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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디자인,
남서울본부와 함께 새활용 알아가기

재활용은 알아도 새활용을 아는 이들은 드물다. 하지만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단어를 들어본 적은 있을 것이다. 새활용의 다른 말이 업사이클링으로, 재활용은 단순히 물건을 재사용하거나 가공을 통해 기간을 연장하는 데 반해 새활용은 디자인을 더해 본래보다 더 가치있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남서울본부 직원들이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새활용의 가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새활용’하세요

우리 국민 한 사람이 한 해에 버리는 일회용품은 얼마나 될까? 환경부에 따르면 무려 13.6kg에 달한다. 그렇게 모여 한 해에만 70만 3,347톤의 일회용품이 버려진다. 폐기된 일회용품은 소각, 매립, 재활용으로 처리되는데, 소각할 경우 인간에게 독이 될 수 있는 다이옥신이 검출되어 대부분 매립된다. 문제는 매립 시 일회용품이 분해되기까지 최소 500년 이상이 걸린다는 사실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재활용되지 않은 일회용품은 토양 생태계에 큰 피해를 주고, 그 결과 미세 플라스틱을 거름 삼아 자란 식재료가 우리 식탁에 올라온다. 환경오염의 악순환이 우리의 생명을 갉아먹는 셈이다.
이제는 재활용을 넘어 새활용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다. 새활용을 영어로 하면 Up-cycling이며, Upgrade와 Recycling이 합쳐진 말이다. 이처럼 새활용은 물건을 재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발 더 나아가 물건을 새롭게 태어나게 해준다. 폐기된 현수막으로 만든 카드지갑, 오래된 소방호스로 제작한 가방, 버려진 유리조각으로 꾸민 스마트폰 그립톡 등이 새활용에 해당된다. 또한, 새활용은 재활용에 비해 분해 및 재합성의 과정이 필요가 없어 에너지 투입이 적다는 크나큰 장점이 있다. 이로써 탄소중립의 완벽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가치소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에게 침투해 다양한 모습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새활용이 확고하게 자리를 선점한 분야는 단연 패션업계다. 일례로 매년 440톤에 가까운 방수 천막을 활용해 가방을 만들어 판매하는 한 글로벌 업사이클링 브랜드는 전 세계 450개 이상의 매장을 두고 있다. 제품 개당 가격이 10~30만 원대로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MZ세대 사이에서 꾸준히 사랑받으며 패션계의 스테디셀러가 됐다.
2022년 국내 업체가 공연장이나 전시장에서 사용하고 버린 현수막으로 지갑과 가방을 업사이클링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는데, 목표액을 1,100%초과 달성했다. 이 경우도 패션업계를 주도하는 새활용의 좋은 예시다. 물론 패션 외에도 인테리어 아트 소품, 유아용 장난감, 심지어 바이오가스로도 새롭게 태어난다. 사용되는 제품군도 다양하다. 군용 낙하산 폐기물, 오래돼 버려진 텐트, 시대 흐름에 뒤처진 의류 등등. 오래되고, 망가지고, 으레 버려야 할 것들이 새 시대를 맞이해 새로이 태어나고 있다.

한 해에 버려지는 자투리 가죽만 6,000톤에 달한다.

일회용품, 작품으로 태어나다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서울새활용플라자에 남서울본부 직원들이 하나둘 도착했다. 미세먼지 없는 좋은 날, 새활용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는 도슨트를 듣고 자투리 가죽을 카드 지갑으로 업사이클링하는 체험을 하기 위해서다. 도슨트 진행을 맡은 강사가 간단한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새활용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재활용과 새활용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재활용과 새활용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한 강사는 이어 서울새활용플라자 이곳저곳을 돌며 새활용에 대한 개념을 각인시켰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새활용을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일회용품을 활용한 예술 작가들의 작품과 새활용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제품을 전시한 장소가 돋보였다.

제각기 개성 담긴 카드지갑 업사이클링

새활용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한 시간 정도 듣고 난 뒤 자투리 가죽 원단으로 카드지갑을 만드는 체험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투리 가죽 원단은 주로 가죽 가방을 만드는 공장에서 남아 버리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이런 식으로 한 해 버려지는 가죽만 6,000톤에 달한다.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소가죽 신발 한 켤레를 완성하는 데 탄소 10kg이 필요하며, 가죽을 만드는 필수 공정인 무두질에서 환경을 오염시키는 화학물질만 무려 250여 개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어마어마한 양의 가죽이 환경을 파괴하며 만들어졌지만, 제 쓸모를 찾지 못해 버려지는 실정이다.
카드지갑 만드는 일은 간단하다. 마음에 드는 가죽 두 개 선택하기, 마감재를 발라 가죽 털 눕히기, 바느질하기, 본드로 바느질 마무리하기다.
가장 먼저 마음에 드는 가죽을 선택하는 일에서 장벽에 막힌 직원들이 더러 나왔다. 한 무더기는 형형색색의 가죽 자투리에 여기저기서 탄성이 흘러나온 것. “마치 할인마트에 온 것 같아.” 전자제어부 이서인 대리가 딱 맞는 비유를 함으로써 모두를 웃게 했다. 가죽을 고르고 나니 그 후는 일사천리다. 시간이 흐를수록 늘어나는 가죽 재질상 꼼꼼하고 타이트하게 바느질했으며, 중간중간 강사에게 잘하고 있는지 제 카드 지갑을 보여주며 조금씩 완성으로의 길을 걸었다.
어떠한 물건이든 자신의 손길이 닿으면 그만큼 애정이 담긴다. 새활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직접 새활용을 체험한 남서울본부 직원에게 있어 손수 만든 자투리 가죽 카드지갑이 바로 그런 경우일 것이다. 오늘의 경험은 깨끗한 지구를 위해 멋지게 디자인한 기억으로 남게 되리라.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새활용으로 거듭난 자원을 감상 중이다.

새활용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자투리 가죽으로
카드지갑을 만들고 있다.

TIP

오래된 가죽 제품, 실밥이 튀어나왔다면?

가죽 가방, 가죽 지갑 등 가죽 제품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실밥이 튀어나오는 경우를 마주하곤 한다. 보통은 실밥을 자르거나 실밥 끄트머리를 태우는 것으로 해결하는데, 이런 방법은 가죽을 손상시킨다. 가죽 제품의 실밥이 튀어나왔다면 앞으로 이 방법을 사용하자.

준비물 : 송곳, 본드(가죽 전문 본드가 아니어도 OK), 가위

튀어나온 실밥을 최대한 짧게 자른다.

자른 실밥에 본드를 살짝 바른다.

송곳 등 끝이 뾰족한 물건으로 실밥을 구멍에 넣는다는 느낌으로 꾹꾹 누른다.

본드를 잘 말리면서 마무리한다.

mini interview

새활용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며, 자투리 가죽으로 카드지갑까지 제작한 남서울본부 7인.
그들의 카드지갑 콘셉트와 체험 소감을 들어보자.

(좌측부터) ➊ 홍정민 대리 ➋ 유지호 대리 ➌ 이서인 대리 ➍ 홍태경 대리 ➎ 양화진 대리 ➏ 이중현 대리 ➐ 박윤근 대리

[ 카드지갑 콘셉트 ]

➊ 지중설비부 홍정민 대리
[ 숲의 나무 ]

많은 분들처럼 저 역시도 재활용은 알고 있었지만, 새활용은 처음이었습니다. 자투리 가죽으로 공방을 하는 강사 선생님을 비롯해 새활용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재활용이라도 잘해야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➋ 서초지사 유지호 대리
[ 심플 ]

새활용 B2B 시장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크게 구축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서울새활용플라자가 좋은 일을 하고 있고요. 새활용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➌ 전자제어부 이서인 대리
[ 화려함 ]

큰 비용 투자 없이 이렇게 버려진 제품들을 새롭게 탄생시킨다는 점이 새활용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남는 것 없이, 자투리까지 다 사용한다는 것 자체에 영감을 받은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새활용에 관심을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➍ 변전운영부 홍태경 대리
[ Like Color ]

제가 회색을 좋아해서 카드지갑 가죽도 회색으로 골랐어요. 아무쪼록 오늘이 오기 전부터 기대를 많이 했는데요. 그만큼 너무 재미있는 프로그램과 체험이었고요. 카드지갑도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오랫동안 소중히 사용할 계획입니다.

➎ 변전운영부 양화진 대리
[ 블랙핑크 ]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버렸던 쓰레기가 새 상품으로 태어난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앞으로 물건을 버리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이렇게 뜻깊은 기회로 카드지갑을 만들게 돼서 기분이 좋습니다.

➏ 전략경영부 이중현 대리
[ 럭셔리 ]

도슨트의 경우, 어른에게도 좋지만 어린이들 체험으로도 무척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끼리 서울새활용플라자에 방문해 새활용에 대해 알아간다면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처럼 새활용 클래스 체험도 무척 좋고요.

➐ 전략경영부 박윤근 대리
[ 깔맞춤 ]

분홍색 물건이 많아서 카드 지갑도 깔맞춤 하려고 분홍색을 골랐습니다. 오늘 체험은 새활용이란 개념을 잘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평소에도 재활용을 잘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앞으로는 더 잘해야겠다는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고요.

서울새활용플라자 홈페이지

강초희 사진김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