는 인디언 이로쿼이 부족의 의사결정 방식이었다. 이로쿼이족은 의사결정 과정에 향후 7세대를 대표하는 사람을 포함시켜 100년 후까지 유지할 수 있는 속도로 성장하는 방식을 택한다.
쉬나드 회장은 유지할 능력이 없는 성장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우고 자연과 사회를 위협하는 폭발적인 성장에서 벗어나 ‘지구를 살리는 건강한 성장’에 방점을 찍는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되 불필요한 환경 피해를 유발하지 않으며 사업을 이용해 환경문제를 해결한다’는 내용으로 사명선언문을 변경한 것도 이때의 일이다. 그는 자문했다. 무엇을 위해서 사업을 할 것인가? 그리고 답을 찾았다.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