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원 강원본부 강릉지사 고객지원부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한국시리즈 티켓을 ‘65세 이상’ LG트윈스 팬에게만 양도한다는 글이 화제가 되었죠. 판매자는 왜 이런 글을 올리게 되었을까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프로야구단 LG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오랜 팬들이 함께 야구장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금방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온라인으로만 판매해 매진된 좌석 때문이었습니다. 29년을 기다린 순간이었지만 그곳에서 함께 즐길 수는 없었던 것이지요. 뉴스 인터뷰를 통해 “현장 판매를 조금이라도 했으면 밤을 새워서라도 줄을 섰을 것”이라는 어르신의 말이 안타깝게 전해졌습니다. 최근 많은 것들이 빠르게 디지털화 되고 있습니다. 대중교통 표를 구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식당이나 카페에 가도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고, 로봇이 서빙을 합니다. 영화표는 미리 예매하지 않으면 현장에 가서는 좋은 자리에 앉기도 쉽지 않습니다. 미리미리, 빨리빨리 넘겨야 하는 현대 사회에서 어쩌면 당연해 보이는 일 같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보며 아주 편리해졌다고 말하곤 합니다. 가만히 앉은 자리에서 뭐든 할 수 있는 좋은 세상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모두가 이런 편의를 누리는 것은 아닙니다. 직접 가서도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부 온라인으로 바뀌어 버린 탓에 기차표를 살 수도, 좋아하는 스포츠팀의 경기를 볼 수도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세상의 변화가 이들의 발걸음보다 너무 빠른 탓이겠지요. 이제 우리는 조금 천천히 가는 긴 열차가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변화에 맞추는 사람들을 위한 앞자리부터, 조금 더딘 이들을 위한 맨 뒷자리까지 다 같이 가는 열차였으면 좋겠습니다. 온라인이 서툰 이들을 위한 오프라인 창구를 열어두고,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배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모습이 되었으면 합니다. 커피 한 잔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다음 사람이 키오스크 앞에서 당황하지 않나 슬쩍 살피는 친절이 함께 가는 공동체를 위한 길 아닐까요? 이번 기회를 계기로 당장 제 주변을 돌아봅니다. 한창 스마트폰에 열을 올리며 이것저것 시도하시는 할아버지께서는 가끔 제게 전화해 물어보십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신 지 몇 년이 되어도 여전히 새로우신가 봅니다. 같이 화면을 켜서 알려드릴 때도 있었지만, 바쁘다고 전화를 받지 않았던 기억에 양심이 콕콕 찔립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먼저 전화를 드려봐야겠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모두에게 친절한 사회를 위해 먼저 용기 내보는 건 어떠실까요? 변화에 낯설어하는 것도 결국 우리 모두의 미래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