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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명장의 가치

PART 1.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문가의 정의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세상은 AI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전문가 못지않은, 혹은 그 이상의 역량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이런 시대에서 사람은 자신의 전문성을 어떻게 증명해야 할까요? 답을 찾기에 앞서,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떠올려 봅니다. 모두가 이세돌 9단의 완승을 예상했지만, 유례없던 묘수를 연속으로 두는 알파고에 이세돌 9단이 패배했습니다. AI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전 세계가 목도한 순간이었습니다. 첫 대국 이후, 남은 대국도 전패할 것이라는 의견에 추가 기울었지만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1승을 거두면서 인간의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그 1승은 AI와 같은 첨단 기술이 발전하는 급변의 시대에서 인간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제 인간이 해왔던 많은 역할들이 AI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AI 시대, 전문가를 어떻게 정의 내려야 하는지 생각해 봅니다.

편집실 

PART 2. 광풍처럼 몰아치는 AI 시대에서 직장인은 어떻게 전문가가 되는가?

아무리 알 수 없는 세상이라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세상은 불확실하다는 명제다. 불확실한 세상 한가운데 AI가 광풍처럼 우리의 삶 여기저기를 파고들고 있다. 직장인으로서 우리도 AI로 인해 한치 앞도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에 놓여 있다. 불확실하고 캄캄한 미래에도 한 발자국 앞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나만의 전문성을 가치 있게 만들어 ‘나’라는 존재를 세상에 각인시키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AI 시대의 도래, 어떤 가치가 바뀌나?

AI 시대의 도래로 우리는 스마트 프롬프팅과 AI Reskilling & literacy를 주목해야 한다. 리더십 역량은 시대에 따라 방향성이나 주체성이 달라졌지만, 스마트 프롬프팅과 AI Reskilling & literacy는 AI 시대에 들어서 새로운 개념으로 등장했다.
더는 무턱대고 정답을 찾는 시대가 아니다. 정답을 찾기 위한 ‘질문’의 시대다. 챗GTP도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답변의 질이 달라진다. 그처럼 질문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에 대해 체감해야 한다. 이를 바로 스마트 프롬프팅이라고 한다.
스마트 프롬프팅을 위한 5가지 질문 프레임워크는 다음과 같다. ① 연이은 질문으로 더 깊이 파고들어 정보를 심층적으로 이끌어내는 조사적 질문, ② 문제를 보다 폭넓게 고민하도록 해주는 추측적 질문, ③ 인재, 역량, 시간 및 자원 등의 가용성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생산적 질문, ④ 핵심 문제를 재정의하도록 유도하는 해석적 질문, ⑤ 의사결정을 방해할 수 있는 개인적 의구심, 긴장감, 숨겨진 의제에 대한 주관적 질문이다. 민첩하고 혁신적인 사고가 요구되는 현장에서 반짝이는 질문은 좋은 전략적 의사결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 속 전문성 제고

AI Reskilling & literacy는 AI 관련 Reskilling 및 AI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석과 활용을 할 수 있는 역량이다. AI Reskilling은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변화하는 노동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직장인들이 새로운 기술과 역량을 습득하도록 돕는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 과정은 기존의 직무에서 필요로 하지 않았던 새로운 기술을 학습시켜 AI와 관련된 업무나 AI로 인해 새롭게 생성된 직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업무 자동화 증가, 신규 직무 등장 외에도 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적 불안정을 완화하기 위해 필요하다.
Literacy(문해력)는 말 그대로 글을 읽고 쓰는 능력으로, AI literacy는 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하여 분석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기본적으로 기술적 문서를 다독해 AI 모델의 원리, 데이터 처리 방법, 알고리즘 작동 방식을 분석하거나 비판적 사고 훈련으로 AI의 장단점과 한계를 파악한다면 개인적인 차원에서 AI Reskilling & literacy 역량을 제고할 수 있다.
그렇다면 AI Reskilling & literacy 역량을 높인 직장인은 어떠한 장점이 있을까. 우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함으로써 기술적 역량을 확장할 수 있다. 또한, 업무 통찰력이 증대하여 전략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자동화와 효율성을 중시해 업무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그렇다 보니 프로젝트의 기회가 확대되는데, 이는 곧 직장인의 전문역량을 쌓는 기회로 이어진다. 전문가로서 롱런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다.
AI 시대의 변동성과 불확실성 속에서 직장인이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프롬프팅과 AI Reskilling & literacy 역량 제고가 핵심이다. 자신의 사고 과정을 이해하고 AI 기술을 학습 및 활용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도 자신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과 준비는 직장인이 급변하는 AI 시대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자신의 전문성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LG AI연구원 이동훈 상무

PART 3. 영원한 감동으로, 명장의 품격

2023 국가품질명장 울산전력지사 송전부 백병철 부장 & 나전칠기/옻칠 손대현 명장의 대담

시대를 뛰어넘어 감동을 선사하는 이들을 ‘명장’이라고 한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않는 가치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명장의 반열에 올라서는 것일까. 2023 국가품질명장인 백병철 울산전력지사 송전부 부장이 우리나라 6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나전칠기/옻칠 손대현 명장을 만나 품격 있는 명장의 대화를 나눴다. 그들을 통해 영원한 감동을 선사하는 명장은 어떻게 탄생하는지 그 역사를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백병철 부장(이하 백병철)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손대현 명장님. 제가 명장님 소식을 많이 찾아보았지만, 직접 듣는 소개는 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손대현 명장(이하 손대현) ‘명장’이라는 주제로 우리나라의 전기를 책임지는 한전의 백병철 국가품질명장님과 만나는 자리를 가지게 되어 큰 기쁨입니다. 저는 제1호 나전칠기 명장이자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1호 옻칠장 손대현입니다. 이 일을 한 지도 벌써 60여 년이 흘렀습니다. 보통 눈뜨면 작업을 시작해 눈 감을 때까지 몰두하는데요. 오늘은 새벽 5시부터 작업에 들어갔지요.
백병철 명장님 손을 보면 60년 외길 인생을 걸어오신 흔적이 보입니다.
손대현 명장은 무엇보다 ‘품질’에 신념을 둬야 합니다. 한전도 품질 경영을 앞세워 지금의 자리에 온 것 아니겠습니까.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나전칠기를 만드는 데에 40~50가지의 고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기초를 바로 세운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바로 그 단계를 시작하지 않고 다시 한번 전 단계를 되돌아봅니다. 이런 식으로 최상의 품질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작은 작품 하나를 만드는 데도 최소 3개월이 걸립니다. 수납장 같은 큰 작품은 1년이 족히 걸리지요.
백병철 그렇다면 명장님께서는 품질이 어디에 기인한다고 보십니까?
손대현 가치관에 있다고 봅니다. 내가 이 자리에서, 이 환경에서 추구하는 바를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것. 그리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 것. 이러한 신념이 작품에 대한 열정과 탐구심이 더해지면 역작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백병철 품질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사소하다고 생각되어 놓친다면 보이지 않는 데서 보이는 데로 문제가 발생하고, 그 결과는 품질 저하로 이어집니다. 저는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믿고, 아무리 사소하다고 할지라도 본인의 일을 충실하게 했을 때, 이 모든 것이 합쳐져 큰 시너지를 낸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너지의 결과는 품질이고요. 저 역시 명장님처럼 품질에 대한 집요한 신념이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한 것 같습니다.
손대현 좋은 말씀입니다. 저는 다양한 방법으로 제 작품이 대를 이어서 천 년을 갔으면 합니다. 천 년 후에 그 시대 사람들이 제 작품을 보고 감동을 받는다면 제 정신은 천 년을 살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백병철 세대를 뛰어넘는 감동을 주는 사람이 바로 명장이라지요. 저 역시 그런 감동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이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만, 그 이후에도 국가품질 경영을 발전시키고, 국가품질명장의 후학 양성을 위해 코칭이나 컨설팅에도 열정적으로 임할 계획입니다.

분야는 다르더라도 두 명장에게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품질’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다. 최고의 품질을 고수하는 이들의 정신은 ‘천 년’을 살고, ‘시대를 뛰어넘는 감동’이 된다. 명장의 손길에서 탄생한 모든 것은 과거의 유산이자, 현재의 역작이고, 미래의 전설이다. 오랜 시간 변치않는 가치로 시대를 연결하는 이들은 어떠한 변혁이 오더라도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나전칠기/옻 명장 손대현
16세 때 나전칠기와 인연을 맺은 후 60여년 가까이 나전칠기와 함께 살아온 손대현 명장은 제1호 나전칠기 명장이자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1호 옻칠장이다. 그의 작품은 세계 각국에 나가 우리나라 전통 나전칠기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선물용 작품을 비롯하여 유럽 7개국 국가 원수 선물용 작품,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방한 선물용 작품 등이 대표적이다. 오는 10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세월에 따른 나전칠기 작품의 양상을 전시할 계획이다.

2023년 국가품질명장 & 울산전력지사 송전부 백병철 부장
1986년 8월 한전의 송변전직군으로 입사한 후 변전, 송전, 감사, 품질 등 멀티플레이어로 근무했다. KEPCO 국제발명특허대전 동아리부문 4년 연속 최우수상 등 연속 수상, 2년 연속 특허대전 은상 수상, 국가품질경영대회 국무총리상 수상을 계기로 국가품질명장의 자리에 도전했다. 그 결과, 2023년 10명 안팎으로 선정되는 국가품질명장으로 선정됐다. 현재 후배 양성을 위해 자문이나 코칭, 컨설팅 등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부산시 미래혁신협의회장으로서 부산지역의 품질경영 발전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강초희 사진김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