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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력망,
중압직류 배전(MVDC)
실증 착수

글. 장은경 사진. 김민정 MSG스튜디오

우리 회사가 녹색에너지연구원과 추진하는 차세대 전력망 기술인 ‘MVDC(중압직류 배전)’ 실증 설비가 전남 에너지신산업 규제자유특구에 완공되어 본격적인 실증에 착수했다. 2020년부터 시작하여 2년여간 설비 인프라를 구축하여 이번에 전력을 가압하게 된 중압 직류배전 실증사업은 국내에서 최초로 추진된다. 올해 말까지 계속되는 실증사업이 성공하면 전력전송 용량은 증대되고 손실은 줄어 배전계통의 효율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재생자원이 풍부해서 계통접속대기 물량이 많은 이곳 호남지역에 MVDC기술이 적용된다면, 분산전원 연계문제 해소와 신재생 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C냐, DC냐 그것이 문제로다! 오랜 테슬라의 AC(교류)와 에디슨의 DC(직류)의 전쟁에서 테슬라가 승리했고, 그간의 에너지 시장은 AC가 주도해왔다. 하지만 에너지 시장의 흐름이 급변하면서 DC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전기자동차의 보급에 따른 전기차 충전소 등 DC 전원을 필요로 하는 시설이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에 따라 태양광 등 분산전원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배전계통 연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분산전원은 DC로 전력을 생산하고 있기에 기존 AC 기반인 배전계통에 연계하기 위해 별도의 변환단계를 거치는데 이 때 전력변환손실이 발생한다. 하지만 배전망이 DC이면 DC로 생산된 전력을 AC로 변환하지 않아 분산전원의 효율적 연계가 가능하고 직류 전원을 직접 공급함으로써 에너지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DC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기에 우리 회사가 추진하는 중압직류배전(MVDC)실증사업은 중요성이 크다.

MVDC는 Medium Voltage Direct Current의 약자다. DC는 크게 LVDC, MVDC, HVDC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LVDC(저압직류배전)는 1.5kV 이하의 전압이고, MVDC(중압직류배전)는 1.5kV 초과 100kV 미만, HVDC(초고압직류배전)는 100kV 이상의 직류전기를 말한다. HVDC는 제주와 내륙을 잇는 장거리 송전기술로 이미 상용화되어 일반화된 DC기술이고, LVDC는 연구개발과 실증을 마치고 상용화 초기단계이다. MVDC는 아직 연구 초기단계이다.

MVDC는 중장거리 교류송전 방식과 비교했을 때 전력손실을 크게 줄여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선로 건설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해주며, 신재생 발전의 약점인 간헐성 등 전기품질 문제를 보완하는 효과적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에 완공된 ±35kV MVDC변환시스템은 AC 22.9kV의 6배 용량을 배전할 수 있어, 신재생 발전력을 계통으로 효율적으로 수용할 수 있고, 2단 전주 활용 시 60MW 중규모의 송전사업을 대체할 수 있어 과도한 크기의 송변전설비, 철탑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전력반도체를 사용하는 MVDC 변환시스템은 유효, 무효 전력을 계통에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어 신재생에너지원이 연계된 배전망의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전남 에너지신산업 규제자유특구는 총 사업비 340억 원이 투입되어 11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전남 나주시 일원에서 추진되는 사업이다. 우리 회사와 녹색에너지연구원이 총괄해 주관하며 중소 중견기업 등 9개사가 특구사업자로 참여했다. 우리 회사는 에너지신기술연구원 내에서 기존의 22.9kV AC 배전망에 MVDC 적용 타당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전남 에너지신산업 규제자유특구 제도를 활용하여 중전압 직류 전기의 전송용량에 대한 규정을 새로이 만들고, 전주의 높이를 직류 특성에 맞게 낮추는 등 비효율요인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국내 30%(3.95GW)에 달하는 호남지역에 MVDC가 활용되면, 재생에너지 접속대기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김강식 에너지연구원장은 설명한다. MVDC 실증성과가 호남지역을 넘어 전국에 확산되고 세계 DC 배전 시장에서도 경쟁우위를 선점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