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전력산업 가치사슬 전 주기의 효율화’입니다.
지금까지 에너지부문의 탄소중립 논의는
주로 전력생산의 방식, 전원 구성에 대한 부분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탄소중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전기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발전, 송변전, 그리고 배전 설비 모두를 보강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한정된 자원으로 전력의 공급을 무한정 늘릴 수 없습니다.
관건은 전력의 생산부터 수송과 소비에 이르는 가치사슬 전 주기의 효율을 높여서 설비 증설 등 추가 요인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효율개선은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하는 가장 비용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출발은 전력소비 최적화입니다.
이제 전기를 많이 파는 것보다 적정한 수준의 전기를 파는 게 더 중요합니다.
소비 효율을 높이고, 피크시간 수요를 옮기며, 전력 수요를 지역적으로 분산시켜 수요가 편중되지 않도록 하는 일에 이제 우리 한전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우리로서는 설비의 과잉투자를 막을 수 있고
국가 전체적으로는 자원의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산업용, 일반용, 주택용 ‘전력소비 원단위’가 지속적으로 개선되도록 전력효율 컨설팅, 효율향상 기자재 보급, 시스템의 개선, 지역분산형 수요-공급 체계 유도 등을 위한 보상과 인센티브를 만들고 지원제도를 새롭게 정비해야 합니다.
전력 운송 측면에선 잠재적 전력생산량과 수요량이 풍부하고 수용성도 높은 발전소 최적입지 중심으로 선(先)계통계획 수립, 후(後)발전설비 계획입지 방식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전력의 생산 측면에서는 석탄, 가스 등 기존 화석연료를 수소와 암모니아 같은 무탄소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개발과 수소 등에 대한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조달방안, 국내외 생산자산 확보 등에서 한전이 리더십을 발휘하여 기존 발전설비는 물론 송변전설비들의 좌초자산화를 최소화해 나가야 합니다.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과 공동 접속설비 투자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질서있고 규모있는 확산을 선도하고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다양한 핵심기술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