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산이 단풍으로 옷 입는 시기가 왔다. 이에 단풍 구경하러 등산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등린이가 난이도 높은 산을 등산하면 단풍 구경은커녕 숨 몰아쉬기에만 바쁘다. 모두가 단풍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등산 난이도에 따라 단풍 구경하기 좋은 산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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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왕초보 추천 산행지!
단풍나무를 비롯한 활엽수가 많은 남한산성. 등산 초보자에게 부담 없는 단풍 산행지다. 남한산성은 남한산과 청량산 사이에 걸쳐 있는 산성으로, 경기도 광주시와 하남시에 걸쳐 있다. 남한산이 더 높지만 산성의 지휘소인 수어장대(守禦將臺)가 있는 청량산이 주봉이다. 남한산성은 통일신라 문무왕 때 쌓기 시작했으며, 조선 인조 때 지금의 형태로 완성되었다. 1,000년을 초월한 역사의 공간을 걸어서 답사할 수 있다. 201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매력 포인트 산성을 따라 걸으며 다채로운 분위기의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시원한 경치도 만점, 서울은 물론 하남과 성남 시내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산성을 따라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어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
2등산인 추천 산행지!
인산인해의 내장산 단풍 구경이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선운산을 권한다. 고창과 정읍은 딱 붙어 있는 지역이다. 이 일대는 빛깔 고운 애기단풍나무가 많고, 강수량이 적당하며, 일교차가 커서 단풍이 유독 화려하다. 계곡을 가운데 끼고 양쪽으로 능선이 이어져 찬란한 단풍잎을 볼 수 있다. 능선의 산 높이는 300~400m대로 낮지만 능선 끝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10km를 넘을 만큼 땀을 쏙 빼는 개운한 당일 산행도 가능하다.
매력 포인트 내장산 급의 단풍을 조금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섬세한 기암과 오밀조밀한 풍경까지 합세해 결코 내장산에 비해 부족하지 않은 단풍 명산. 자신에게 맞는 원점회귀 가능한 다양한 코스를 잡을 수 있다. -
3등산 베테랑 추천 산행지
그해 첫눈, 첫 번째 같은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설악산 서북능선을 추천한다. 첫 단풍이 내려앉는 산이 설악산이기 때문. 그중 가장 높은 능선인 서북능선에 먼저 가을이 스며든다. 서북능선은 설악산 정상에서 서북쪽으로 뻗은 능선이며, 15km가 넘는 긴 능선의 우두머리가 귀때 기청봉이다. 1,400~1,600m대에 이르는 능선에서부터 단풍이 물들어 산 아래로 내려온다. 다만 한번 능선에 진입하면 탈출이 어려워 최소 20km 이상 걸어야 하기에 베테랑에게 알맞다.
매력 포인트 ‘바람이 너무 차갑고 매서워 귀때기가 떨어져 나갈 것 같다’ 하여 유래하는 이름처럼 준비된 자만이 갈 수 있는 설악산 최고 레벨 산행지다. 서북능선과 공룡능선을 묶어 1박 2일에 주파한다면, 아름다움으로 꽉 채운 최고의 이틀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