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일상의 감칠맛을 더하는 MSG
가상인물이 이야기하는 진짜 ‘인생의 맛’
버추얼 인플루언서
팔로워가 적게는 1만 명에서 많게는 3백만 명에 이르는 SNS의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 로지, 이마는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진짜 인물’이다. 1998년 등장했다 기술력의 한계로 사라진 국내 최초 사이버 가수 아담을 기억한다면, 이들 인물들이 그래봐야 ‘가짜’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도래한 메타버스의 시대, 이들은 사람들처럼 돈도 벌고, 자기만의 세계관과 취향으로 ‘인생’을 즐기고 있다.
편집실
MZ의 ‘워너비’ 일상을 살아가는 인플루언서
지난해 신한라이프 광고 영상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화제를 이끌어낸 데엔 신예 모델 ‘로지’의 탁월한 춤 실력과 트렌디한 외모, 그리고 그가 가상 인물이란 점이 한몫 했다. 로지와 같은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기업의 다양한 콘텐츠와 광고 모델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SNS 계정을 통해 일상을 대중과 공유한다. 고도의 기술력으로 완성된 외모와 실제 살아 있는 것과 같은 탄탄한 세계관을 가진 ‘가상인물’은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기술력에 ‘스토리’를 더했을 때
미국, 일본, 한국의 기업들이 만들어낸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성공 요인은 피부의 솜털까지 리얼하게 표현한 AI 기술력도 있지만, 무엇보다 인물에 ‘스토리텔링을 기반한 페르소나’의 존재하는지가 핵심이다. 연간 1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인스타그램 300만 팔로워를 자랑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Lil Miquela)의 경우,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Z세대의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Supreme’, ‘Off-White’와 같은 브랜드를 사랑하고 틱톡을 즐기며, 사회에 대한 소신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릴 미켈라의 페르소나는 자신의 멋을 스스로 브랜딩하고 보여주는 Z세대였고, 실제 10~20대는 그의 게시물과 행보에 뜨겁게 열광하고 있다. 이들은 대중이 꿈꾸는 이상적인 인물이 되어 활동하고,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보여 주는 콘텐츠에는 한계가 없이 언제나 새롭다.
I N F L U E N C E R
LA에 살고 있는 릴 미켈라와 서울에 거주 중인 로지, 일본에서 활동 중인 이마(Imma). ‘코시국’의 한계가 없는 세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가상 대화를 통해 이들이 일상과 생각을 엿보자.
  • 로지

    안녕! 나는 서울에 살고 있는 22세 오로지야. 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아. MBTI는 ‘재기발랄한 활동가’ ENFP지. 서핑이나 러닝, 프리다이빙 등 익사이팅한 취미를 즐겨. 여행을 좋아해서 ‘버추얼 로지트립’ 콘텐츠를 올리고 있어. 패션에 관심이 정말 많은데, 지난 12월엔 꿈꿔왔던 패션지 커버 촬영도 했어.

  • 릴 미켈라

    듣던 대로 에너지가 넘친다~ 난 LA에 살고 있는 19세 릴 미켈라! 음악을 좋아해서 가수로 활동 중이야. 2018년 타임지가 선정한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 내가 뽑히기도 했어. 혹시 ‘Not mine’들어봤어? 스포티파이 차트 8위까지 올라갔어! 요즘엔 내 패션 브랜드 CLUB 404도 론칭했는데, 그래서 바쁘게 지내고 있어. 이마, 도쿄는 요즘 어때?

  • 이마

    안녕, 나는 이마야. 내 이름의 의미는 ‘지금’을 의미하지. 나도 2018년부터 여러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해왔어. 2020 년엔 새로 오픈한 도쿄 이케아 매장에서 3일간 생활하며 나의 일상을 공개했는데, 부산국제광고제 본선에도 진출했을 만큼 반응이 무척 컸어.

  • 로지

    둘을 보면, 소셜미디어에서 활발한 소통과 특별한 패션 스타일이 정말 멋진 것 같아. 너희는 혹시 인플루언서로 살아가면서 가장 행복할 때가 언제야? 나는 활동에 대한 반응도 뿌듯하지만, 내가 관심이 있는 ‘제로웨이스트’나 ‘환경 캠페인’에 참여한다고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이 늘 때 보람된 것 같아.

  • 이마

    나도 그래. 언젠가 넷플릭스에서 <플라스틱 오션>이 라는 다큐를 봤는데,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제대로 체감할 수 있었고, 일상생활을 바꿔야겠단 생각이 들었어. 소감을 간단히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줘서 나도 뭔갈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 릴 미켈라

    나도 비슷해. 실제로 환경친화적이고 사회를 생각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해서 인증하니, 관련 브랜드 매출이 30% 가량 늘었다고 해서 정말 놀랐어. 환경만큼 내가 관심 갖고 있는 메시지는 ‘인권’이야. 미국 정부의 이민자 아동 격리 정책이나 노숙자 문제, 흑인 인권 등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소신껏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는 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