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골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최근 SNS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밭멍’, ‘논멍’이다. 이제는 ‘호캉스’ 대신에 ‘촌캉스’, ‘오션뷰’ 대신에 ‘논밭뷰’가 유행이다.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란 서울대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제시한 키워드로, 자연 고유의 매력을 즐기면서 도시생활에 여유를 부여하는 시골향(向) 라이프스타일을 뜻한다.
시골은 더 이상 시대에 뒤떨어지는 낙후된 공간이 아니다. 일상마저 버거운 도시인에게 시골은 ‘따분함을 넘어서는 여유로움’과 ‘불편함을 무릅쓰는 날것의 경험’을 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변모했다. 여행 선호도도 바뀌었다. 체크아웃 시간 등 은근히 맞춰야 할 게 많은 호텔도 싫증 나고, 텐트 치고 거두는 것도 꽤나 수고로운 일이지만 색다른 자극을 원한다. 그래서일까? 산동네에 있는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아날로그 감성의 숙소, 주인장의 할아버지가 쓰던 손때 묻은 가구를 리폼해 사용하는 빈티지 숙소 등 유명세를 얻은 시골집은 평일에도 예약이 꽉 차 있다. 가마솥, 아궁이, 고무신 등 시골 느낌 물씬 나는 소품들도 촌캉스를 즐겁게 한다. SNS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자연 하나로 충만해진다’, ‘진정한 리틀 포레스트를 경험하고 왔다’와 같은 촌캉스 예찬이 끝도 없이 올라온다.
러스틱 라이프의 인기에는 뉴트로(Newtro) 트렌드도 한몫하고 있다. 사람들은 낡고 오래된 지역을 찾고, 시간과 공간 속에 켜켜이 쌓인 이야기를 꺼내 들으며, 소소하지만 특별한 매력에 집중한다. 그저 낡기만 했던 ‘노잼’ 공간에 새 숨을 불어넣어 ‘시간과 이야기를 품은 매력적인 공간’으로 변신시키며, 낡은 동네에 멈춰 있던 시간을 흐르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