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람들은 편지로 ‘카톡’ 했대
유물을 들여다보는 일을 업으로 하며 더러 조선시대 왕실 사람들이나 양반들이 남긴 편지 유물을 본다. 얼굴도 모르는 이들이 남긴 글씨를 보며 글씨 주인의 성정은 어땠을까 상상도 해보고, 한편으로 소탈하고 격없이 요새 메신저 앱에 쓰는 우리들 메시지 같은 내용들을 보며 살짝 웃음도 난다. 어린아이의 순수하고 맑은 마음이 담긴 글씨로 적은 편지부터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가볍게 마음을 전하는 편지, 그리고 가을날 우리가 단풍잎을 길에서 주워 예쁘게 모양을 잡아 편지에 담은 것처럼 예쁘게 편지를 꾸며 그 꾸밈에 마음을 담은 편지까지 함께 살펴보려고 한다. 편지를 쓴 이도, 받은 이도 이제는 세상에 없지만 그들이 남긴 편지를 보면 괜스레 내가 그 편지를 쓰고 받은 것만 같아 가슴 한 켠이 살짝 따뜻하고 몽글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