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신동현 자유기고가
도움말. 이성아(자람패밀리 대표) 외
가족이니깐, 서로에게 감정적으로 대하고 상처 주는 표현을 쉽게 하는 경우가 많다. 소중한 사람일수록 타인을 대하듯 거리를 두라는 말이 있다. 매일같이 보는 가족이어도 처음 보는 사람처럼 서로를 배려하고 조심한다면, 가족과의 대화에서 보이지 않는 벽은 사라질 것이다.
예) “시댁에서 애초에 저녁을 일찍 먹고 집으로 가면 되잖아.” [오류대화]
→ “시댁을 아침에 가서 있다가 저녁을 좀 일찍 먹고 집으로 올라오면 어떨까?” [느낌대화]
예) “집에 일찍 왔으면서 여태 설거지도 안하고 뭐했어?” [오류대화]
→ “싱크대에 설거지할 그릇들이 가득 쌓여 있는 걸 보니, 나는 좀 기분이 나쁘네.” [‘나’ 대화]
예) “난 사탕을 싫어해.” [오류대화]
→ “나는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데, 얼큰한 음식은 어때?” [개방형질문]
삶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많은 감정을 주고받는 관계인 가족. '가족이니까', '잘 아니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지금부터 대화방식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스스로
알아주길 바라고, 가족은 늘 내편이라는 생각. 바로 이런 생각이 가족 간의 불통으로 이어지게 하는 지름길이 된다.
불통의 유형은 크게 ‘점검대화, 환상대화, 생각대화’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점검대화’는 마치 검시관처럼 상황마다 체크하는 것이다. 물어보는 사람은 챙기려고 하는 행위이나,
듣는 입장에서는 애정보다는 참견으로 들릴 수 있다. ‘환상대화’는 원하는 바를 명확히 말하지 않았음에도 ‘알아서’ 알아주기를 바라는 상황이다.
전형적인 대화법으로 ‘생각대화’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만 상대방의 의견은 무시하는 스타일이다. 서로 자신의 생각과 입장만 강요하기 때문에 대화가 이어질수록 이는 큰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 각자의 입장만 고수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소통이 어렵다.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말한다. 사춘기를 앞둔, 혹은 사춘기인 아이와 어떻게 대화해야할지 어렵다고 말이다. 공통적인 부분은 아이와 대화를 잘 하고 싶은 마음에 먼저 다가선다.
하지만 이내 사춘기인 아이는 잔소리로 치부하고 짜증부터 낸다는 것이다. 그런 모습에 부모는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한 채,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나고 언성을 높이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부정적이고 강압적인 표현을 하는 실수까지 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에 따르면 부모와 아이 사이에 감정이 고조되는 경우, 자녀와의 공간 분리로 감정을 추스르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먼저 방으로 돌아가 감정과 생각이 정리되면, 그때 다시
이야기를 하자고 한다. 이것만으로도 아이는 부모에게 존중받는 기분을 받는다. 부모가 자신을 존중한다고 느낄 때, 아이는 부모화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시도할 수 있다. 명령 대신
선택하는 화법으로 아이가 스스로 결정했다는 느낌을 주도록 한다. 또 비난하고 탓하기보다 부모의 생각과 감정을 이야기하면서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관계에서 흔히 저지르기 쉬운 착오 중 하나가 가족이니깐 뭐든 다 이해해줄거란 잘못된 착각이다. 남한테도 하기 힘든 말, 못할 말이라면 가족에게도 하지 말자.
가족관계에서 흔히 저지르기 가족이라도 당연한 것은 없다. 가족끼리라도 표현에 인색하지 말자. 고마워할 일이 있다면 ‘고맙다, 수고했다’의 표현은 할 것을 권한다.
관심이 지나치면 간섭이 된다. 좋은 말도 여러 번 들으면 듣기 싫듯, 가족 간에도 배려와 예의를 지킬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