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예천지사 전력공급팀
예천지사는 올해 유난히 무덥고 힘든 여름을 지냈다. 지난 7월 전국을 강타한 집중호우의 피해가 큰 지역 중 하나였기 때문. 더 신속한 복구 작업을 위해 밤낮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예천의 정상화를 위해 일사불란하게 각자 맡은 일을 수행해나간 예천지사 직원들이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우리 예천지사는 충남 예산과 단어가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근무지를 설명할 때 이 말은 빠지지 않는다.
“예산은 충남이고요. 안동 옆에 있는 경북 예천이에요! 저도 발령받기 전까지는 모르긴 했어요.”
생전 처음 가보는 지역에 덜커덕 첫 발령을 받은 지 벌써 2년이 되어간다. 꿈에 부풀어있던 신입사원에게 TV 속 북한 건물 같던 예천지사 사옥의 첫 인상도 더없이 정겨운 일터가 된지 오래다. 따듯한 분위기의 직원들이 가득해 낯선 타지에서도 가족 같은 분위기를 느끼며 지금껏 생활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예천은 인구 약 5만 6,000명의 작은 군이다. 예천지사는 1937년 남선전기 예천출장소부터 2012년 대구경북지역본부 예천지사를 거쳐 2017년 현 경북본부 예천지사가 되었다. 농사용 고객이 75% 이상으로 느림의 미학이 있을 것만 같지만 재생에너지 접수가 많아 배전설비 신규 확충 사업이 한창이다. 또한 경북도청 신도시가 개발 중이라 도시로의 탈바꿈에 매진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일과 시간에는 작은 스파크로 굽이굽이 산길 현장을 다니고, 저녁에는 신도시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 후 헬스장에 가는 도시와 농촌의 조화로운 삶을 살고 있다.
올해 예천지사는 폭우피해로 유난히 무덥고 힘든 여름을 버텨냈다. 그동안 정신없이 예천의 정상화를 위해 일해온 예천지사 직원들에게 시원한 가을이 왔음을 상기시켜주고 싶었다. 간식으로는 예천지사 모두 몇 조각씩 나누어 먹을 수 있는 피자를 선택. 인증샷이 필요하니 손하트와 파이팅을 해달라는 부탁에 우리 팀을 비롯하여 지사장님과 고객지원팀, 요금관리팀 모두 흔쾌히 협조해주셨다. 덕분에 간식도 먹고 고맙다는 말이 오가는 화기애애한 간식타임이었다.
전국에 집중호우가 내렸던 7월, 예천군은 그중에 피해가 제일 컸던 지역 중 하나였다. 7월 14~15일간 연 강수량의 1/4에 해당하는 300mm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고 총 17명의 인명피해와 1,075억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우리 지사도 집중호우로 인한 설비 피해 복구에 약 25억 원이 소요되는 등 오랜 기간 근무하신 분조차 이 정도의 피해는 처음 경험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7월 14일 토요일 오전 7시경, 잠결에 지사에서 부재중 전화가 온 것을 확인하고 급하게 출근했다. 쉴 틈 없이 현장 확인하러 나가시는 전력공급팀 직원들, 확인된 현장에 안전조치 하러 다니는 운영실 직원들, 쉴 새 없이 울려대는 전화기와 고장접수에 바쁜 고객지원팀 직원들. 당시를 회상하자면 아비규환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혼란도 잠시, 금세 체계를 찾고 모든 직원이 피해 예방 및 복구를 위해 일사불란하게 각자 맡은 일을 수행해나갔다.
안전조치를 위해 나선 현장에선 많은 사람들이 실종자 수색과 현장 통제, 주민 대피에 바빴다. 모든 것이 쓸려나간 모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고,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마음을 먹먹하게 하였다. 또한 정전지역 주민들의 고충을 보며 전기가 얼마나 삶에 직결되는 필수재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특히 한 분기가 모두 유실되어버린 현장을 보고 있노라면 물도 이렇게 무서울 수 있다는 것이 몸소 느껴져 두렵기도 하였다. 직원들이 선로 순시를 하는 동안 도로가 유실되어 갇히기도 하고, 자동차가 침수되기도 하는 등 온통 흙투성이에 온몸이 젖어 지사로 돌아오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지사와 협력업체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선로가 유실된 곳이라면 밤낮을 가리지 않는 복구 작업을 통해 모두에게 전기가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예천군청 새마을경제과에서도 우리 지사 재난상황실에 상주하며 긴급송전 대상, 도로복구 상황 및 복구에 필요한 중장비 지원 등 전력 설비 복구 작업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또 경북본부 직할 및 인근 사업소에서 선로 순시 및 피해복구, 봉사활동에 인력을 지원해주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무력하지만, 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것은 없다. 우리 지사는 얼마전 본 복구를 모두 마쳤다. 이번 일을 통해 자연재해에 더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단단한 예천지사가 되었길 바라본다.
우리 팀원들에게 감사한 점이 참 많아 짧은 글을 남겨봅니다. 일단 항상 민원 처리에 앞장서주시고, 부족한 점을 잘 가르쳐주시는 팀장님이 계셔서 항상 불안한 저의 회사생활에 많은 안심이 됩니다. 또 우리 지사 정겨운 분위기의 원천인 박유진 위원장님께도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물박사 최재표 대리님과 분위기메이커 손준호 대리님이 계셔서 회사생활이 참 즐겁습니다. 업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러 부분에서 든든하게 의지할 수 있어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우르르 몰려온 후배들을 교육하느라 고생하신 김현일, 김경태, 김지민 선배님들. 수 없는 질문 폭탄에 죄송하면서도 항상 잘 알려주셔서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백지장 맞드는 저의 동기들 지상민, 차경환, 이현우 사우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예천 지사분들 올 한 해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남은 2023년도 잘 마무리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