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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류!
거스를 수 없는 에너지 대전환 시대의 흐름

한전은 재생에너지 기반 직류전원 증가, 지역별 분산에너지 활성화 정책 수립, IT 산업의 급성장 등 최근 급변하는 전력산업 환경 변화에 맞춰 미래전력 공급방식 변화의 첫걸음인 DC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 4월 4일 DC 기술 발전 포럼을 마련했다. AC 승압 사업에 비견되는 사업으로 1GW 발전기 5개 대체와 에너지 효율을 10% 개선하여 ‘제2의 전력망 혁신’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DC 사업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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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환경 바뀌며 ‘직류 기술’ 주목받아

19세기 후반에 에디슨과 테슬라가 직류(DC)와 교류(AC)를 두고 전력 시스템 주도권을 경쟁했다. 전기를 멀리 보내려면 높은 전압이 필요한데, 당시에는 직류를 변압하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전압 변경이 상대적으로 쉬운 테슬라의 교류가 20세기부터 지금까지 전력 시스템의 표준이 되었다.
140년이 흐른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기술의 발전은 물론이고, 전력산업 환경 자체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태양광, 연료전지 등의 직류전원이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또한, 전자기기의 디지털화가 빨라지면서 직류 기술의 장점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DC(Direct Current) 전력 전송은 교류 전력을 직류 전력으로 변환하여 전송하는 기술이며, 전압 등급에 따라 HVDC(High Voltage DC), MVDC(Medium Voltage DC), LVDC(Low Voltage DC)로 구분한다. HVDC는 100kV 초과 고압으로 대규모·장거리 송전에 적합한 방식으로 상용화되어 제주 #1, #2 연계선, 북당진-고덕 등 실계통에 적용하여 운영 중이고, MVDC는 1.5~100kV 전압으로 중규모·중장거리 전력 전송 방식으로, 신재생에너지 연계가 많은 배전계통에 주로 적용하며 표준 전압, 설계 기준 등 국제표준이 수립되지 않은 기술개발 초기 단계다. LVDC는 1.5kV 이하 저압으로 DC 빌딩 등 직류부하 공급에 활용하며 상용화 초기로서 활용을 위한 제도(기술표준, 요금) 수립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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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용량 크고 장거리 송전 가능한 DC, 계통효율 향상에 기여

분산전원의 연계와 DC 부하* 증가로 배전망 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DC 기술은 송전용량이 크고,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여 계통 효율 향상에 기여하는 대안으로 급부상하였다. 그간 MVDC 기술은 경제성이 부족해 활용이 미흡했으나, 최근 HVDC 기술 확산에 따른 전력 소자 가격 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개선되어 주목받는 중이다.
DC 전환사업은 1963년부터 2004년까지 42년에 걸쳐 AC 110V를 220V로 전환한 배전 승압사업에 비견되는 사업으로, 1GW 발전기 5개 대체와 에너지 효율을 10% 개선하여 ‘제2의 전력망 혁신’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C의 기대 효과로서 전기사업자 측면에서는 장거리 송전 시 교류에 비해 고압직류의 전력손실이 매우 적어 효율이 높고, 직류 기기에 전원을 직접 공급하면 교류와 직류 간의 변환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냉장고, 컴퓨터, TV 등 직류 가전제품에서 인버터 장치를 단순화해 가전제품의 크기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택 내 전력 변환으로 인한 손실을 줄여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 DC 빌딩, 데이터 센터, 전기차 충전, LED 조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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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차도에 DC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저압 직류배전 기술 개발

한전은 국내 DC 전환의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핵심기술 개발과 트랙 레코드를 확보하는 중이다. 저압 직류 배전(LVDC)의 경우 전남 서거차도에 DC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하여 저압 직류배전망 독립섬 사업모델 실증을 한 결과 교류 대비 에너지 효율이 10% 이상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판교의 HD현대그룹 글로벌 R&D센터에 LVDC를 도입하여 DC 빌딩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또한, 실계통 운전 데이터의 확보 및 분석을 통해 직류배전용 전력설비에 대한 신뢰성 향상 및 최적 운영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특고압 직류배전인 MVDC의 경우 에너지신사업 규제자유특구, AC/DC 하이브리드 배전 네트워크, 글로벌 혁신 특구 사업 등 정부의 사업 참여로 운영기술을 개발 중이다. 나아가 2030년까지 랜드마크 LVDC를 공급하는 직류배전 중장기 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페로브스카이트 BIPV, 에너지저장장치, 수소연료전지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신축 사옥을 DC 기반의 에너지자립형 건물로 구축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영국, 미국, 독일 등에서 기존 AC 선로에 DC 적용으로 전송용량 증대, 고속도로 휴게소 전기차 충전용 송전선로 대체, 캠퍼스 내부 ESS, 전기차 충전 연계를 위한 MVDC, LVDC 복합계통 구축 등 DC 도입 실증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DC 관련 시장은 연평균 5.2%씩 성장하여 2030년 기준 약 32조 원 규모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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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대용량 전송 DC 사업모델, 투자비 절감

장거리 대용량
DC 전송

근거리 대용량
DC 공급

도서지역 DC
마이크로그리드

빌딩
DC 공급

DC Town
 

한전의 DC 사업모델은 ➊장거리 대용량 DC 전송 ➋근거리 대용량 DC 공급 ➌도서지역 DC 마이크로그리드 ➍빌딩 DC 공급 ➎DC Town이다.
장거리 대용량 DC 전송은 수십 MW의 신규 공급과 재생에너지 전력계통을 연계하는 것으로, AC 전압 강하와 용량 부족으로 송전선로가 필요한 개소에 MVDC를 적용하여 투자비를 줄이는 사업모델이다. 근거리 대용량 DC 공급은 AC 용량 부족으로 공급이 지연 중인 개소에 대용량의 사용자 전용 DC 부하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전은 송전선로 신설에 비해 MVDC 적용으로 투자비를 절감하고, 고객은 AC→DC 변환 효율 향상으로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다.
도서지역 DC 마이크로그리드는 친환경 에너지자립 구현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확대 지역에 농어촌 분산 신재생에너지와 DC 부하를 직접 연계하는 것이다. DC→AC→DC 변환 단계 축소로 고객은 전기요금을 절감할수 있다. 빌딩 DC 공급은 아파트, 사무용 빌딩 외부에 LVDC Station을 구축하여 DC를 공급한다. 고객은 DC 내선 투자비 증가를 전기요금 절감으로 회수할 수 있다. DC Town은 지역 단위의 에너지자립을 위해 사업모델을 종합하여, DC 기본 전력망을 운영하고 에너지신기술을 최대한 활용하여 에너지자립률을 향상하는 사업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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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 기술 상용화, 에너지 절감으로 이어져

한전은 교류(AC)에서 직류(DC)로 대체하는 MVDC/LVDC의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며 미래전력 공급방식의 변화를 주도하고 전력소비 효율화로 에너지 절감에 이바지함으로써 국가 에너지 산업의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계획이다.
직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기 위해 각종 안전규정을 비롯해 국내 기술기준의 제·개정을 추진하고 건설, 전자 제품 등 관련 산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새로운 시장을 함께 개척해 나가려는 공감대를 확보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산·학·연 협의체인 ‘DC 사업 얼라이언스’ 출범에 힘을 쏟는 한편, DC 사업모델을 실증 및 고도화하여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강태혁 기술기획처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