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2024 파리올림픽의 열기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서 한전 가족이 은메달을 획득하여 더욱 의미가 컸다. 한전 김상훈 평택지사 차장과 그의 아들, 2024 파리올림픽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김원호 선수를 만났다.
모자 메달리스트 1호 탄생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를 아들로 둔 김상훈 평택지사 차장의 행복한 푸념이다. 아직 열기가 식지 않은 올림픽 직후라 메달리스트 김원호 선수를 만나기는 어려웠다. 바쁜 그의 일정으로 한 시간 전에 촬영 스케줄이 잡혔고, 부자간의 다정한 모습을 뷰파인더에 담을 수 있었다.
김상훈 차장의 아들은 이번 2024 파리올림픽에서 혼합복식 은메달을 거머쥔 김원호 선수다. 게다가 그의 부인은 무려 길영아 감독. 그로 말할 것 같으면 현재 삼성생명 배드민턴 감독이자,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복식 동메달,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과 여자복식 은메달을 따낸 배드민턴계 전설이다. 이번 은메달 획득으로 김원호 선수와 길영아 감독은 모자 올림픽 메달리스트 1호로 등극해 화제가 됐다.
아버지, 김상훈 차장 역시 1993년 한전 실업팀 선수로 입단하여 선수로 활동한 후, 1999년에는 코치로서 후배 양성에 힘썼고 지금은 한전 경기본부 평택지사에서 근무하며 휴일에는 지역배구 활성화를 위해 활약하고 있다.
아버지로서 김원호 선수의 메달 획득 과정을 지켜본 김상훈 차장은 예선부터 메달을 딸 때까지 매 순간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고 고백한다. 사실 예선 조별리그에서 첫 게임 상대인 인도네시아팀한테 아깝게 1:2로 패하면서 올림픽 메달을 바라보기는 어렵구나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다 8강에 진출해 말레이시아팀을 2:0으로 이기고 4강에 진출했을 때, 여기까지도 너무나 자랑스럽고 기뻤다고. 우리나라 서승재, 채유정조와 경기를 하게 된 아들이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면서 구토투혼을 펼치는 모습을 봤을 때 그것이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 알기 때문에 더 가슴이 아팠단다.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은메달을 확보하면서 결승에 진출했을 때는 사정없이 기쁨에 눈물이 쏟아졌다며, 그 장면 하나하나가 죽을 때까지 깊이 남을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한전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군 영광
어릴 적 김원호 선수는 운동의 재능을 보이는 꿈나무였다. 서너 살 때부터 엄마 따라 배드민턴장에 가면 성인 배드민턴 라켓으로 공을 치겠다고 졸랐고 날아오는 셔틀을 제법 받아칠 정도로 관심과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달리기도 빠르고 운동신경도 뛰어나 주변에서도 무조건 운동을 시키라고 권유할 정도였다.
결국 초등학교 2학년 때 배드민턴부에 입단해 4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배드민턴의 꿈을 키우게 된 계기는 어머니의 메달이었지만, 실력은 오로지 아들 자신의 노력과 재능으로 일군 것이었다. 초등학교 때 32연승의 무패 행진 기록, 우수선수 선발, 주니어대표, 국가대표 상비군에 이르기까지 정직하게 실력으로 평가받아 선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후광을 의심하는 목소리들로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중학교 시절엔 결국 배드민턴 선수를 그만 두겠다고 하는 등 갈등이 심했지만 잘 참고 버텨주어 더 고맙다고 김상훈 차장은 말한다.
모자 메달리스트를 배출해낸 가정에 한전은 그 무엇보다 든든한 울타리였다며 김상훈 차장은 고마운 마음을 표현한다.
한전 배구팀 코치생활을 하면서 겨울에 시작해 봄에 끝나는 시즌경기와 여름에는 해변 비치발리볼 시합 등으로 1년 내내 집보다 밖에서 생활을 많이 했고, 아내인 길영아 감독도 수많은 대회와 시합 출전으로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았기에 함께하는 시간이 없었던 가족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활약하기까지 한전이 가족에 안정감을 주는 원동력이었다며 자신이 한전인이라는 것이 새삼 자랑스럽다고 한다.
앞으로 세계 전영오픈대회 우승,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8년 LA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다시 담금질을 시작하는 김원호 선수를 향해 부상에 주의하라며 무엇보다 건강을 걱정하는 김상훈 차장은 영락없는 자상한 아버지다.
서로 다른 듯 닮은 아버지와 아들, 김원호 선수와 김상훈 차장은 한전인 모두 힘을 합해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잘 버텨서 결국 메달처럼 값진 결실을 거두기를 바란다며 은빛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