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심층칼럼

쾌락을 좇다가
나락으로 간다   도파민 디톡스가
떠오르는 이유

글. 이주희 대중문화전문기자

현대인들은 바쁘다. 일할 때는 당연히 바쁘고 쉴 때도 제대로 쉬지 못하기 때문이다. 손에서 떼지 못하는 스마트폰, 알고리즘으로 끝없이 뜨는 쇼츠 영상들. 즐거움에 중독돼 즐거움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도파민 디톡스가 필요한 이유다.

중독,
우리의 일상이 무너진다

출퇴근 시간, 버스나 지하철 내부를 둘러보자. 90% 이상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간간이 미소 짓고 있다. 길을 걸을 때도 마찬가지다.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잠깐의 순간에도 대부분 사람들의 눈은 손에 쥔 스마트폰을 향해 있다. 한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 일상적인 현대인의 행태는 마약이나 도박에 빠진 중독자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뇌에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있다. 이는 다양한 동물들의 중추 신경계에서 발견되는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을 일컫는 것으로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행복 호르몬’ 혹은 ‘쾌락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도파민은 성취와 행복감을 느낄 때도 그 분비량이 늘어나지만 약물이나 도박, 게임 등에 몰두할 때도 분비된다.   우리가 끊이지 않고 재생되는 유튜브, 쇼츠, 틱톡에 빠져들고 스마트폰이 없으면 안절부절 못하게 되는 이유는 어느샌가 도파민 중독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우리의 삶에 흥미와 의욕, 재미를 부여함으로써 없어서는 안 될 물질로 꼽히지만 이의 과잉분비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던 소소한 행복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일상의 모든 일에 흥미가 떨어지면서 우울증이나 강박, 과대망상까지 찾아올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더 자극적인 대상을 찾아 탐닉하는 순간이 반복되다보면 우리의 정신과 일상이 무너지는 것은 말 그대로 시간 문제다.

도파민은 우리의 삶에 흥미와 의욕, 재미를 부여함으로써
없어서는 안 될 물질로 꼽히지만 이의 과잉분비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던 소소한 행복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일상의 모든 일에 흥미가 떨어지면서
우울증이나 강박, 과대망상까지 찾아올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더 자극적인 대상을 찾아 탐닉하는 순간이 반복되다보면
우리의 정신과 일상이 무너지는 것은 말 그대로 시간 문제다.

나답게 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 중독 상태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것이 바로 도파민 디톡스요법이다. 술, 담배, 게임, SNS 중 한 가지 이상이 습관인 경우,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종일 영상을 보는 경우, 답답해서 영상을 빠른 배속으로 돌려보는 경우 등 여러 예시로 자신이 도파민 중독이거나 중독 상태에 가까운 것을 확인한다면 도파민 디톡스에 관심을 가져보자.   미국의 IT 산업체가 모여있는 실리콘밸리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도파민 디톡스의 방법은 간단하지만 강한 의지력이 필요하다. 게임, 흡연, 영상, 달고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등 인위적으로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는 중독적 행동을 한 달 정도 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물론 도파민 디톡스를 두고 “도파민은 매우 중요한 물질로 도파민을 끊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반대 의견을 내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러나 한번 보기 시작하면 멈추기가 어려운 의미 없는 영상이나 건강을 해치는 음식 등 시간과 일상을 좀먹는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은 내 삶을 내가 주도하고, 보다 나답게 살기 위해 꼭 필요한 노력이 아닐까? 스마트폰을 내게서 떨어뜨려 놓는 시간을 정해 놓는다거나 산책, 여행, 독서 등을 통해 중독으로부터 멀어지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보자. 우리의 삶이 좀 더 가볍고 의미 있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