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 Possible
호연지기 품고 “이랴! 말 달리자!” -충북본부 사우들의 승마체험
말을 타면 왠지 근사한 곳으로 우리를 데려다 줄 것 같다. 이제껏 몰랐던 풍경과 대면하게 될 거라는 믿음으로, 충북본부 MZ 어벤져스가 승마장에 떴다.
윤진아 사진 이원재(Bomb 스튜디오)
안장 위에서의 호사
충북본부 MZ세대 융합을 목표로 올 5월 출범한 ‘더 플러스 충북’은 KEPCO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혁신방안을 도출하고 현장에 전파하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을 맞아 승마장에 들어서니, 늘씬한 목덜미를 길게 늘인 말들이 사뿐사뿐 걸어와 일행을 반긴다. 간단한 안전교육 후 본격 적인 승마 체험이 진행됐다. 승마에 필요한 준비물은 헬멧, 편한 바지와 신발, 긴 양말, 장갑이다. 그다음 준비는 두려움을 버리는 것이다. 준비가 끝났다면 말의 복대가 충분히 조여져 있는지, 등자(발걸이) 길이가 적당한지 확인하고, 말의 왼쪽 어깨에 서서 눈을 맞춘다. 말에 올라타기 전에 일종의 신호를 주는 것이다.
선두주자로 나선 주영훈 대리가 말 위로 가볍게 올라타며 레이스의 시작을 알렸다. 고삐를 잡고 왼발을 등자에 얹은 뒤, 몸과 오른쪽 다리를 충분히 올려 무게중심을 잡는 게 핵심이다.
“두 달 전 충북본부로 오면서 새로운 업무를 맡게 돼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하나하나 배우며 적응해나가고 있어요. 오늘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처음엔 말이 낯설어서인지 가다 서다를 반복해 애가 탔는데, 내가 여유를 가지니 말도 차분하게 잘 따라오더라고요.”
두 박자 리듬으로 통통 튀는 반동을 온몸으로 받는다는 게 은근히 어려운 일이다. 말과 호흡을 같이 해야 속도를 더 낼 수 있는데, 리듬이 자꾸 어긋나다 보니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하나, 둘! 하나, 둘!’ 박자를 세며 나아가다 보니 차츰 경직된 몸이 풀리고, 균형을 찾으면서 호흡도 자연스러워졌다.
겸허와 인내로 인마일체(人馬一體)
승마의 기본은 바른 자세다. 등을 똑바로 펴고, 어깨와 팔은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내려야 한다. 종아리는 말의 몸에 가볍게 붙이는데, 안장 위에 서 있다는 느낌을 갖는 게 중요하다. 3주 전 몽골 여행을 다녀온 이승경 대리는 오늘 참가자 중 유일하게 승마 경험을 보유한 장본인이다. 말뿐만 아니라 무려 낙타 타고 들판도 달려봤다는 무용담에 일순간 장내가 술렁였다. 경험이 재산이라더니, 몽골에서보다 한결 능숙해진 스스로가 신기하다며 이승경 대리가 엄지를 치켜든다. 에너지효율부에서 다양한 신사업을 소화하고 있는 이승경 대리는 자칫 매너리즘이 올 수도 있는 시기에 더할 나위 없는 퀘스트였다며 “나 또 하나 해냈다!’는 유쾌한 소감을 전했다.
말과의 호흡이 차츰 맞아가며 강사 도움 없이 홀로 승마를 즐기던 중, 주영훈 대리의 말과 이승경 대리의 말이 한데 몰리면서 일순간 오도가도 못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내 이승경 대리가 자신의 말을 어루만지며 “우리 비비 착하지? 이쪽으로 가자!”라고 도닥이자 거짓말처럼 비비가 방향을 돌렸다. 모두의 환호 속에 이승경 대리도 어깨를 으쓱했지만, 충돌을 잘 피한 비비가 멈추지 않고 직진하며 경로를 이탈하는 바람에 진땀을 빼야 했다.
동청주지사의 젊은 피이자 더 플러스 충북의 리더로서 박병주 사원은 오늘 남다른 각오로 합류했다고 귀띔했다. “제가 겉보기와 다르게 나이로는 막내인데요.(웃음) 더 플러스 충북 조장으로서 오늘 조원들의 희로애락을 샅샅이 지켜봤다는 보람이 큽니다. 저는 고압요금·위약 업무를 맡아 고객과의 마찰이 잦은 편인데, 스트레스를 떨치고 재충전하는 시간이 된 것 같아요. 장군이 된 듯 가슴이 벅차올라 질주본능을 억누르기 힘들더라고요. 하하!”
승마라고 해서 질주의 즐거움만 있는 게 아니다. 타박타박 걸음을 내딛는 말 위에 앉아 상념을 정리하기에도 그만이다. 그뿐인가. 나와 똑 닮은 동료에게 요즘 어떤 고민이 있는지, 관심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들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어 금상첨화다. 유독 말을 무서워했던 신지혜 대리는 얌전한 파트너 ‘선덕이’와 함께 일생일대의 도전에 나섰다. 신지혜 대리는 더 플러스 충북과 더불어 주니어보드 3기로 활동하며 한 수 위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한동안 코로나 때문에 동료들과 교류할 기회가 없었는데, 모처럼 하나 되어 즐기는 이 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져요. 강사님이 말도 사람 얘기를 다 알아듣는다고 하셔서 선덕이에게 ‘예쁘다~’, ‘고마워~’ 계속 속삭였더니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았어요. 평소 겁이 많아 생각만 하고 실천 못 하는 일이 많았는데, 일단 시도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퀘스트 클리어! “또 해냈어요!”
마지막 기수로 말에 오른 남윤호 대리에게 승마는 정말이지 뜻밖의 도전이다. 올 12월 결혼이라는 생애 최대의 도전을 앞두고 소소한 도전들을 도장 깨기 하듯 성공해가겠다는 포부에 힘이 실렸다. “실은 고소공포증이 심해서 타는 건 포기하고 말 옆에서 기념사진만 찍을까 했는데, 두려움을 떨치고 나니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어디를 봐야 할지 몰라 먼 데를 응시했는데, 강사님이 ‘눈에 초점은 없지만 아주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시더군요. 하하! 오늘의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그 어떤 난제가 닥치더라도 맞서볼 용기를 얻고 갑니다.”
흔히 말을 ‘탄다’고 하지만, 말과 ‘함께 달린다’는 게 더 옳은 표현이다. 말 위에 군림하지 않고 겸허와 인내로 인마일체(人馬一體)의 경지에 올라서야 온전히 승마를 즐길 수 있다. 말에서 내린 다음 칭찬과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시 한번 눈을 맞추며 ‘태워줘서 고맙다’고 말의 목덜미를 두드리는 남윤호 대리의 손짓에 진심이 담뿍 묻어났다.
새로운 시선을 갖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를 겁내지 말고 실천해야 한다. ‘더 플러스 충북’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코드 역시 도전이다. 미션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이들이 “매 순간 새로운 목표가 생기는 것일 뿐, 끝이란 없다!”라는 말로 또 한 번 청신호를 보냈다. 넘치는 의욕만큼 꿈도 점점 커지고 있으니, 충북 MZ 어벤져스의 유쾌한 도전은 점점 늘어날 듯하다.
관련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