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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겹의 에너지가 깃든 나라, 영국
United Kingdom

영국은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그리고 북아일랜드로 이루어진 나라다. 19세기 아일랜드를 복속한 후 국가명이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로 확정됐으며, 줄여서 UK라고 부른다. 남다른 영국을 만나고 싶다면 잉글랜드에서 시작해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까지 떠나보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와 중세 고성은 물론 대자연과 동화 같은 마을 등 다채로운 풍경이 우리를 기다린다.

“런던이 지겨워진 사람은 인생이 지겨워진 사람이다.” 영국의 시인 겸 평론자인 새뮤얼 존슨의 말이다. 새뮤얼 존슨의 말처럼 런던에서는 지루할 틈이 없다. 런던은 미술, 뮤지컬, 펍, 축구, 공원 등 다양한 테마로 여행하기 좋은 도시이므로. 런던의 아이콘 중 하나인 대관람차 런던 아이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풍경은 템스강을 사이에 두고 빅벤, 세인트 폴 대성당과 같은 역사적인 건물과 더 샤드, 20 펜처치 스트리트 같은 현대적인 고층 빌딩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테이트 모던에서 보이는 세인트 폴 대성당.

런던의 상징, 런던아이에 노을이 담겼다.

잉글랜드 여행의 관문, 런던

런던은 걸어서 버킹엄 궁전, 대영박물관과 같은 문화유산과 하이드 파크, 그린 파크 등 공원을 즐기기에 완벽한 도시다. 런던 산책의 즐거움 중 하나는 템스강 위에 놓인 다리를 걸어서 건너는 일이다. 템스 강변의 멋진 건물 안에 뮤지엄이 포진해 있어 강변을 걷다가 뮤지엄으로 스며들 수 있다.
워털루 다리를 건너면 서머셋 하우스에 닿는다. 서머셋 하우스는 16세기부터 왕족들이 기거하던 궁을 18세기에 건축가 윌리엄 챔버스가 개축한 공공건물로 내부에 미술관과 카페 레스토랑이 둥지를 틀고 있고, 매년 겨울 안뜰에 아름다운 스케이트장이 들어선다.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밀레니엄 브리지를 건너면 런던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에 닿는다. 밀레니엄 브리지는 템스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중 유일한 보행자 다리로 비스듬히 뻗어나가는 구조 덕에 양옆으로 펼쳐지는 강변 풍경이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밀레니엄 브리지 위에서 뒤를 돌아 바라보는 세인트 폴 대성당과 스카이라인도 근사하다.

조선소가 있던 자리에 우뚝 선 타이타닉 벨파스트.

아일랜드 속 영국, 북 아일랜드

북 아일랜드 여행의 거점은 수도 벨파스트(Belfast)다. 벨파스트는 과거 세계에서 가장 큰 조선소가 있던 도시였다. ‘할랜드 앤드 볼프(Harland and Wolff)’에서 1911~1912년에 걸쳐 건조된 배가 바로 타이타닉이다. 조선소가 있던 자리에는 2013년 타이타닉 호 침몰 100주년을 기념해 개관한 박물관, 타이타닉 벨파스트가 우뚝 서 있다. 벨파스트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자이언트 코즈웨이의 관문이기도 하다. 약 5,000만년 전 고대 화산 폭발로 형성된 4만여 개의 검은 현무암 기둥이 늘어선 신비로운 해안은 아일랜드의 거인 등 많은 전설과 신화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칼튼 힐에서 바라본 에딘버러 성은 역사를 그대로 품고 있다.

거부할 수 없는 두 도시의 매력, 스코틀랜드

스코틀랜드 여행의 거점은 옛 스코틀랜드 왕국의 수도 에딘버러와 스코틀랜드 제2의 도시 글래스고다.
왕가의 기품이 깃든 수도 에든버러에 도착하면 산 위에 요새처럼 견고하게 자리 잡은 에든버러 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메리 여왕의 아들로 영국의 왕이 된 제임스 1세가 태어난 성이다. 에든버러 성을 둘러본 후엔 성에서 홀리루드 하우스까지 왕가 전용 도로였던 로열 마일을 거닐어 보자. 세월의 더께가 내려앉은 길을 따라 걸으면 옛 건물이 말을 건네고, 바람결에 실려 온 백파이프 음악 소리가 낭만을 더한다.
왕가의 영광이 깃든 고풍스러운 도시라면 글래스고는 19세기 철강·조선업이 발달한 상공업 중심지였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도 글래스고에서 시작됐다. 제임스 와트와 애덤 스미스를 배출한 명문 대학은 글래스고 대학이다. 글래스고 대학 캠퍼스 안에는 캘빈그로브 미술관이 있다. 캘빈그로브 미술관에서는 스코틀랜드의 과거와 현재를 담은 그림부터 렘브란트, 고흐, 모네, 피카소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바람결에 실려 온 백파이프 음악 소리가 낭만을 더하는 스코틀랜드

뜻밖의 풍경이 가득한 땅, 웨일스

웨일스 여행은 수도 카디프(Cardiff)에서 시작하면 좋다. 카디프 성, 카디프 국립 박물관 등 볼거리가 많다. 그중 카디프 베이는 19세기 세계 제일의 석탄 수출항으로 꼽히던 카디프의 영광이 서린 곳이다. 옛 항구는 레스토랑과 카페 대관람차가 있는 관광지로 재탄생해 활기찬 분위기를 뿜어낸다. 카디프 해안의 매력을 느끼려면 자전거를 타보자. 카디프 베이에서 해변 마을 페나스까지 이어지는 4마일(7km) 길이의 순환 트레일은 환상적인 자전거 코스다.
카디프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쯤 달리면 세계 최초의 책마을, 헤이 온 와이(Hay on Wye)에 도착한다. 옥스퍼드 대학 출신 리차드 부스가 1961년부터 이 시골을 책으로 가득 채우고, 900년이 넘는 헤이성을 사들여 세계에서 가장 큰 중고서점을 열며 책 마을로 거듭났다. 지금은 30여 곳의 서점이 아기자기한 마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웨일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성을 보려면 콘위로 가야 한다. 과거 웨일스 왕국을 점령한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1세가 지은 성으로 700년 세월 같은 자리를 지켜왔다. 콘위 성벽에 오르면 멀리 스노도니아 국립공원의 험준한 산맥이 보인다. 스노도니아 국립공원의 백미는 아서 왕의 전설이 깃든 스노든산이다. 스노든이라는 이름은 고대 영어로 ‘눈의 언덕’을 의미하며, 1896년 운행을 시작한 산악철도를 타고 오를 수 있다.
알록달록 지중해풍 정원 마을 포트메리온(Portmerion)도 빼놓을 수 없는 웨일스의 여행지다.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마을 포르트피노를 동경한 건축가 윌리엄스 엘리스가 1926년부터 이곳을 지중해풍으로 평생을 바쳐 조성한 마을이다. 웨일스 서북쪽 본토의 마지막 큰 도시는 뱅거(Bangor)다. 뱅거에서 브리타니아 다리를 건너가면 앵글시 섬에 다다른다. 앵글시 섬에서 아일랜드로 넘어가는 관문이 바로 홀리헤드(Holyhead) 항구다. 홀리헤드 항구에서 페리나 쾌속선을 타면 아일랜드까지 갈 수 있다.

원전종주국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기 위한 발걸음

김동철 사장은 2023년 11월 18일부터 24일까지 영국을 방문하여 신규원전 후보 부지를 직접 확인하고, 국빈방문 기간 중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하여 정부·의회 및 산업계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사업추진방안을 협의하는 등 영국 원전수출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동철 사장은 웨일즈 지역의 버지니아 크로스비(Virginia Crosbie) 보수당 의원 초청으로, 11월 20일 윌파 신규 원전 부지를 방문하여 부지 여건 및 지역주민의 원전 수용성 등을 확인했다. 윌파 부지는 영국 내에서 최적의 대형원전 건설 부지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과거에 원전을 운영했던 지역으로 인프라가 우수하고, 대다수 지역 주민들도 원전을 찬성하고 있다.

베드제드를 상징하는 아이콘인 닭볏 모양의 환기구가 돋보인다. BedZEDⓒTom Chance

최초의 탄소중립 복합개발 도시, 베드제드

베드제드(Bed ZED)는 영국 런던의 대표적인 친환경 도시로, 베딩톤 제로 에너지 개발(Beddington zero Energy Development)의 약자이다. 이름 그대로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도록 설계된 지역이라는 뜻이다. 가동이 중단된 오수처리 부지에 100가구 규모의 친환경 주거단지를 조성해 더 의미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2002년 완공된 베드제드 주거 지역은 태양열과 풍력 등 청정에너지로 동력을 확보하도록 되어 있으며, 산업쓰레기를 재활용하는 소규모 열전력 발전소도 있다. 올해로 건설된 지 21년이 된 베드제드. 그 사이 친환경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고, 베드제드가 첫 선을 보인 2002년과는 기술적, 사회적 환경이 무척이나 많이 달라졌다. 자연히 베드제드에는 보완할 점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베드제드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다. 기술적으로는 개선의 여지가 많지만, 주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은 분명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베드제드의 친환경 에너지

우지경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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