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충남본부 우드카빙 클래스
글. 엄용선 자유기고가 사진. 이원재 Bomb스튜디오
배우는 비용도 비싸고, 초보자가 시도하기엔 어렵게 느껴지는 목공. 하지만 우드카빙은 연필만 깎을 줄 알면 할 수 있을 정도로 쉬워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가만히 앉아 머리 속에 그리는 이미지를 떠올리며 나무를 깎는 데에 집중하면 어느새 잡생각도 싸악~ 명상과 예술을 결합한 우드카빙을 통해 아주 특별한 숟가락과 젓가락 세트를 만들어 보자.
우드카빙은 목공예의 한 분야로 다양한 목재와 카빙 도구를 사용하여 나무를 조각하고 예술적인 작품을 만든다. 이는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 공예 기술로 예부터 다양한 나무의 종류와
텍스처, 색상 등을 활용하여 장식적인 조각품, 가구, 도구, 장난감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 기계의 힘을 최소화하고 오로지 수작업으로만 이루어지는 작업으로 나무의 물성을 피부로
느끼며 한땀 한땀 완성해 나가는 과정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한다. 이는 마치 명상과 같은 효과를 전하며 쉼이 필요한 현대인들에게 내면의 평화를 가져다준다.
거의 인류 초기부터 존재해 온 우드카빙은 그 역사가 매우 깊다. 폭넓은 지역에서 다양한 문화와 예술적인 영감을 받아 발전해 온 전통 공예기술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예술과 디자인 등의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오늘은 이렇듯 유서 깊은 우드카빙 작품을 대전세종충남본부 직원들이 직접 만들어 보기로 한 날이다.
명상과 예술을 결합한 이 특별한 체험을 함께할 이는 류윤미 대리(기획관리실 재무자재부), 정지원 대리(전력사업처 전력공급부), 이예지 대리(전력사업처 ICT운영부), 고수연
대리(전력사업처 고객지원부), 백은향 대리(전력관리처 지역협력부), 고상호 대리(전력사업처 고객지원부), 유성호 대리(전력관리처 계통운영부) 총 7인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촬영을 위해 한껏 단장하고 온 서로의 모습을 보며 장난 섞인 칭찬도 잊지 않는다. 동시에 처음 도전하는 우드카빙에 대한 설렘과 걱정을 숨길 수 없는 직원들이다. “그래도 해본
가락이 있으니 잘 하지 않을까요?” 7인의 공통점은 사내 목공동호회 회원들이라는 것! 이를 무기 삼아 오늘의 체험을 호기롭게 이어갈 참이다.
우드카빙 강의는 대전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이홍규 강사가 맡았다. 난이도가 천차만별인 우드카빙에서 비교적 초보자가 쉽게 따라 할 수 있으며 활용 빈도가 높은 아이템으로 목각수저세트를
선정했고 한정적인 체험 시간을 위해 1차 카빙(초벌작업)을 해온 상태이다. 지지대와 각종 칼, 사포와 오일 등등. 작업을 위한 도구들이 테이블 위로 하나하나 세팅된다. “오늘 만들
목각수저세트는 어렵지 않습니다. 나무를 카빙 할 때는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결의 방향에 맞게 살살 밀어주면 돼요. 안전을 위해 장갑은 필수이며 답답하다고 벗지 않도록 합니다.”
드디어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됐다. 우드카빙은 오로지 손으로만 나무를 깎아내 그 형태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 이때 필요한 도구는 나무를 잡아주는 지지대와 저마다 용도가 다른 각종
칼이다. 날카로운 도구의 사용으로 안전에 대한 당부는 지나쳐도 모자란다. 미리 초벌작업을 해 온 만큼 직원들은 그 모양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나가면 된다. 모두들 긴장과 설렘이
혼재된 표정으로 강사의 시범을 주시하고 있다.
“나무의 결을 느끼면서 해야 해요. 칼날이 나가다 멈칫하면 힘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방향을 틀어 결대로 작업을 이어 나가면 됩니다. 칼을 민다는 느낌보다 들어 올린다는
느낌으로요.” 설명을 들으며 가만히 초벌작업 된 목각수저세트를 바라보던 백은향 대리가 “그런데 이 정도면 거의 완성 아니에요?”라며 의아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진다. 그러자 일제히
같은 의심을 표출하는 직원들이다. “이게 형태를 갖춘 것 같아도 앞으로 과정이 많이 남았어요. 아마 점점 말이 없어질 걸요?” 수다 떨 시간도 부족할 거라는 강사의 호언장담에
모두가 아직은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이내 작업에 착수하는 직원들, 배운 바를 실천하며 나무의 결을 따라 칼날을 넣어준다. 밀지 말고 들어올린다는 느낌으로 한땀 한땀 나무를
깎아나간다. 어느새 테이블과 바닥으로는 깎여서 떨어져 나간 나무의 잔해들이 가득하다. “안 깎여! 칼을 좀 더 세워야 하나?” 강사님의 도움으로 난관을 헤쳐가며 체험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계속되는 섬세한 작업에 점차 말이 없어지는 직원들. 열일하는 손으로 열기가 가득하건만, 안전을 위한 장갑은 벗어 던지지도 못한다.
Tip. 우드카빙 공예 관련
목재를 다루며 손으로 조각하는 우드 카빙은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경험 수준을 포괄하는 열린 활동입니다.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며 이는 마치 명상과 같은 효과를 주며 과정에서 즐거움과 편안함,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칼이라는 도구를 다루는 만큼 안전에 특별한 주의를 두어야 해요, 작업 전 보호장비 착용은 물론, 중간중간 손을 풀어주어 혹시나 모를 근육 뭉침을 방지하도록 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필히 전용 오일(아마씨유)로 마무리 해줍니다. 나무에 오일을 충분히 적신 후 꾹꾹 눌러 흡수시키는데, 마지막으로 남은 오일은 마른 면수건으로 깨끗이 닦은 후 바람 잘 드는 그늘에서 완전히 건조하도록 합니다.
“이거 어느 정도까지 깎아야 해요? 이게 입에 들어가나?” 아무리 깎아도 눈에 띄는 변화가 없던 작업의 연속에서 백은향 대리가 그 답답함을 호소한다. 그러자 모두 한바탕 웃음으로 격한 공감을 표출한다. 다소 가라 앉았던 분위기가 한번에 쇄신되는 찰나다. 그때 고수연 대리가 강사 앞에 놓인 완성작을 살핀다. 날렵한 형태가 유독 멋스럽다. “완성도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과정을 즐기세요. 중간중간 손도 좀 푸시고요” 부담을 덜어도 된다는 강사의 조언에 잠시 칼을 내려놓는 직원들. 이제 수저도 제법 모양이 갖춰지는 것 같다. “봐봐. 시작할 때보다 확실히 날렵해졌어!” 유성호 대리가 기존의 1차 카빙본과 지금의 상태를 비교해 본다. 한눈에 봐도 확연히 느낄 수 있는 차이에 고무되는 직원들. 눈에 띄는 성과를 느낄 수 없는 과정에서 꾸준함이 몰고 온 큰 틀의 변화가 어떤 깨우침을 주는 것 같다. 작업도 어느새 막바지를 향해가고. “자! 모양이 얼추 잡혔다면 사포를 이용해 다듬어 줍니다. 그런 후 오일 코팅으로 마무리 해 줄 거예요.” 쓱쓱삭삭 손끝으로 나무 표면의 까칠함을 직접 확인해 가며 사포질을 이어간다. 마지막으로 전용오일을 바르자 나무의 진한 색감이 드러나며 윤기를 발산한다. “와! 색 진짜 이쁘다!!” 드라마틱한 변화에 감탄하는 직원들. 남은 오일은 깨끗이 닦아 서늘한 곳에서 완전 건조시킬 것이다. 완성작을 바라보며 뿌듯한 표정을 감출 수 없는 직원들, “이걸 제가 만들었다니 믿기지 않고, 과정도 재밌었어요. 낯설게 여겨졌던 우드카빙에 한발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 참여하고 싶습니다!”
명상과 예술을 결합한 우드카빙을 통한 특별한 체험! 대전세종충남본부의 7명의 직원들이 함께한 소중한 시간, 다들 어떠셨나요?
우드카빙은 처음 경험해 봐요. 수저세트를 만든다고 해서 단순한 모형에 쉽게 금방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해보니 생각보다 시간이랑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라는 걸 알았어요. 이만한 정성이면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는 선물로도 손색없을 듯해요. 받는 분들도 분명 그 가치를 알고 공감해 줄 것 같아요.
그간 목공동호회에 참여하면서 동료들과 이런저런 작품들을 많이 만들었는데, 오늘은 또 특별히 ‘우드카빙’이라는 분야에 도전했어요. 처음 하는 작업이다 보니 낯설기도 하지만 외부 강사님의 세세한 설명과 지도 덕분에 재미있게 참여했어요. 이 기회에 평소 교류가 없던 타 부서 동료들과의 친분도 쌓을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시간인 것 같습니다.
목공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도마를 처음 만들어 보고 이번이 두 번째 활동이에요. 우드카빙은 평소 호기심이 있던 분야라 망설이지 않고 참여했어요. 수저를 만들고 있는데 투박한 나무 덩어리가 점차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제 손으로 직접 만들 수저를 직접 사용해 보는 것도 신기할 것 같고요. 사실 집에 모셔두기만 해도 볼 때마다 뿌듯함을 느낄 것 같습니다.
원목 공예는 도마 만들기 이후 두 번째입니다. TV에서 원목으로 수저세트를 만드는 걸 보고 꼭 해보고 싶었던 참에 좋은 기회가 생겨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 과정에 놀랐어요. 만만히 봤다 큰코 다쳤네요. 하지만 강사님과 동료들의 응원 덕분에 재미있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생기면 또 도전해 보고 싶어요.
동호회 회장님이신 차장님 권유로 목공을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 도마 만들기를 하면서 흥미를 느껴 취미활동으로 지속하게 되었어요. 동호회 회원들도 다양한 직군에서 모여 서로 업무적으로 겹치지 않지만, 목공이라는 활동 덕분에 만나게 되었고, 이런저런 계기로 서로 친해지게 되었어요. 덕분에 이번 활동도 기쁜 마음으로 함께했습니다.
처음 목공 작업이 도마 만들기였어요. 그때는 전기톱 등의 기계 힘을 빌어 좀 더 수월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우드카빙으로 수저세트를 만들어보니 오로지 손으로 깎고 다듬고 하는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어요. 눈에 띄는 변화가 아니더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몸소 알게 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시골 출신입니다. 덕분에 목공이 남들보다는 친숙하다 할 수 있는데요, 평소 관심이 많은 분야에 오늘 또 수저세트를 만든다고 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해보니 역시 재미있고요, 좀 더 잘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는데 또 마음처럼 되지 않아 속상하기도 했어요. 작업이 생각보다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렸지만, 그만큼 실력이 늘었다고 자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