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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매일 나를 성장시킨다!

우리는 연말이 되면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다이어리를 구매한다. 새해에는 계획을 세워 좀 제대로 살아보겠다고 결심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길어야 두 달, 보통은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다이어리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기록이 습관임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록은 결심에 결심을 해서 쓰는 것이 아니다. 기록은 습관처럼 자주 많이 쓸 때 비로소 인생의 최고 무기가 된다. 기록하는 방법을 깨닫고, 사사건건 기록하는 습관을 붙이면 우리 모두 유능하고 전략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기록하면 대부분 계획 기록을 떠올린다. 매일 다이어리에 하루 계획을 세우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 연말 연초가 되면 희망에 차서 1년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계획 기록의 정수는 이런 것들이 아니다. 1년은 계획적으로 실행하기에는 단위가 너무 크고, 하루는 일상의 실체로서 매우 중요하지만 점형의 실행에 해당하기 때문에 성장과 변화를 꾀하기에는 단위가 너무 작다. 그래서 나는 월간 계획과 주간 계획을 세우는데 더 힘을 쓴다.

나는 매 월말이 되면 인생의 꿈과 나다움에 대해 생각하고 메모하기를 잊지 않는다. ‘인생지도 그리기’ ‘버킷 리스트 써보기’를 하여 꿈을 상상한 상태에서 월간 계획을 수립한다. 계획에 잡힌 과제들은, 수행의 총 시간을 계산해보고 몇 째 주에서 몇 째 주까지 그것을 실행할지, 즉 로드맵의 형태로 정리한다. 매 주말이 되면 이번에는 월간 로드맵을 한 번 훑어보고 주간 계획을 수립한다. 마찬가지로 과제 수행에 투여할 시간을 설정하고 요일 단위로 잘 배분해둔다. 물론 매일 아침 하루 계획을 짤 때는 이 주간 로드맵을 보고 하루에 가장 중요한 일, 오전, 오후, 저녁에 할 일을 메모한다. 이렇게 하면 하루의 과제들이 점형이 아니라 선형으로 이어지는 것을 감각할 수 있다. 월간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매일매일의 실행을 자신의 꿈과 연결시키는 것도 가능하게 된다.

여기까지 읽고 나면 ‘헉, 이렇게 철저하게, 빼곡하게 기록을 하고 살아야 한단 말야?’ 하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계획기록을 체계적으로 잘 함으로써 우리를 비로소 계획 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삶과 일상을 조타하지 않고 그저 ‘자유롭게’ 지냄으로써 결과적으로 허둥지둥 방향 없이 지내고 마는 우리 자신을 후회스러운 눈초리로 보곤 하지 않았는가.

기록을 하는데 소요될 시간 때문에 오히려 기록하기를 주저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 역시 지레 겁먹고 삶의 최고 무기를 쉽사리 포기해버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하루에 30개의 한 줄 일상기록을 쓴다고 해도, 기록 한 줄을 남기는데 20초도 채 걸리지 않으므로, 실제로 일상을 한 줄로 기록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하루 총 10분에 불과하다. 기록이 습관이 된 사람에게 실제로 기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으며 그 효용은 엄청나다.

다시 말하지만 기록은 습관이다. 기록은 지식과 지혜를 휘발시키지 않고 누적하는 최고의 무기이며, 내재하는 잠재성과 아이디어를 현재화 하는 훌륭한 수단이다. 또한 기록은 계획적이면서도 자유로운 일상을 보장해주는 도구이며, 무엇이든 잘 구상해서 실행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생각 도움이다. 새해에는 하루에 4~5쪽씩 편안하게 메모하고 기록하는 삶을 시도해보기를 권한다. 한 달에 한 권씩 월간 다이어리를 써제끼는 일상의 습관이야말로 우리의 인생을 바꿔줄 것이다.

김익한 (명지대 명예교수, ON KEPCO WE ARE KEPCO 김교수의 세가지, 아이캔대학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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