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테마가 있는 여행

24시간,
즐거움의 빛은
꺼지지 않는다
싱가포르

글. 이경희 자유기고가

동남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관광대국 싱가포르는 사회 규율은 엄격하지만 안전하고 화려한 도시 이미지로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 도시국가이다. 싱가포르의 야경문화는 특히나 그 다양성과 독특함으로 유명한데 이는 싱가포르를 방문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손꼽힌다.

낮보다 아름다운 밤을 즐기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말레이 반도의 끝에 위치한 섬나라이자 항구 도시로 이루어진 도시국가다. 면적은 작지만 높은 GDP를 자랑하는 경제선진국으로 동남아시아에서 강국으로 손꼽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다민족 국가라는 특징을 가진 싱가포르는 중국인 76.8%, 말레이인 13.9%, 인도인 7.9%, 기타 1.4% 등의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언어는 영어(통용어), 표준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 등을 사용하고 종교 역시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다. 싱가포르의 특징은 각 민족들이 갖고 있는 문화들이 서양문화와 적절히 섞여 이채로운 문화유산을 자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음식, 음악, 전통 등 다민족들이 갖고 있는 다양성은 곧 싱가포르의 관광자원이 되기도 한다.

202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싱가포르의 노점 공동체 식사 문화 ‘호커’, 1895년 영국 점령 시기에 만들어진 열대 식민지 식물원 ‘보타닉가든’, 싱가폴 특유의 화려한 조명과 야경, 클래식 발레에 동서양의 요소를 융합한 싱가포르 최초의 프로 발레단 싱가포르 댄스 시어터(Singapore Dance Theatre) 등은 싱가포르의 역사와 문화, 다양성을 그대로 담고 있는 문화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꽉 막혔던 전 세계의 관광길은 2023년을 기해 그 문이 대부분 활짝 열렸다. 국내총생산(GDP)의 약 4%가 관광산업인 싱가포르 역시 올해 관광객 숫자가 작년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경제성장을 꿈꾸고 있다.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꼽는 매력들은 무수하다. 거리는 더없이 깨끗하고 범죄율 또한 낮다. 이는 사소한 불법 행동 하나하나에도 높은 벌금을 매기고 중대범죄의 경우 태형(막대로 죄인의 엉덩이나 등을 때리는 것)에 처하는 엄격한 사회질서 유지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가족 단위 관광객, 여성 관광객들은 아시아 각국은 물론, 저 멀리 유럽,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안심하고 방문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싱가포르에서 반드시 즐겨야 할 관광 상품에는 뭐가 있을까? 수많은 사람들이 최고로 꼽는 싱가포르의 야경 관광을 찾아보자.

세계 최초의 야간 동물원

싱가포르에는 다양한 관광코스가 있지만 특히 밤에 즐기는 야경문화는 반드시 찾아서 누려볼 만한 가치를 지닌다. 싱가포르는 관광은 낮에만 이루어진다는 통념을 깨고 밤에도 즐길 거리가 있다는 걸 널리 알린 세계 최초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현재 싱가포르의 야경 관광은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전통적인 관광지와 클럽, 루프트바(BAR) 등 젊은이들이 몰리는 나이트 라이프로 크게 나누어진다.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야간 관광상품은 단연 세계 최초의 야간동물원인 ‘나이트 사파리(Night Safari)’다. 1994년 개장한 이곳은 해마다 100만 명 이상이 찾을 만큼 큰 인기를 누리는데 이곳이 인기 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낮의 동물원은 동남아시아 특유의 무겁고 습한 기온으로 인해 축 늘어져 있거나 잠을 자는 동물들이 태반이지만 해가 떨어지고 시원한 밤이 되면 비로소 기지개를 켜고 활동을 시작하는 수많은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것. 또 하나의 이유는 밤의 숲속을 누비면서 은밀한 동물들의 세계를 만나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래시는 사용금지지만 이곳에는 2,500여 마리의 동물들이 서식하는 만큼 생각보다 더 많은 동물을 만날 수 있는 이곳의 인기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빛과 속도의 환상적인 콜라보

야간관광 상품으로 놓칠 수 없는 게 또 하나 있다. 바로 싱가포르에서 즐길 수 있는 명물, F1 싱가포르 그랑프리 야간경주이다. 세계에서 최초로 시작된 싱가포르의 F1 야간경주는 해마다 시즌이 돌아오면 싱가포르 도시 전체를 축제의 현장으로 만든다.

이 경주를 보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은 다양한 콘서트와 축제, 화려한 엔터테인먼트 활동에 참여하는데 F1 경주가 벌어지는 마리나베이서킷을 낮보다 더 환하게 밝히는 화려한 조명들은 특히나 압권이다.

5.073km의 서킷을 61바퀴 돌아 총 309.316km를 완주하는 경주 코스는 굽이굽이 밝히는 빛은 그 자체로도 이미 장관인데다가 다른 서킷보다 더 많은, 무려 23개에 이르는 다양한 코너를 갖고 있고 시가지 경주장 특성상 도로 폭이 좁은 만큼 추월이 어려워 F1 야간경주 관람객들의 아드레날린을 끓어오르게 하기 충분하다.

최고의 속도로 승부를 겨루는 경주 외에 그 자체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이 눈부신 조명들은 싱가포르 F1 야간경주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좋은 F1 경주 중 하나로 만들고 있다.

영화 <아바타>의 주인공이 되어보자

밤에 즐기는 동물원과 F1 자동차경주 관람을 마치고 나면 이번에는 가든스 바이 더 베이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싱가포르에서 가장 많이 사람이 몰리는 마리나 베이 워터프론트에 위치한 가든스 바이 더베이는 간척지 위에 만들어진 식물테마파크로 세계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그리고 관광객들은 바로 여기서 살아생전 한번은 반드시 봐야 하는 환상적인 슈퍼트리를 만날 수 있다.

가든스 바이 더베이 광장에 있는 슈퍼트리 글로브는 높이가 약 25~50m에 달하는, 마치 <어린왕자> 소설 속에 등장하는 바오밥나무처럼 생긴 슈퍼트리가 모여 있는 곳이다. 이 나무는 아마존 숲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만큼 웅장하고 환상적인 모습을 자랑하는데 인공나무임에도 마치 살아있는 진짜 나무처럼 태양에너지를 비축하고 빗물을 저장하는 친환경 형태를 하고 있다. 이처럼 웅장한 슈퍼트리는 그러나 밤에 봐야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관광객들로부터 영화 <아바타> 속에 들어온 듯한 환상적인 느낌을 선사한다고 극찬을 받는 이 슈퍼트리는 ‘누워서 봐야 제 맛’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쇼가 열릴 즈음에는 명당에 자리 잡고 누워서 슈퍼트리를 감상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매일 저녁 7시 45분과 8시 45분에 두 번 열리는 슈퍼트리쇼는 말 그대로 장관이다. 웅장하고 장엄한,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화려한 빛의 쇼는 형언 못할 감동을 안겨주고 마치 내가 <아바타>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4차원적인 황홀경을 안겨다 준다. 싱가포르의 야경을 논하고 싶다면 반드시 이 슈퍼트리쇼를 볼 것을 추천한다.

싱가포르 여행 사전 정보 체크

거리 : 한국에서 싱가포르까지 직항 6시간
비자 : 90일까지 무비자
환율 : 1SGD=약 968원
언어 : 영어와 중국어, 말레이어
전압 : 220~204V
시차 : 한국보다 1시간 느림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