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감귤, 잘 익은 감귤, 파치 감귤
파란 하늘에 흰 구름 두둥실 떠가는 청명한 가을날의 오후. 제주도 서귀포의 한 감귤밭에 밀짚모자 쓰고 한 손엔 가위, 한 손엔 바구니를 옆에 낀 5명의 감귤 농부들이 등장했다. 제주본부 서귀포지사 고객지원부 박소현, 현수연, 현주예, 박리호 사원과 전력공급부 강경아 사원이다. 나이 차이 별로 없는 또래다보니 직장 동료보다는 동네 친구인 듯 학교 친구인 듯 스스럼없이 함께하는 돈독한 사이들이다.
오늘 이들이 감귤밭을 찾은 이유는 수확 체험을 하기 위해서다. 사실 제주 토박이 현수연, 현주예, 강경아 사원은 집에서 감귤 농사를 짓기 때문에 수확철마다 감귤밭에 나가 일손을 도왔던 베테랑들이다. 그래도 타지에서 온 박소현, 박리호 사원에게는 낯선 체험이기에 기꺼이 동참했다.
“와~ 감귤밭이다~”
“초록색과 노란색이 반반인데 이거 익은 거 맞아요?
“꼭지 끝이 초록이면 좀 그렇고 밑이 초록색이면 괜찮아.”
“이거 어떤 걸 따야 하지? 익었는지 맛있는지 어떻게 알아?”
박리호 사원과 박소현 사원을 위해 현수연 사원의 감귤 수확 족집게 강의가 펼쳐졌다.
“중간 정도의 적당한 크기에 만졌을 때 탱글탱글한데 살짝 말랑말랑해야 되고 동글동글 예쁘고 맨들맨들한 걸로 골라야 해. 또 꼭지를 남겨두면 다른 귤들에 상처를 낼 수 있으니 바짝 정리하고.”
프로급 일타 강사의 핵심 강의도 초보들에게는 “참 쉽죠?”라는 느낌적인 느낌일뿐이라 경험의 차이는 실전에서 드러나고 만다.
“다 파치(흠이 나서 못 쓰게 된 것)다, 버리라!”
“에고 못 먹는다, 딱 봐도 안 익었네.”
신중하게 고르느라 속도가 더딘 박소현 사원과 밭 안쪽까지 들어가 바구니를 한가득 채워 온 박리호 사원은 현주예 사원과 강경아 사원에게 수확물을 보여주며 ‘합격 여부’를 확인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