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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지지 않는 나만의 작은 정원
ICT운영처 사우들의 테라리움 만들기

정원을 가꾸는 일은 마음을 가꾸는 일과 같다. 내 마음에 무수히 자라난 가지를 쳐서 무게중심을 바로잡고, 미처 신경 쓰지 못하고 방치해 뒀던 내 마음에 관심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ICT응용시스템부 현혜련 차장, ICT서비스부 민선아 대리, 경영시스템부 이혜민 대리, AMS개발부 김진수 대리가 나만의 작은 정원을 만들기 위해 한데 모였다. 4인 4색 테라리움을 만든 이들은 푸르름이 가득한 시간을 보내며 영원한 추억을 쌓았다.

이끼로 ‘탄소중립’ 하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하디흔한 이끼. 하지만 이 작은 이끼가 거대한 자연을 정화하는 구심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얼마나 될까. 이끼는 최초의 육상 식물로, 약 4억 년 전부터 자생하기 시작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끼의 주요 역할은 홍수와 가뭄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점이다. 비가 많이 올 때는 물을 저장해 홍수를 방지하고 가뭄에는 저장한 물을 방출해 땅이 마르는 것을 막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끼가 지구 산소의 30% 이상을 생성한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1㎡의 면적으로 연간 약 10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제거하며 이 외에도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오존 가스 등도 정화한다. 관리도 쉽다. 수분과 공기 중의 탄소, 약간의 빛만 있으면 알아서 생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최근 이끼가 탄소중립의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의 환경 기업은 ‘이끼 타워’를 도시 곳곳에 설치해 공기를 정화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빌딩 옥상에 이끼 정원을 조성하는 등 이끼를 활용한 탄소중립에 다가서고 있다.

이끼, 테라리움의 꽃이 되다

우리네 일상에서도 이끼와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테라리움이다. 작은 투명 용기 안에 서너 종류의 식물을 옮겨 심어 감상하는 홈 가드닝인 테라리움에는 이끼가 주로 사용된다. 이끼가 식물의 순환과정을 돕기 때문이다. 또한, 관리도 용이해 식물 키우기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테라리움은 안성맞춤이다. 이처럼 이끼가 많이 쓰이다 보니 ‘테라리움의 꽃은 이끼’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다.
“부장님께서 테라리움을 키우시는데, 저희에게 추천해 주시더라고요.” 참여 직원들은 테라리움 만들기를 체험하게 된 계기에 관해 이야기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나갔다. 나만의 작은 정원을 가꾸기 위해서는 어떤 모양의 투명 용기에다가 어떤 자갈과 돌, 색모래로 지층을 표현하고 어떤 모양의 피규어로 장식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모두들 신중하게 고민하는 가운데 망설임 없이 척척 선택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AMS개발부 김진수 대리다. 반면 선택장애로 고심하는 이도 있으니, ICT서비스부 민선아 대리다. “난 세상에서 고르는 걸 제일 못하는데.” 그 말을 증명하듯 가장 마지막으로 테라리움 용품을 골랐다는 후문이다.

다양한 모습으로 완성된 테라리움

처음에는 다소 부산스러웠지만, 자갈, 돌 등으로 지층을 표현하는 단계서부터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테라리움에 집중했다. 돌끼리 부딪히는 소리, 모래를 쏟는 소리만이 공방을 채웠다. 테라리움도 조금씩 테마를 가지기 시작했는데, ICT응용시스템부 현혜련 차장은 아기자기한 정원을, ICT서비스부 민선아 대리는 해외 느낌이 물씬 나는 해변가를, 경영시스템부 이혜민 대리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대명사 스튜디오 지브리 느낌을, AMS개발부 김진수 대리는 바다 생물이 사는 섬을 표현했다.
이끼도 각 테마에 맞춰 섬이 되기도 했고, 숲이 되기도 했으며, 무성한 수풀이 되기도 했다. 그중 모두의 주목을 받은 작품은 지브리 느낌을 표현한 이혜민 대리의 테라리움이다.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나는 <마녀 배달부 키키>의 피규어를 장식하는 등 소품 하나하나가 정말 ‘지브리’스러웠기 때문이다. 김진수 대리의 바다 생물과 섬을 표현한 테라리움도 ‘팔아도 될 정도’라며 극찬을 받았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냈어도, 4인 4색 저마다의 개성을 품고 있는 테라리움. 작은 세계를 품은 투명한 유리병에는 푸르른 생명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영원히 지지 않을 이 푸르름이 이들의 마음에도 깊이 스며들었기를.

TIP

안 쓰는 유리그릇, 화분으로 변신!

오래되어서 트렌드에 맞지 않는 유리그릇은 버리기에도, 사용하기에도 애매하다. 그 때문에 해마다 안 쓰는 유리그릇이 쌓여만 간다면, 화분으로 재탄생시켜 홈 가드닝에 사용해 보자.

준비물 : 안 쓰는 유리그릇, 물수건, 대야, 세면 못, 망치

① 안 쓰는 그릇에 물수건을 담아 수분감을 줍니다.
② 물이 담긴 대야 속에 그릇을 엎어 놓습니다.
③ 그릇 아랫면 중앙 부분에 세면 못을 가져다 댑니다.
④ 망치로 조심스럽게 세면 못을 두드립니다.
⑤ 원하는 크기만큼 구멍을 뚫으면 완성!

mini interview

현혜련 차장

ICT응용시스템부

① 테라리움 테마: 아기자기한 정원
생각보다 무난하게 잘 꾸며진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제 테라리움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도 충분히 즐거웠지만, 다른 분들의 테라리움이 점차 모습을 갖춰 나가는 걸 보는 재미가 특히 더 쏠쏠했어요.

민선아 대리

ICT서비스부

② 테라리움 테마: 해외 해변가
미리 테마를 생각하고 왔으면 더 예쁜 테라리움을 만들었을 것 같아요. 물론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어도 충분히 예쁜 테라리움이 완성할 수 있다 보니 누구나 한 번쯤 도전해 보셨으면 합니다. 만족스러운 체험이었습니다.

이혜민 대리

경영시스템부

③ 테라리움 테마: 스튜디오 지브리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에서 나오는 숲속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 특유의 감성을 구현해 내는 게 힘들었지만, 강사님이 잘 어울리는 소품 등을 추천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완성되고 보니 굉장히 뿌듯합니다.

김진수 대리

AMS개발부

④ 테라리움 테마: 바다 생물과 섬
일단 바다를 구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테라리움을 만드는 데 1시간 이상이 걸린다고 해서 ‘왜지?’ 싶었는데, 막상 만들어 보니 그 시간도 모자란 것 같아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른 채로 즐겁게 만들었습니다.

강초희 사진박원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