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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최고’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의 전기

외국인들은 한국의 전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나라에서 지내고 있는 외국인 4명이 생생하게 풀어낸 한국의 전기와 그들 나라의 전기 이야기를 들어본다. 한전의 유튜브 콘텐츠로 제작된 ‘한국의 전기 어떻게 생각해?’를 정리해 담았다.

Q 대한민국에 사는 외국인으로서 한국의 전기요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라라

한국에 와서 처음 알게 된 단어가 있다. 바로 ‘냉방병’. 더운 나라도 이렇게 에어컨을 세게 틀지는 않는다. 전기요금이 싸서 에어컨을 빵빵하게 트는 것 같다. 스페인의 전기요금은 월 60유로 정도로, 한 8~9만 원 정도 된다. 우리 부모님은 겨울 동안 한 달에 140유로 정도를 낸다. 스페인은 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데 러시아 전쟁이 시작되고 가스 공급이 어려워져서 전기요금이 많이 올랐다.
스페인은 전기요금이 비싸 전기 절약이 습관이 되어 있다. 집을 비우면 무조건 불을 끄고, 뜨거운 물도 진짜 필요할 때만 쓴다. 욕조까지 없앴다. 하지만 한국에 와서는 나도 집에 있을 때 내내 TV를 켜 놓는다. 보든 안 보든, 심지어 강아지와 산책하러 갈 때도 켜 놓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에 와서 편의점이나 가게들이 간판을 24시간 켜 놓는 게 신기하게 느껴졌다. 스코틀랜드는 그런 곳이 없다. 스코틀랜드의 평균 전기요금은 12만 원 정도이고, 가장 많이 낸 요금은 20만 원 정도다. 유럽은 요즘 전쟁 때문에 전기요금이 많이 올랐다. 스코틀랜드는 북쪽에 위치해 추운 날씨로 난방 기구를 많이 사용해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외출할 때 전기 스위치 다 끄고 다녔는데, 한국에서는 TV부터 공기청정기, 노트북 등등 온갖 가전제품을 많이 사용한다. 한국 전기요금이 새삼 저렴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렴한 전기요금이 전기를 낭비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밋치


코노미

일본은 여름에 전기가 부족해서 정부에서 ‘에어컨 사용을 자제해달라, 온도를 높여달라’고 요청한다. 한국은 전기를 원하는 만큼 사용한다는 게 신기하다. 일본의 전기요금은 한국의 2배 정도이다. 자취하는 경우는 약 6만 5천 원 정도이고, 4인 가족은 평균 14만 원 정도이다.
일본에는 ‘연료조절비’라는 항목이 전기요금에 포함된 곳이 많다. ‘연료조절비’는 전기를 만드는 연료 가격에 따라 변한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연료조절 비가 올라서 전기요금이 높아지는 건데, 화석연료 가격이 최근에 많이 오르면서 전기요금도 올랐다고 한다.
한국의 겨울은 일본보다 훨씬 추워서 난방 제품이 필수인데 다들 알다시피 보일러는 너무 비싸서 덜 비싼 전기장판 덕을 보고 있다. 확실히 여름에는 에어컨을 더 많이 쓰는 것 같긴 하다. 전기요금이 저렴하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말레이시아도 날씨가 더우니까 에어컨을 많이 틀긴 한다. 한국에서 에어컨 틀고 매장 출입문 활짝 열어 놓는 거 보고 놀랐다. 집들이 커서 전기요금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이층집을 기준으로 한 20~30만 원 정도 나온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조금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다. 환율 생각하면 한국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프리랜서라 전기요금을 많이 아끼는 편이다. 엄청 덥거나 추울 때만 사용한다.



빅토리아

Q 한국의 전력 서비스는 어떤가요?


라라

부모님이 한국에 오셨을 때 핸드폰에 있는 번역기에 의지해서 다니셨는데 카페에 가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어서 무사히 다니실 수 있었다. 나는 한국에서도 스페인에서도 정전을 경험한 적은 없는데 스페인은 보통 정전되면 복구까지 10분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며칠 전 눈이 많이 왔을 때 전선이 끊어져서 한전에 전화했더니, 그날 바로 와서 해결해 주고 처리 완료됐다고 알려주었다. 한국은 고객센터도 24시간 운영한다. 스페인도 24시간 고객센터 있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너무 느리고 답답하다.
한국은 전기회사가 딱 한 곳이라는 것도 좀 특이하다. 스페인에서는 1997년부터 누구나 전기공급을 할 수 있어서 민간 회사들이 많다. 집집마다 전기 서비스하는 곳이 모두 다를 땐 정전이 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는 하다. 그리고 전선이 많아서 보기에 안 좋다. 스페인은 대부분 전선이 땅속을 지나간다. 한국도 지중화된 곳이 많지만, 간혹 전주의 전선이 조금 위험해 보이는 곳들이 있어서 전선이 땅 밑으로 지나가게 하면 좋을 것 같다.

한국의 전기요금은 싸고, 품질은 최고다. 한국은 핸드폰을 사용하다 충전이 필요하면 카페나 식당에서 충전해 달라고 하면 된다. 직접 전원 꽂고 사용할 수 있는 콘센트도 자리마다 있는 곳이 많아서 편하게 충전할 수 있다.
시골이나 섬도 불이 다 잘 들어오고 정전도 거의 없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정전을 몇 번 경험한 적 있는데 한국에서는 한 번도 없다. 스코틀랜드는 날씨가 정말 추울 때 정전되는 경우가 있는데 내가 10살 때쯤 거의 이틀 동안 전기가 안들어와서 양초만 사용했다. 평균적으로 복구에 한 3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스코틀랜드에 살 때는 그게 그렇게 길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한국에 살아 보 니 지금은 스코틀랜드에 가면 너무 길 것 같다. 휴전 작업으로 인한 정전은 사 람들 안전을 보장해 주는 조치니까 불편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영국도 비상시를 위해 고객센터가 있긴 한데 얼마나 역할을 하는지 모르겠다. 스코틀랜드는 여러 전기회사가 있다. 그런데 전기회사가 한 곳인 한국이 시스템도 편리하고 오히려 쓰기 편하다. 전반적으로 한국의 전력 서비스가 스코틀랜드보다 훨씬 낫다. 정전도 없고 서비스도 빠르다.



밋치

코노미

나도 오피스텔 전체가 정전된 적이 있었는데, 복구가 진짜 빨라서 놀랐다. 일본은 정전되면 접수하고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데 한국은 대처가 빠르다. 일본은 태풍이나 지진 같은 자연 재난으로 정전이 워낙 잦다. 2016년 쿠마모토 지진이라고 큰 지진이 일어났을 때 우리 집에 정전이 발생했다. 일본은 전력 복구를 보통 시내부터 시작한다. 시골인 우리 집은 거의 일주일 정도 정전 상태였던 적도 있다. 다행히 재난 정전을 대비해 발전기를 집에 가지고 있어서 그걸로 샤워도 하고 충전도 할 수 있었다.
우리 아버지는 일본의 규슈 전력이란 곳에서 일하고 계신다. 휴전 작업은 최대한 전력을 안 쓰는 시간이나 집이 비었을 때를 이용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해해 준다고 하신다.
일본에 거의 없는 24시간 고객센터는 정말 좋은 거 같다. 일본도 전기회사가 여러 곳이 있다. 회사마다 다양한 요금제나 절약법이 있어서 자기한테 맞는 곳을 선택할 수 있다는 좋은 점도 있지만, 시간을 내서 여러 회사를 알아보는 것도 쉽지는 않다.
일본은 빌라나 오피스텔 같은 곳에서 전기요금이랑 와이파이, 통신요금을 합쳐서 청구할 수 있는 민간 서비스가 있긴 하다. 그러면 각각 계약했을 때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일본의 올전화(올전력화)가 한국에 도입되면 좋을 것 같다. 일본은 자연 재난이 많아 이용자가 많지 않지만 한국은 지진도 태풍도 많지 않아서 밤에 모은 전기로 방을 따뜻하게 하면 가스비랑 전기요금 둘 다 줄일 수 있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에서 전기 쓰면서 불편한 일이 거의 없었다. 정전의 경우 한국에서는 딱한 번 있었고, 말레이시아에서는 어렸을 때 조금 더 있었다. 한국에서 정전되었을 때는 금방 전기가 다시 들어왔다. 말레이시아는 정전되면 한 반나절 정도 후에 전기가 들어온다.
휴전 작업으로 정전되는 경우는 사람들에게 미리 공지했던 것 같다. 급할 때 해결해 줄 수 있는 긴급팀 같은 게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혼자 대처하기 어려울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빅토리아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