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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이 섞인 진실, 진실보다 더 진실이 되다

책, 영화, 전시 등 문화예술 콘텐츠를 통해 삶에 유용한 영감과 지혜를 얻는 한전인의 ‘Talk’ 시간. 경북본부 직원들과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 <댓글부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PANEL

김동현 대리

경북본부 고객지원부

평소 영화 관람이 취미라는 김동현 대리. 이번 기회로 친한 동료들과 영화 감상을 서로 공유할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영화 <댓글부대>를 보면서 인터넷 쇼핑몰 후기도 이런 식으로 사람을 속일 수 있지 않을까 의심해 봤다고. ‘혹시 나도?’란 생각에 세상의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의구심을 가졌다고 한다. 세상을 곧이곧대로 보는 이들과 세상을 의심하는 이들에게 <댓글부대>를 추천하고 싶다고 한다.

김자현 사원

경북본부 전략경영부

올해 경북본부 전략경영부에서 평가홍보팀 업무를 새롭게 담당하게 된 김자현 사원은 최근 블로그 운영에 관심이 생겼다. 좋은 글을 작성하기 위한 첫걸음은 다양한 경험이다. 동료들과 함께 영화 한 편 같이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은 경험인데, 이번에 함께 관람하게 돼서 새로운 경험을 하나 쌓았단다. <댓글부대>는 미디어를 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추천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진근 차장

경북본부 전략경영부

회사생활을 하면서 사보에 처음 참여한 김진근 차장은 다소 생소하고 어색했지만, 즐거운 시간임은 확실했다고 한다. <댓글부대>를 보면서 요즘 정치 상황을 빗대어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히며 우리 주변에서도 거짓과 진실의 모호함이 의외로 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그렇기에 사회적 경험이 충분한 4050세대에게 <댓글부대>를 추천한다고 소감을 남겼다.

최다은 사원

경북본부 고객지원부

입사 2년 만에 사보에 참여하게 되어 자랑스럽다며, 동기들에게 자랑해야겠다는 최다은 사원. <댓글부대>를 통해 SNS가 가져온 바이럴 마케팅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더 깊게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가졌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SNS를 달고 사는 도파민 중독자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는 최다은 사원은 미디어 속 ‘의도된 여론’에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 라고 영화 감상평을 남겼다.

김동현

SNS 계정을 구입해 댓글 작업을 하다가 악성댓글로 사회운동가의 딸을 공격하는 장면에서 인터넷의 역기능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온 세상이 나를 욕하는 기분이겠지만, 실제론 단 3명이 댓글을 조작한 것뿐이라는 사실에 통감했죠.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면서 ‘나만의 줏대’를 가지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고한 줏대가 있어야 타인의 평가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물론 쉽지는 않겠죠.

김자현

‘내가 그동안 보고 들은 사실 중 100% 진실인 것은 얼마나 될까?’ ‘어디서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인 걸까?’라는 의심이 영화를 보면서 저를 파고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완전한 진실보다 거짓이 섞인 진실이 더 진실 같다”라는 대사가 인상 깊게 남았어요. 나 또한 거짓과 진실을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인지 확신이 서지 않더라고요. 영화에 댓글 공작으로 인해 20대 대학생이 자살을 택하는데요. 그런데 댓글 공작을 펼친 댓글부대 ‘팀알렙’이 정말 악역인지 혼란스러웠습니다. 팀알렙이 여론을 조작했더라 하더라도 20대 대학생을 향한 악성댓글은 네티즌 개개인이 썼기 때문이죠. 결국 모두가 범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진근

인간은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이라고 합니다. 그 예로 첫인상이 상대방의 이미지를 좌지우지할뿐더러 어떤 사람의 부정적인 면을 긍정적인 요소보다 더 잘 기억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심리학적 요소 때문에 정치 공방에서 네거티브 전술을 주로 활용하는데요. 즉, 작은 거짓이 진실을 숨길 수 있는 것도 인간의 편향적 요소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인 것이죠.

최다은

SNS를 통해 소수의 작당모의가 여러 플랫폼에 퍼지면서 다수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웠습니다. 그 결과 의도대로 브랜드 이미지가 형성되고요. 개인에 대한 여론 또한 마찬가지여서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생각해 보니 우리 주변에도 단순히 조회수나 화제를 위해 공장처럼 찍어내다시피 하는 가짜뉴스들이 많더군요. 그러다 보니 정보를 그대로 믿기보다는 의심부터 하고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김동현

기사가 오보로 나가고 임상진 기자가 넋을 놓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만약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할지 가늠해 봤는데, 직종은 다르지만 같은 직장인으로서 전혀 상상이 되지 않더군요. 또한, 내가 과연 저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도 고민해 봤습니다. 이렇듯 감정이입을 해보니 아찔하더라고요. 재미있게도 앞으로 회사생활을 하면서 임상진 기자가 맞닥트린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팩트 체크를 좀 더 꼼꼼히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김자현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들어가 봤거나 사용해 본 적 있는 직장인 대나무숲 콘셉트의 애플리케이션이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게시판에 많은 글이 올라오지만, 과연 그 많은 글 중 100% 진실인 글은 얼마나 될까요? 영화 <댓글부대>를 보면서 모든 글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어렴풋한 진실을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나는 과연 정의를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나도 모르게 비극이 만들어지는 데 동조하는 사람인지 생각해 봤습니다. 정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자기편향적인 생각’에 휩쓸리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는 자세가 거짓과 진실이 뒤섞인 현재를 올바르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미 내린 정답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음을 의심하는 것. 그 누구에게도 쉽지 않겠지만, 모두에게 필요한 용기가 아닐까요?

최다은

우리 삶 곁에는 미디어가 있고, 우리는 곳곳에서 미디어에 노출됩니다. 문제는 영화 <댓글부대>처럼 미디어가 의도된 여론을 뿌릴 수 있다는 사실인데요. 그래서 더욱 주체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줏대 있는 사람,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요즘 고민 중입니다.

김자현

영화의 처음과 끝을 보면서 한 명 한 명이 모여 정의를 구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 명 한 명이 모여 한 사람의 실직이나 자살과 같은 비극을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금 무섭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누구나 타인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편입니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유행어가 꾸준하게 사용되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이지 않을까 합니다. 앞서에서도 말했지만 자기편향적인 사람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된 계기가 되었달까요. 극 중 임성진 기자는 이미 자신의 생각으로 미리 정답을 내려놓고 취재를 합니다. 그리고 기사도 작성하고요. 이만큼 무서운 일이 어디 있을까요?

인터넷에서 본 글 어디까지 믿으세요?

Tip. MOVIES vs NOVELS

영화 <댓글부대> VS 원작 소설 <댓글부대>

영화 <댓글부대>는 장강명 장편소설 <댓글부대>를 원작으로 한다. 그렇기에 둘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한 편이다. 영화와 소설 모두 큰 줄거리는 대기업의 비리를 취재하지만 오보로 판명되면서 정직당하는 기자인 주인공의 시점으로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SNS를 통해 임상진의 기사를 댓글로 여론 조작했다는 의문의 제보자가 찾아온다. 큰 줄거리는 비슷하나 결말이 다르다. 영화는 열린 결말이라면, 원작 소설은 꽉 닫힌 결말로 꽤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원작 소설 역시 기업의 비리를 파헤친 기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데, 영화는 주인공의 시점으로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에 초점을 맞췄다면 소설은 좀 더 사건 중심적으로 돌아간다. 끝없이 몰아치는 사건으로 갈등이 휘몰아치면서 씁쓸한 현실의 단면을 보여준다. ‘지금 내가 보는 것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를 독자에게 각인시키며 결말을 맺는다.

편집실 사진<댓글부대>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