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 Possible
전기 없는 1박 2일! ‘탄소중립 촌캉스’ 왔어요 전북본부 6인조의 低탄소 無에너지 촌캉스
전기가 없다면, 과연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전북본부 사우들이 탄소중립 라이프를 몸소 체험하기 위해 ‘무에너지 촌캉스’에 도전했다.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태양열과 자가발전 자전거로 요리를 하고, 묘목 심기와 플로깅까지 ‘친환경 종합 미션’을 부여받았다. 좌충우돌 중인 현장을 찾아갔다.
송지유 사진 고승욱
시골집 마당에 첫 번째 미션이 기다리고 있다.
태양열 조리기 위 라면이 끓길 기다리고 있는 사우들
태양열로 라면 끓이기 v.s. 팝콘 튀기기
전라남도 나주의 추수가 끝난 빈 들녘을 따라 전북본부 사우들이 걷고 있다. 에너지효율부 최홍식 사원, 재무자재부 박영서 사원, 경영지원부 오다솜 대리, 전략경영부 박진희, 김채은 사원, 전력공급부 이종엽 대리까지 다양한 부서에서 모인 사우들이다. 오늘의 주제인 일상 속 탄소중립 체험에 대한 기대감과 걱정을 안고 저탄소 무에너지 촌캉스를 보낼 농가에 들어섰다.
이들을 제일 먼저 맞아준 건 마당 한 가운데 놓인 커다란 접시형 안테나 모양의 집광형 태양열 조리기였다. 주어진 첫 미션은 태양열 조리기로 ‘라면 끓이기’. 이른 아침에 출발해 나주까지 오느라 빈속인 이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미션이 아닐 수 없다.
“라면 7개는 끓여야 하지 않을까요?”
커다란 냄비에 물을 담아 태양열 조리기에 얹고 끓기만 기다리는데, 속도가 더뎌 애가 끓는다.
그러나 한참을 기다려도 물은 끓어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라면 끓이기 미션 포기! 다시 도전한 건 태양열로 팝콘 튀기기였다. 커다란 프라이팬에 옥수수알과 식용유, 소금을 살짝 넣고 조리기에 얹자, 불과 몇 분 만에 ‘펑펑’ 요란한 소리를 내며 팝콘이 튀겨졌다. 팝콘을 흡입하며 허기와 아쉬움을 달래는 사우들에게 많은 생각들이 지나간다.
“순식간에 끓어서 맛있게 먹을 줄 알았는데, 라면 못 먹어서 너무 속상합니다.” 오다솜 대리는 팝콘으로 허기를 달래면서도 못내 아쉬움을 표했다.
“우리가 너무 욕심을 부린 것 같아요. 1개만 끓였으면 성공하지 않았을까요?”
박영서 사원은 과욕이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평소에 생각 없이 전기를 썼는데 안정적인 전력 공급! 정말 중요합니다.”
최홍식 사원의 환기에, 이구동성으로 “전기 없이 못 살아요!”라는 외침이 터져 나온다.
라면 대신 팝콘 조리에 성공했다.
자전거 발전기로 생과일 주스를? 차라리 맷돌을 달라
허기를 달래진 못했지만 후식이 남았다. 다음 미션은 자전거 발전기로 만든 전기로 믹서기를 돌려서 생과일주스를 만드는 것! 이번엔 팀을 나눠 대결을 펼치기로 했다. 최홍식, 박영서, 김채은 사원이 한팀을 이루고, 이종엽, 오다솜 대리와 박진희 사원이 한팀이 되었다. 먼저 도전에 나선 최홍식 사원팀은 바나나로 1분 안에 주스를 만들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Ready~ Start! 자전거에 올라탄 최홍식 사원이 전속력으로 페달을 밟고, 김채은 사원이 믹서기에 바나나와 물을 넣고 뚜껑을 닫자마자 믹서기가 요란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전력질주에 힘이 빠진 최홍식 사원이 내려오자 박영서 사원이 바로 올라타 페달을 밟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1분이 끝나고, 리얼 바나나 주스가 완성됐다.
다음 팀은 나주 배 주스 만들기 도전! 이종엽 대리가 페달을 밟기 시작하고 오다솜 대리가 조각으로 잘린 배와 물을 넣었다. 그런데 믹서기는 돌기 시작했으나 배가 갈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들 당황하며 추진력을 잃고 말았고, 결국 배 음료 색깔이 살짝 나는 정도가 되었다.
두 팀이 노렸던 ‘전북본부 엄복동’ 타이틀은 최홍식 사원에게 돌아갔다.
“자전거 타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만드는 에너지인데 더 절약해야겠습니다.”
이종엽 대리는 에너지의 소중함을 새삼 실감했다며 에너지 절약에 목소리를 높였다.
자전거의 동력에서 발생한 전기로 믹서기를 작동시키고 있다.
묘목 심기 & 플로깅
자리를 이동한 사우들은 인근 산기슭에 스트로브 잣나무 묘목을 들고 모였다. 나무 심기는 처음이지만 어렵지 않을 것 같다며 가볍게 삽질을 시작하는 사우들. 모종삽으로 땅을 팍팍 파고 나무 심으면 ‘끝!’일줄 알았건만, ‘깡깡’ 소리 날 정도로 단단한 흙을 삽이 파고들지 못한다.
“이거 안 파지는데요?” “삽이 안 들어가요!”
게다가 땅에 잡초와 나무뿌리들이 복잡하게 얽히고, 잡초를 걷어내면 큰 돌을 또 제거해야 하는 등 여기저기서 난관과 맞닥뜨리며 영 속도를 내지 못한다. 그 와중에 제일 먼저 흙 파기에 성공한 이종엽 대리가 나무를 심고 물을 뿌린 후 발로 땅을 다지기까지 한다.
그 모습을 본 동료들도 힘을 내어 땅을 파기 시작한다. 삽질 좀 해본 사우들이 먼저 마치고 늦어지는 동료들을 도와 각자 3그루씩을 심을 수 있었다. 사우들은 직접 심은 나무들이 월동을 잘 하고 내년에도 푸르게 자라나길 기대하는 손길로 묘목 주변을 꼭꼭 눌러 마무리했다. 돌아가는 길은 ‘플로깅(plogging)’, 버려진 쓰레기를 주우면서 가기로 했다. 간간히 담배꽁초, 일회용 컵 등을 주우며 동료들과 담소도 나누니 하늘이 노을빛을 머금기 시작했다.
뿌듯한 외출의 끝에 기다리고 있던 달콤한 저녁식사 시간! 사우들은 따스한 불도 피우고, 퀴즈를 통해 확보한 식재료로 분주하게 요리를 시작했다. 오늘의 저녁 메뉴는 로컬에서 생산된 채소와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고기 구이. 준비하고 즐기는 동안 가축사육과 유통에 드는 탄소배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묘목을 심으러 전북본부 출동!
스트로브 잣나무 묘목과 함께 인증샷 타임
플로깅을 하며 해 질 녘 시골 풍경을 만끽했다.
탄소중립과 에너지절약 실천을 위한 각오
다음날 아침, 비몽사몽인 상태로 기상 미션에 돌입한 사우들. 팀별로 1번 주자가 뛰면 그 자리에서 2번 주자가 이어서 제자리멀리뛰기를 하며 ‘탄소중립’ 도착점에 가까이 가는 게임이다. 아슬아슬하고 흥미진진한 게임을 즐기며 서로 힘을 합쳐 목표인 탄소중립에 다가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어느덧 마무리된 1박 2일의 시간. 재미와 웃음의 비중이 높았으나, 에너지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체감한 사우들에겐 커다란 배움이 남았다.
“평소에 에너지를 과소비하고 있지는 않았나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탄소중립 에너지효율이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 있음을 깨달았다는 김채은 사원에 이어, 박진희 사원은 “나무도 전기도 힘든 과정을 거쳐서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되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체험을 계기로 현재 우리 회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 가야할 목적지는 알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이종엽 대리와 “에너지 절약과 탄소중립은 평소 일로 만나던 개념이었는데 앞으론 생활 속에서도 실천하며 동참하고 싶다”는 최홍식 사원도 느낀 바를 전했다. 박영서 사원과 오다솜 대리를 비롯해 모두들 앞으로 철저한 분리수거,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 자제, 대기전력 줄이기, 냉난방기기 덜 사용하기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소 좌충우돌이었지만 탄소중립&에너지효율 촌캉스 미션 완수!
저탄소 식단으로 든든한 저녁식사 시간
초겨울이지만 아직 녹색빛이 남아있는 들판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는 전북본부 사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