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Place
덧칠된 시간의 풍경 속을 걷다 영등포구 & 남서울본부
어쩌면 대한민국 격동의 역사이고, 어쩌면 욕망의 스토리이며, 어쩌면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전기다. 섬이지만 섬이 아닌 이 땅엔 무수한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있다. 쓸모없는 땅에서 대한민국 역사의 중심이 된 여의도, 서울시 영등포구에 자리한 여의도에는 근대와 현대, 그리고 미래가 공존한다. 한 해 동안 진행해온 월간 Place는 대한민국의 중심에서 격동의 역사를 품어온 여의도에서 마무리 짓고자 한다.
장은경 사진 김민정(MSG 스튜디오)
변화무쌍한 역사의 섬
섬이 있었다. 마을과 마을 너머에 외따로 서 있는 섬. 누군가는 모래밖에 없는 쓸모없는 땅이라 했고, 누군가는 너나 가지라며 너의 섬으로 불렀다. 사람이 떠난 섬에는 양과 소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었고 한가로운 시간이 흘렀다.
섬의 평화를 깨뜨린 건 금속성 굉음이었다. 한가롭던 섬은 전쟁을 위한 비행장과 군사시설을 떠안아야 했다. 섬의 시간은 비행기의 굉음처럼 흘렀고, 섬은 빠르게 변해갔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각종 가십이 오갔고, 굵직한 국가 이벤트의 무대가 됐다. 그렇게 나라의 중심에 서서 수많은 군중을 품고, 수많은 이야기와 역사를 품어왔다.
여의도는 누군가에겐 추억이고, 누군가에겐 치열한 전쟁터이며, 누군가에겐 동경 혹은 미래일 터다. 여의도의 시간은 지금도 여전히 흐른다. 수없이 여의도를 스쳤던 시간의 끝은 또다른 시작을 예고한다. 변화무쌍하게 덧칠된 여의도가 앞으로 품어야 할 시간은 또 어떤 모습일까. 문득 궁금하다.
마천루의 숲, 여의도
휘황한 불빛으로 가득한 여의도 전경은 서울에서도 손꼽는 야경이다. 최근에 들어선 파크원 빌딩은 물론, 트윈스빌딩, IFC 빌딩 등 건축미가 돋보이는 초고층 빌딩들이 멋진 스카이라인을 이룬다. 여의도의 랜드마크와도 같았던 63빌딩은 이미 왕좌를 내어준 지 오래다.
국회의사당, 언론사, 증권가 등 대한민국 정치 경제 언론 분야의 핵심 시설이 밀집돼 있는 곳이기에 대한민국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하지만 근대 이전만 해도 여의도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도심은커녕 사람도 거의 살지 않고 농사도 지을 수 없어 쓸모없는 모래섬이었기에 가축들을 풀어놓아 방목하는 목축지로 활용됐다. 일제 강점기에는 비행장을 짓고 침략을 위한 군사기지로 활용됐다. 1970년대 정부 주도로 시범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여의도비행장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국회의사당 등 국가 핵심 시설이 속속 들어서며 80년대 최초의 아파트촌을 형성했다. 그 뒤 여의도는 대한민국의 중심에서 역사의 스포트라이트를 줄곧 받아왔다. 게다가 봄이면 벚꽃축제, 가을이면 불꽃축제로 여의도는 그 어느 곳보다 ‘핫’한 장소가 된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여의서로의 벚꽃길을 윤중로로 부르거나 표기하는 것은 잘못이다. 강 섬의 둘레를 따라 쌓은 제방을 일컫는 일본어 ‘와주테이’를 한자로 적으면 윤중제가 되며 이에서 비롯된 윤중로라는 명칭은 일제 강점기의 잔재이기 때문이다.
거친 삶터와 예술의 공존, 문래창작촌
여의도에서 벗어나 문래동 방면으로 달리다 보면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 2~30년 전으로 회귀한 듯한 문래창작촌은 그 복고적인 분위기를 ‘뉴트로’로 부활시켜 주목받고 있다. 거칠고 투박한 철강공단이 밀집해 있는 이곳은 예술적인 요소가 공존한다. 빈 담벼락엔 ‘힙’한 그래피티가 채워져 있고, 철강재가 쌓여있는 철공소들 사이로 감각적인 인테리어의 카페, 식당 등이 뒤섞여 묘한 매력을 준다.
여의도에서 문래동으로 이어지는 거리, 덧칠되어 공존하는 다양한 시대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해가 저문다. 마천루 사이로, 허름한 시멘트 판잣집 위로 영등포의 하루가 또 한 겹 내려앉았다.
일하고 싶은 본부, 남서울본부
서울 한강이남 지역은 국회·방송사·무역센터·예술의전당 등 우리나라 정치·경제·문화를 대표하는 기관들이 다수 소재하고 있으며, 서울 중심부로서 정전 민감도가 높은 고객이 많아 고품질 전력의 공급이 매우 중요한 곳이다. 또 88년 올림픽의 주무대가 되면서 송배전 선로 지중화 작업이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전국 최고 수준의 지중화율 그리고 지중설비 운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남서울지역은 한국전력의 이미지를 좌우할 수 있는 대표성 높은 곳인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수도권 전력의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뛰고 있다.
본연의 과업과 더불어, 남서울본부는 업무 광역화와 안전 최우선 문화 등 회사 경영방침 이행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권원확보와 같은 전문성 요구직무들을 본부로 통합·센터화하고 핵심분야로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생산성을 향한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그리고 현장 작업절차 준수 교차점검, 본부 내 방재조직 일원화 및 방재종합센터 모델 개발, 나아가 수도권 6개 본부 간 안전 협업체계 구축 등 안전 실천에 전방위적으로 매진한 결과 안전경영활동 최우수본부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에너지효율개선을 위한 새로운 biz-model을 발굴하고 디지털 기반 서비스 혁신으로 고객지향의 발걸음을 분주히 내딛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효율개선을 위해 한국산업단지공단 간 에너지컨설팅 MOU를 체결하였으며, 미래세대 에너지소비 변화를 촉진하고자 초등학생을 위한 메타버스 에너지교육 과정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 영업창구 스마트화를 위한 키오스크 등 디지털 서비스 이행의 테스트 베드를 성공적으로 구축·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술혁신 및 역량강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도 아낌없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절연유 충전 케이블 교체를 위한 전선(Triplex) 개발로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대도심 송전용량을 크게 개선한 바 있으며 이러한 혁신들이 꾸준히 이어져 금년에는 품셈개정 공모 및 창안상 전 등급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더욱이, 수도권 변전기술 교육센터를 개소하여 전사 보호계전분야 특화교육과 직군교차교육·협력사 인력양성에 이르기까지 역량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남서울본부는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성평등 문화를 구축하고 일·가정 양립 환경을 조성한 결과 성비위·갑질 Zero는 물론, 최근 여가친화기업 인증까지 획득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앞으로도, 남서울본부는 워라인(Work & Life Integration) 문화에 기반한 조직활력을 백분 발휘함으로써 ‘일하고 싶은 본부’, ‘가치 있는 본부’로서의 위상을 더해갈 계획이다.
1.남서울본부 사옥 앞에서
2.남서울본부 흔한 창문에서 바라본 리버뷰.
3.여가친화기업 인증패를 들고 선 남서울본부 사우들. 올해 남서울본부는 경기북부본부와 함께 여기친화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4.보드게임 동호회원들의 즐거운 모습
5.키오스크 도입으로 스마트화를 구현한 문래사옥의 영업창구
6. 수도권 변전기술 교육센터에서 실습교육을 받고 있는 교육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