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원전개발처 김나현 대리 가족
글. 이경희 자유기고가 사진. 김정훈 포비드스튜디오
오늘 인생사진관의 주인공 김나현 대리는 누구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는 인물이다. 해외근무와 서울근무로 오랫동안 가족과 멀리 떨어져 지내다 다시 부모님 곁으로 돌아온 지금, 가장 큰 행복과 안정감을 느끼는 김나현 대리가 자신의 사진관에 부모님과 언니네 가족을 초대했다.
햇살 좋은 어느 일요일 오후, 약속한 스튜디오로 차례차례 가족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장난꾸러기 3남매를 앞세워 환한 미소로 등장한 사람은 김나현 대리의 언니와 형부. 그리고 바로
이어 김나현 대리가 어머니, 아버지를 모시고 나타났다. 순식간에 스튜디오가 8명의 가족으로 가득 찼다. 햇살이 잘 드는 넓고 깨끗한 스튜디오에 가장 신난 것은 단연 아이들이다.
김나현 대리의 조카인 시윤(8세), 주원(6세), 리아(5세)는 월령을 따지자면 연년생이나 다름 없는 남매들, 층간소음 걱정 없는 곳에서 마음껏 뛰고 구르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바라보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의 눈에서는 꿀이 뚝뚝 떨어진다.
오늘 인생사진관을 신청한 사람은 해외원전개발처의 김나현 대리이다. 2015년도에 입사해 한전 식구가 된 지 9년차에 접어든, 다양한 분야의 직무를 두루 거친 베테랑 직원이다.
“처음 입사한 뒤 서울아트센터에서 근무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UAE로 가서 3년간 일을 했고, 돌아와서는 2년간 한전원자력대학원에서 공부를 했어요. 그리고 2021년 나주 본사로
와서 근무를 시작했지요. 언니 가족과 부모님은 모두 광주에서 살고 있어요. 나주와 가까워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나현 대리가 왜 인생사진관 촬영을 원했는지 짐작이 가는 부분이다.
자, 이제 예쁜 가을 햇살이 사그러들기 전에 본격적으로 촬영을 해보기로 했다. 자매가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의논해서 결정한 의상 컨셉은 화이트 앤 베이지. 깔끔하고 모던해 보이는
컬러가 모두에게 여간 잘 어울리지 않는다.
손주들을 봤을 거라고 믿어지지 않는 동안의 부모님을 중심으로 먼저 단체촬영이 시작됐다. 여전히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몸을 들썩이는 주원이와 리아를 단속하고 다독이는 건 뜻밖에
첫째 시윤이다. 자신을 초등학생이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한 시윤이가 장남의 카리스마와 따뜻함을 동시에 보여주자 모두가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애교쟁이 리아의 포즈 때문에 가족들
모두가 웃음이 터지기 몇 번, 오래 집중하기 어려운 아이들과의 촬영은 어렵지만 3남매의 귀여움 때문에 촬영 컷이 훅훅 늘어간다.
김나현 대리의 가족사랑은 촬영 내내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조카들을 살뜰하게 챙기고 이뻐하는 모습은 모범적인 ‘이모’의 모습이다.
“언니와 저는 연년생이에요. 짐작하시겠지만 자랄 때는 자매답게 정말 많이 싸웠어요. 하하. 분위기가 달라진 건 언니가 결혼한 뒤부터였습니다. 언니한테 많이 의지하게 됐고 귀여운
조카들도 태어나고… 코로나19 때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가지 못하는 조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언니네 가족과 더 친해졌거든요. 막내 리아의 이름도 제가 지어줬고요. 지금은 뭐든지
다 잘해 내는 언니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김나현 대리의 말에 저 멀리서 언니가 쑥스러운 웃음을 짓는다.
촬영이 계속 이어졌다. 이번에는 삼남매만의 촬영이다. 동글동글 찹쌀떡을 세 개 얹은 것 같은 자세를 잡아주자 온 가족이 귀엽다고 환호성을 지른다. 막내인 리아를 제일 아래에 두고
가운데 주원이, 큰오빠 시윤이가 제일 위에 자리를 잡았다. 주원이의 1초마다 바뀌는 변화무쌍한 표정에 구경하던 어른들 모두가 빵 터지고, 리아가 오빠들의 머리(?) 무게를 이기지
못해 점점 주저앉자 다시 또 웃음이 터진다. 이런 모습들을 가장 열심히 폰에 담는 사람은 엄마, 아빠가 아닌 할머니, 할아버지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들의 모든 이쁜
순간을 한시도 놓치지 않겠다는 손놀림에 김나현 대리의 미소도 물감처럼 번져간다. 그리고 한층 더 짙어진 사랑의 눈빛으로 부모님을 바라본다.
“가족은 저의 근본이자 원동력이에요. 특히 제게는 부모님의 가르침이 매우 절대적이었어요. 매사에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또 성실하려고 노력하는 부분은 모두 부모님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우선 부모님은 제게 이래라저래라 하신 적이 없으세요. 언제나 저의 결정을 믿고 지지해주셨습니다. 서울근무, 해외근무, 대학원까지 늘 격려해주셨고 특히
아버지는 제가 해외근무를 고민할 때 ‘용기를 내서 가보는 게 어떻겠냐. 할 수 있다면, 기회가 된다면, 뭐든지 시도해보는 게 좋다’라고 먼저 말씀해주셨어요. 아버지 말씀대로
해외근무는 제게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으니까요.”
그래서 나주 본사로 발령을 받았을 때 김나현 대리는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떨어져 있으니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 가족 곁으로 비로소 완전하게 돌아온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저희 가족이 정말 모임이 많습니다. 1월부터 12월까지 거의 매달 가족 기념일이 있거든요. 지원이 생일과 부모님 결혼기념일이 똑같아서 그때도 모이고 그 외 다른 가족들의 생일,
명절, 어버이날, 어린이날 등등 모든 대소사를 가족들이 함께해요.”
그래서 김나현 대리에게 오늘 가족촬영은 더욱 뜻깊다. 자주 모이는 만큼 사진도 많이 찍지만 온 가족이 하나의 프레임 안에 나오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정식으로 가족사진을 찍는 것도 처음이라고.
마지막으로 조카들의 훼방(?)을 이겨내고 부모님과 두 딸이 함께 얼싸안고 찍은 사진으로 오늘 촬영을 마무리했다. 두 딸이 어렸을 때로 돌아간 듯 즐거워하는 부모님의 모습에 자매의
흐뭇함이 더해진 것은 물론이다.
“촬영 내내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조카들과 형부, 언니, 또 부모님과 함께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또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진 덕분에 더욱
안정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굉장히 뿌듯해요. 이 자리를 빌려서 늘 가르침을 주시는 박용권 부장님과 가족 같은 부서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스는 “가정이야말로 고달픈 인생의 안식처요, 모든 싸움이 자취를 감추고 사랑이 싹트는 곳이요, 큰사람이 작아지고 작은 사람이 커지는 곳이다”라고 했다. 김나현
대리에게도 가족이란 바로 이런 느낌을 주는 존재가 아닐까? 오늘의 즐거웠던 촬영이 온 가족의 마음에 보석처럼 콕, 박혀 오래오래 빛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