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쭐’과 ‘별점 리뷰’의 세상, 이게 맞는 건가요?
오랜 단골 떡볶이 가게서, 그날도 “맛있다”를 연발하던 때였다. 우연히 그 가게 ‘리뷰’를 봤다. 나처럼 다들 맛있다고 하겠지, 당연히 그럴 거라 여겼다. 그런데 웬걸, 거기엔 이런 참혹한 후기가 있었다.
‘양념 자체가 단맛도 없고 떡도 질기고 쫄면도 짧다. 태어나서 먹은 가장 맛없는 떡볶이.’
아닌데, 단맛이 적당한데, 떡도 쫄깃한데, 쫄면도 긴데, 맛있는데. 묵묵히 조리하는 사장님 뒷모습을 차마 똑바로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새삼 떠올랐다. 누군가의 안 좋은 리뷰만 보고, 여긴 안 되겠다며 선택하지 않았던 가게들이.
그래서, 직접 가서 먹어보고 확인해보기로 했다. ‘별점 1점짜리’ 리뷰가 적힌 가게 다섯 곳을 골랐다. 편의점 천 원짜리 주스보다 맛없단 ㄱ카페의 자몽에이드는, 직접 먹어보니 큼직한 자몽 알갱이가 입 안 가득 씹혀 맛있었다. 오래된 맛이 난단 ㄴ카페 디저트는 바삭하고 부드러워 식감과 맛이 괜찮았다. ㄷ중식당 마파두부밥은 리뷰에선 밥의 양이 공깃밥 절반도 안 된다 했는데, 양이 꽤 넉넉했다. 불친절하다던 ㄹ카페 사장님은, 오히려 힘을 많이 준다고 느껴질 만큼 무척 친절했다.
마지막 가게를 나오며 새삼 깨달았다. 누군가 주관적으로 준 별점 1점이, 내겐 그렇지도 않을 수 있단 걸. 1점이 아니라 어쩌면 5점일 수도 있단 걸. 그러니 단순하게 평균 별점이나 나쁜 리뷰를 보고 함부로 그 가게를 판단해선 안 된다는 것도. 거기까지 생각이 다다르자, 반대로 별점 5점을 보고 찾아갔던 가게들도 생각났다. ‘인생 아인슈페너’라고 해서 찾아간 카페의 크림은, 내겐 너무 텁텁하고 달았던 기억. ‘매일 먹고픈 치킨’이라고 해서 시켰더니, 속이 거북할 정도로 느끼했던 일도.
그럴 수밖에 없지 않나 말이다. 예를 들면, ‘입맛’만 봐도 사람마다 다 다르니까. 누군가에겐 간이 적당한 떡볶이가 또 다른 이에겐 너무 짤 수 있다. ‘친절’ 역시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겐 적당히 무심해 외려 편한 가게 사장님이 어떤 사람에겐 불친절하다 여길 수 있다. 심지어 같은 사람이 같은 가게에 가도, 그날의 기분에 따라 경험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니 다분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별점이고 리뷰인데, 그걸 읽을 때는 개인의 차이가 반영돼 있단 걸 생각지 않는다. 심각한 맹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