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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에너지 초격차
스타트업 육성,
한전이 이끈다

글. 김진욱 상생생태계조성처 동반성장실 창업벤처담당 차장

지난 2월 우리 회사는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의 친환경·에너지 분야 기술사업화 주관기관으로 선정되어, 내년까지 50개의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할 예정이다. 우리 회사가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배경과 향후 추진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스타트업 전성시대의 도래

신생 창업기업을 뜻하는 스타트업(Start-up)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해외기업으로는 우버, 에어비앤비, 줌 등이 있고 국내에는 토스, 배달의 민족, 당근마켓 등이 있는데, 대부분 디지털 기반의 솔루션을 통해 일상 속에서 편리함을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생성형 AI 서비스인 ChatGPT도 2015년에 설립된 OpenAI라는 스타트업의 작품이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IT기술의 발전으로 창업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기업들이 단 몇 년 만에 글로벌 일류기업이 되고 있다. 특히 쿠팡과 같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스타트업을 기존 경영학에서는 상상 속에만 존재한다는 의미로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이라 부르고 있다.

스타트업의 최대 강점은 빠른 사업화 능력에 있다. 시장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최소기능제품을 통해 신속하게 피드백 하여 사업화를 진행한다. 과거에는 대기업 중심의 ‘규모의 경제’에 가로막혀 반짝 아이디어와 시제품 수준에 그쳤다면, 지금은 정부의 지원과 대규모 벤처캐피탈(VC) 투자금으로 그마저도 극복하여 무한한 성장이 가능해졌다. 신생기업 쿠팡이 조 단위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한국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었던 이유이고, IT 공룡기업 구글조차도 OpenAI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3년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의 수요 확대와 막대한 VC 자금의 유입을 통해 급성장한 스타트업들이 기존의 대·중견기업 중심의 경제판도를 흔들고 있다. 정부 역시 경제성장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스타트업을 지목하며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며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에너지산업의
스타트업 생태계

그렇다면 대표적인 인프라 산업인 에너지산업에도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까? 전 세계의 많은 전문가들은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라는 글로벌 이슈에 힘입어 다음 스타트업 판도를 이끌 주인공으로 친환경·에너지를 꼽고 있다.

영국에서는 2016년에 창업한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Octopus Energy의 기업가치가 6년 만에 최대 판매사업자인 Centrica의 시가총액(약 60억 파운드)에 근접했다. Octopus Energy는 100% 친환경 전력발전과 판매, 플랫폼 기술생태계의 확장이라는 경영전략으로 전통적인 전력산업을 디지털화하여 사용 비용을 절감하고 친환경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다. 이렇듯 해외에서는 기술과 시장의 변화에 발맞추어 새롭게 등장한 신산업 분야의 혁신기업들이 기존의 전통적인 사업영역을 넘보고 있다.

국내의 에너지 혁신기업도 시장의 불확실성, 각종 규제, 사업자금과 고급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 개발해 나가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작년에는 전국 46개의 주요 에너지 혁신기업들이 ‘한국에너지중소혁신기업협회’를 출범하여 전기차 충전, 태양광, 수요관리, 에너지 솔루션 부문을 중심으로 활발히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단일한 에너지 자원에서 복수의 분산 자원으로, 일차원적인 자원운영에서 중개, 플랫폼, 종합솔루션 및 구독 서비스까지 사업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왜 한전은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협업을 추진하는가?

중앙집중식 전력공급망이 구축되어 있는 우리나라 또한 속도는 더디더라도 혁신기업의 영역이 확대되는 흐름을 거스를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고 전력시장 대부분을 운영·관리하는 우리 회사가 이제 갓 창업한 회사를 굳이 육성하고 협업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 세계 검색시장을 장악한 구글(Google)이 ChatGPT가 등장하자 미처 준비도 안 된 AI 검색서비스를 출시하며 허둥대는 동안, 경쟁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여유롭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미 2019년부터 개발사인 OpenAI와 파트너십을 맺고 1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해놓았기 때문이며, 그 결과 MS의 검색엔진에는 ChatGPT의 최신 버전이 적용될 수 있었다. 이렇듯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자사에 필요한 혁신의 요소를 유입시키기 위해 스타트업을 필사적으로 발굴·육성하고 있다.

우리 회사도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로 미래의 에너지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혁신역량을 가진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상생생태계조성처에서는 우수한 기술과 사업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을 적극 발굴·육성하며 혁신기업들과 협업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으며, 다양한 정책적·재무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회사에 필요한 혁신의 요소를 적기에 유입시킴으로써 국민의 편익을 증대시키고 에너지산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선점하기 위함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추진하는 신산업분야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한전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 또한 이러한 생태계 조성의 일환이다.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 본격 가동

정부는 지난해 11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기술과 환경의 전환기에 대응해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신시장 선점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의 10대 분야를 발표했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친환경·에너지를 포함한 5대 분야를 올해 우선 추진하기로 하고, 민관 합동으로 향후 3년간 기술사업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3,44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선발된 기업은 3년 동안 최대 6억 원의 사업화자금과 기업 수요에 따라 5억 원의 R&D 자금 등 모두 11억 원의 자금을 직접 지원받게 되며, 분야별 주관기관으로부터 기술고도화, 투자유치, 해외마케팅을 위한 체계적인 육성을 받게 된다.

KEPCO 에너지 스타트업 기업 육성 주요 성과 (2017~2022)

한전, 친환경·에너지 초격차 스타트업 기술사업화에 앞장선다

우리 회사가 이 프로젝트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데에는, 2017년부터 시작된 KEPCO 에너지 스타트업 육성의 훌륭한 성과와 창업보육센터 운영의 노하우, R&D 인프라와 기술사업화 역량을 높이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에너지신기술연구원, 글로벌 엑셀러레이터(AC) 등 협력기관과 함께 내년까지 초격차 스타트업 50개사를 선발하여 기술고도화, 투자확대, 글로벌 사업화를 추진하게 된다.

올해 선발하는 25개의 스타트업 중 12개사는 대국민 일반 공모를 통해 선발하게 되는데, 총 216개사가 신청하여 18:1의 뜨거운 경쟁률을 기록하였다. CCUS, 분산자원, 수소에너지, 에너지효율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신청하였으며, 우리 회사의 기술 역량과 창업사업화 능력에 대한 스타트업계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이다. 선발 과정에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등 최고 수준의 교수진과 Forbes 1000대 기업 임직원, 글로벌 투자심사역 등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하며, 최고의 유망기업을 선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초격차 스타트업 기술고도화·글로벌 사업화 추진 방향

혁신기업과 상생하는 에너지생태계를 조성한다!

국내 대표기업 현대자동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의 공격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며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는 데에는 모빌리티산업 생태계에 협력기업과의 전주기 가치사슬을 구축해놓았기 때문이다. 이미 2011년부터 글로벌 5개 도시에 오픈이노베이션 허브를 운영 중이고, 2018년에는 ‘제로원(ZER01NE)’이라는 자체 엑셀러레이터를 설립하며 우수 역량을 가진 스타트업을 통해 적극적인 혁신을 꾀하고 있다.

우리 회사도 협력기업에게 새로운 기술개발과 사업모델의 방향을 제시하고, 협력기업의 성과가 곧 회사의 경쟁력과 고객의 편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에너지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신산업 기반의 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은 인프라 투자와 더불어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기술·인력의 교류가 활성화되어야 하는 복잡한 과제이다.

글로벌 첨단기술의 중심지 실리콘밸리도 스탠포드 대학교의 산학협력과 적극적인 기술이전을 통해 많은 인재들이 창업에 뛰어들며 초석을 다졌다. 우리 회사도 빛가람혁신도시에 대학(한국에너지공대)과 연구소(에너지신기술연구원) 인프라를 구축하여 산학협력과 기술 교류의 기반을 통해 최고의 인재들과 혁신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와 협업하는 글로벌 에너지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그간 축적된 스타트업 육성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스타트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은 회사에 필요한 혁신기술과 요소를 스타트업을 통해 유입하는 방법을 일컫는데, 스타트업의 빠른 시장 탐색과 사업화 능력을 활용하여 다양한 신산업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다. 오픈이노베이션 사업 추진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약을 완료하고,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12개 대기업과 함께 4월 중 스타트업을 모집하여 본격적인 협업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초격차 스타트업 육성’을 발판 삼아 스타트업·혁신기업과의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을 유입하고, 공동의 이익이 실현되는 ‘에너지생태계’를 조성해 나간다면, 궁극적으로 우리 회사가 유틸리티 회사를 넘어 ‘에너지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것도 머지않은 일일 것이다.

ChatGPT에게 유틸리티 회사의 미래에 대해 물어보았다.
  • Q.

    앞으로 유틸리티 회사의 미래는 어떻게 되나요?

  •  

    유틸리티 회사의 미래는 불확실하고 도전적이지만 기회도 많습니다. 다양한 출처에 따르면 산업을 형성할 주요 추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과 분산형 에너지 자원의 성장으로 더 많은 유연성과 통합력을 요구받게 됩니다.

  • 전통적인 발전의 경제성과 규제의 변화로 비용과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압력을 받게 됩니다.

  • 고객의 기대와 요구가 증가하고 에너지 제공자로부터 더 많은 선택권, 통제권, 가치를 원합니다.
    유틸리티 회사는 자신들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클린에너지 경제에서 혁신, 투자, 적응, 협력을 해야 합니다.
    또한 비즈니스 모델, 운영, 기업문화, 역량을 변화시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