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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달리며 기록을 만든다
한전 육상단

지난 서울동아마라톤대회에서 하프마라톤 우승을 포함해 상위권을 휩쓸며 우수한 성적을 내 다시 한번 육상계를 깜짝 놀라게 한 한전 육상단. 한전 육상단은 1962년에 창단된 후 국내에서 가장 오래 전통을 유지하며 한국 육상계를 이끌어 왔다. 늘 한 단계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이들이 봄날의 싱그러운 새벽공기를 오늘도 가른다.

왼쪽부터 이강철, 페이스메이커 알프레드, 정태준, 신현수, 이경호, 박종학, 심종섭, 김태훈, 김건오.

오랜 전통을 지닌 최고의 육상단

막 결승선을 처음으로 통과해 땀이 흐르는 그의 얼굴엔 환한 웃음꽃이 피어났다. 출발선에서 우승을 예상했냐는 질문에 “우승할 줄 알았다. 컨디션이 좋았다”는 당찬 대답을 내 놓았다. 서울동아마라톤대회 하프마라톤에서 우승한 김태훈 선수. 한전 육상단에서 2년 차를 맞고 있는 그는 단박에 우리나라에서 육상계를 밝힐 유망주로 떠올랐다.
육상단은 이와 함께 풀코스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마라톤 선수로 꼽히는 심종섭 선수가 2위, 주장인 신현수 선수가 5위에 오르며 한전 육상단의 저력을 다시 한번 알렸다. 김재용 감독과 박주영 코치, 10명의 선수로(군입대 소유준 포함) 구성된 한전 육상단. 이들의 매번 올리는 우수한 성과는 자기와의 싸움인 혹독한 훈련에서 나온다. 단원들은 매일 하루 2회의 훈련으로 40km 이상을 달린다. 아침 5시 30분에 기상하여 훈련하고, 오후 3시부터 다시 이어지는 훈련. 한 달이면 운동화 두 켤레의 창이 모두 닳는 운동량이다. 이 같은 고된 훈련을 이겨내는 이들은 훈련량만큼 언제나 최고의 기록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한계를 향한 멈추지 않는 도전

신록으로 봄의 기운이 가득한 경기도 미사조정경기장이 이들의 훈련 장소다. 봄빛 내리는 호수 옆길에서 또는 운동장 트랙에서 자신을 한계까지 내몰며 도전을 이어가는 이들의 열정이 봄날의 아름다움을 압도하는 듯하다.
“마라톤은 정직한 종목입니다. 많은 훈련량이 없으면 좋은 성적도 없습니다. 선수들의 한계에 도달하는 훈련과 간절한 마음이 있어야만 최고의 마라톤 선수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김재용 감독이 늘 선수들에게 강조하며 한전 육상단을 이끌어가는 전략이다. 그래서 그는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함께 뛰기를 마다치 않는다.
노력과 간절함으로 똘똘 뭉친 선수들은 4월부터 시작되는 트랙경기 시즌을 맞아 5,000m, 10,000m 경기에 임하며 스피드 향상에 목표를 두고 훈련하고 있다. 7월부터는 가을 마라톤 대회를 본격적으로 준비한다. 마라톤 대회는 보통 4개월을 준비하는데, 지구력 훈련과 도로 페이스 훈련, 고강도 스피드 훈련을 이어가다 대회 3주 전부터는 스피드 향상에 집중한다. 대회 일주일 전부터는 마라톤에서 주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탄수화물을 최대한 저장하기 위한 식이요법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있다.
반복되는 고된 훈련을 이겨내는 힘은 ‘기록 단축’이라는 선수들의 목표의식이다. ‘더 빠르고 더 짧은 시간’을 목표로 나와 싸우며 나의 한계를 극복하는 이들은 오늘도 새벽공기를 가르며 달린다. 그들의 힘찬 발걸음 뒤로 도로에 비친 새봄의 아지랑이가 뒤따르고 있다.

지난 서울동아 마라톤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3인방. 왼쪽부터 신현수 선수, 심종섭 선수, 김태훈 선수.

아침에 호수 주변을 뛰는 선수들.

몸을 풀고 있는 선수들.

한전 육상단을 이끄는 김재용 감독.

선수들과 소통에 힘쓰는 박주영 코치.

황지영 사진김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