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우리 팀
우리 팀을 찾아온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 경남본부 배전운영부 특수설비파트 & 진단파트
일주일에 사나흘은 출장으로 자리를 비우는 배전운영부 특수설비파트와 진단파트. 이들이 책임지고 있는 배전철탑, 해저케이블 등 특수설비의 90% 정도가 도서 지역에 있어 현장은 늘 거칠다. 도서 지역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애쓰고 있는 이들에게 커피 한 잔에 담긴 응원을 전하고자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가 경남본부를 찾았다.
편집실 사진 김민정(MSG 스튜디오)
“우리, 의외로 섬세합니데이~!”
경남지역은 해안, 도서, 산악 지형 등 지리적 특성에 도심지와 대형 산업단지가 위치해 있어 전력공급 환경이 매우 특수한 편이다. 관할구역에 사천, 남해, 통영, 거제 등이 포함되어있어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여름엔 더위와, 겨울엔 추위와 싸우며 늘 현장을 누비는 이들이 모처럼만에 내근 업무를 하는 날, 회의실엔 이들만을 위한 작은 카페가 차려졌다.
“점심 식사 후 커피 한 잔씩 하셨나요?”
특수설비&진단 파트를 위해 스페셜티 커피 시음 실습을 준비한 바리스타의 인사에 믹스 커피를 마시지 않고 기다렸다는 여섯 남자의 눈이 반짝거린다. 사무실에서 마시는 믹스 커피, 카페에서 흔히 마시는 아메리카노가 익숙한 이들이지만, 오늘 맛볼 커피는 과테말라, 에티오피아, 케냐 3개 국가의 ‘싱글 오리진 스페셜티 커피’다. 우리가 보통 마시는 커피는 다양한 원산지의 원두를 섞는 ‘블렌딩’인 경우가 많지만, 커피 애호가들은 원두 자체의 맛을 느끼고자 싱글 오리진 커피를 즐긴다고 한다.
특수설비파트와 진단파트 사우들은 세 개 국가에서 생산된 원두 향기를 직접 맡아본 후, 바리스타가 내린 세 잔의 커피를 맛보았다. 가공 방식이나 품종에 따른 맛과 향기의 차이를 찬찬히 음미해본 이들은 테이스팅 노트의 ‘여운, 산미, 바디감’ 척도에 체크하며 맛본 커피의 특성을 되짚어본다.
“이건 산미가 제일 세네요. 여운도 길고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커피를 맛본 진단파트 지대현 대리의 반응에 모두 깜짝 놀란다. 카페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그는 원산지까지 살펴 가며 즐겼던 건 아니지만, 맛에 대해선 예민한 편이다. 이에 질세라 특수설비파트 이동우 대리도 자신이 맛본 커피에 대해 평한다.
“저는 과테말라가 맛있었어요. 초콜릿, 견과류 향이 있어서 라떼로 먹을 때 맛있을 것 같아서요.”
지금 막 설명을 들었을 뿐인데, 아마추어로는 믿기지 않는 맛 평가를 내놓았다.
“저는 솔직히 모르겠네요. 다 적당히 맛있는데...?”
특수설비파트의 리더 김병수 차장은 믹스 커피로 단련되어서인지 다 비슷한 맛이란다. 그래도 ‘산미가 덜한’ 과테말라가 자신의 취향인 것 같다고 말하는 그에게, “그게 산미라는 겁니다, 행님~ 잘 모르실 수도 있는데~” 누군가 던진 농담에 회의실에 웃음이 가득 번졌다.
‘멧돼지’ 받고, 하나 더! – 에피소드 경쟁
“우리 팀은 경남지역, 특히 도서 지역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해월철탑, 배전철탑, 해저케이블 등의 선로를 순시하고, 고장에 대비하는 등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보통 11~12월쯤 되면 주요 공사가 완료되는데, 2021년은 12월 말까지 숨 가쁘게 달려왔네요. 점검계획을 세우고 추진을 시작하는 연초도 분주하고요. 늘 현장 출장으로 고생하는 팀원들에게 선물 같은 시간입니다.”
김병수 차장은 겨울철이라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팀원들과의 시간을 낸 게 참 잘한 일 같다고 말했다.
특수설비파트가 가는 현장은 날씨 영향도 크지만 섬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아 배를 타는 게 일상이다. 산악 지형으로 차가 닿지 않는 곳은 장애물을 해치고 가야 한다. 그래서 서로 안전에 대한 당부를 멈추는 법이 없다.
“실무로 치면 저와 신성욱 대리가 할 말이 많습니다. 언제 한 번은 멧돼지가 출몰해 당황스러워하고 있는데 동네 강아지가 나타나더니 멧돼지를 쫓아버리더라고요.”
현장에서의 고생담이 오가자 이동우 대리가 무용담을 소개한다. 잘 들어보니 본인보단 용감한 동네 강아지의 활약이었지만.
“겨울 추위는 그럭저럭 견딜 만한데, 여름엔 풀이 많이 자라있는 지역을 해치고 가는 게 힘들어요. 다음날 가면 다시 무섭게 자라있거든요. 뱀, 멧돼지, 곤충... 사람보다 동물을 더 많이 만나요.” 선로 순시 업무로 등산이 일상이라는 신성욱 대리가 덧붙인다.
옥좌근 차장대우도 멧돼지는 일상이요, 독수리와 조우한 경험담까지 펼쳐냈다. 해저케이블이나 철탑의 위치가 바다와 산악지역에 많다 보니, 이들의 이야기 속엔 육해공 동물들이 총출동할 수밖에 없다.
위험 또한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옥 차장대우는 이어 설명했다.
“우리 직원들도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해 촘촘한 안전시스템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2021년엔 경남지역 철탑의 50%에 추락방지 장치를 설치했고, 2022년엔 100% 설치 완료 예정입니다.”
1월부터 중대재해법이 시행되는 만큼,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슈이다.
커피처럼 향기롭고 따스한 2022년이 되길
배울 만큼(?!) 배웠고, 담소도 나눴으니 이제 직접 커피를 내려 볼 시간. “어느 분이 먼저 내려 볼까요?” 묻는 말에 다들 손을 번쩍 든다. 산미가 적고 조화로운 맛에 여섯 명 중 네 명이 선택한 과테말라 커피는 지대현 대리가 브루잉해보기로 한다. 정량의 커피콩을 갈고 정해진 시간만큼 뜸을 들여 동료들이 모두 나눠 마실 만큼의 커피가 곧 완성됐다.
“지 대리가 내리니까 더 맛있다!” 진단파트 문준호 대리가 엄지를 들어 올려 보였다. 이어 이동우 대리, 옥좌근 차장대우, 김병수 차장이 자원해 커피를 내려 동료들에게 따라주었다. 프랑스식 구움과자 피낭시에도 곁들였다. 이렇게 오늘의 힐링 타임이 끝나갈 때까지 커피에 대한 질문 세례도 끝나지 않는다. “커피 마시면 잠 안 오는 거 맞나요?” “별다방 커피는 좋은 원두를 쓰나요?” “왜 핸드 드립은 비싼 건가요?” “콜드 브루는 카페인 함량이 더 높나요?”
‘거친 남자들’에게 딱 어울렸던(?) 오늘의 시간, 강사가 안내하는 데로 커피 맛을 탐색하다 보니 똑같아 보였던 커피 맛이 조금 달리 느껴진다. 좋아하는 것을 이렇게 섬세하게 탐색 해본 적이 있었던가 돌아보는 시간도 되었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게 정답”이라는 강사의 말에 편안해지던 이들의 표정에서 그런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mini interview
경남본부 배전운영부
특수설비파트
  • 커피 맛도 좋았지만, 팀원들 반응이 좋아서 더 즐거웠어요.

    김병수 차장
  • 인스턴트를 즐겨 마셨는데, 배운 걸로 커피콩 사서 직접 내려서 마셔볼게요.

    옥좌근 차장대우
  • 케냐 야라 원두의 맛이 제 취향이네요!

    신성욱 대리
  • 라떼로 마시기 좋은 과테말라 한잔했어요~

    이동우 대리
경남본부 배전운영부
진단파트
  • 평소 커피를 좋아하는데, 더 알아갈 수 있어서 좋았어요.

    지대현 대리
  • 알고 먹으니 더 맛있네요~ 배운 걸 언제고 써먹어야겠습니다!

    문준호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