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우리 팀
전력 공급의 근본을 세우는 당진송전부에
웃음과 동심을 선물하다 중부건설본부 당진송전부 & 키덜트를 위한 깜짝 선물
당진과 아산 지역은 물론 수도권까지의 전력 공급을 위한 송전선로 건설을 위해 20여 년간 매달려 온 당진송전부. 숱한 ‘피땀눈물’이 배어 있는 역사만큼, 하루 일과가 출장으로 시작해 출장으로 끝나는 이들의 행로 역시 드라마틱하다. 전력 공급의 근본을 세우는 이들을 만나보았다.
송지유 사진 이원재(Bomb 스튜디오)
(왼쪽부터)한대현 차장, 위현기 사원, 배기태 사원, 최광웅 과장
20여 년의 여정, 그 마지막 행보
잿빛 하늘이 무겁게 내려앉은 충남 당진의 산단 지역. 허허롭고 외딴 풍경 속에 덩그러니 자리한 건물 2층에 중부건설본부 당진송전부의 현장 사무실이 있다.
“당진송전부에서는 ‘345kV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건설공사(1공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선로는 당진과 아산 지역, 그리고 수도권의 전력 공급 안정화를 위한 아주 중요한 선로입니다. 현재 저희는 당진과 아산을 잇는 총 35.5km 길이의 전체 송전선로 중 16km에 해당하는 당진 쪽 송전선로 신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진송전부의 최광웅 과장은 이 사업이 2003년부터 시작해 현재 20년째 하고 있는 국내 최장기 건설 사업이라고 소개했다. 처음 예정된 기간은 10년이었지만, 이처럼 오랜 기간으로 이어진 주요 원인은 민원, 그리고 그로 인한 지자체 협조가 원활하지 못한 점을 지적한다. 다행히 지금은 지난한 과정을 이겨내고 시공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어 속도를 내는 중이다. “제가 이 현장에서 2011년부터 2016년 초까지 근무했거든요. 4년 만에 다시 왔는데 제가 오기 1년여 전부터 비로소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었어요. 2공구 아산 지역은 이미 공사가 완료됐고, 1공구는 2023년 말까지 준공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광웅 과장이 이곳 현장에 복귀한 지도 2년째. 현재 당진송전부는 4월 1일부터 공사 지역 중 마지막 단계인 34번 철탑부터 38번까지 본격 공사를 진행하며 총력을 다 하고 있다. 가장 민원이 극심했던 이 지역만 진행되면 20년간의 대장정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바위 같은 마음을 움직인 ‘모닝 막걸리’
이 지역 민원의 중점은 지중화 요구다. 하지만 비용 및 절차, 지역 간 형평성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요구를 수용하기는 어렵다. 협의가 결렬되면서 지난해 7월에는 공사에 투입된 장비 위에 주민들이 올라가 방해하는 등 물리력이 동원되었고 경찰까지 출동했다.
“규정이나 법적 사항을 초월하는 요구 사항은 저희가 수용하기 어렵죠. 때문에 틀 안에서 최대한 이해시키려고 협의를 진행하지만, 민원인들과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마찰이 생기면, 평생 들어보지 못했던 육두문자들이 20~30분 동안 마치 기관총처럼 두두두두 날아옵니다. 그걸 다 듣고 겨우 1~2분 우리의 얘기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스트레스가 심하죠.”
이 현장에서만 7년째 근무 중인 한대현 차장은 원칙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극심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건설 현장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본부 차원에서 상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지만,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현장에서 받은 압박감은 좀처럼 해소되지가 않는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처럼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빛을 발하는 일도 있다.
“지중화를 요구하던 마을 중 신촌리에 주민들의 중심점 역할을 하는 89세 어르신이 계십니다. 매일 아침 9시 30분쯤 막걸리 세 병과 골뱅이를 챙겨서 그 댁으로 출근을 하다시피 했어요. 가면 항상 이웃에 사시는 또 다른 어르신도 계시죠. 두 분과 매일 아침 여담을 나누었죠. 그렇게 두 달여 만에 협조를 해주시겠다고 하셨고, 협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최광웅 과장의 2개월여 ‘모닝 막걸리’ 담화는 결국 공사 진행으로 이어졌다. 진심에 정성을 더한 결과, 바위처럼 단단했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부원들을 위해 차 한 대씩 쏩니다!’ 깜짝 선물의 정체는?
“저희는 민원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직입니다. 민원을 해결하려면 주민들하고 가까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출장이 일상다반사죠. 보통 월요일 오후에 현장사무실에 와서 금요일에 본부로 복귀하는데, 토요일에도 업무가 있을 때는 금요일에도 집에 못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대현 차장의 설명처럼 주 4~6일이 출장인데다 일과 후까지 민원인들과의 협의가 이어지는 일도 많다. 이처럼 업무 환경과 강도가 높다 보니 인력풀 구성도 어렵다. 현재 4명으로 구성된 당진송전부 내에서 최광웅 과장과 바로 후임인 배기태 대리와 무려 18년의 연차 차이가 난다. 베테랑과 신입사원 사이에 허리가 없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출장지에서 제대로 여가를 누리기도 어렵다 보니, 그나마 여유 시간에 소주 한 잔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고 토닥인다. 바로 이런 연유로 최광웅 과장은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달래줄 깜짝 선물로 ‘무선조종 자동차’를 사보에 신청했다.
“평소 부원들에게 송전선로 건설 업무 특성상 직위에 상관없이 항상 회사를 대표하며 주체적으로 방향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런 우리 업무처럼 무선조종 자동차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닮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부원들이 잠시나마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좋겠습니다.”
이심전심이랄까. 선물은 직원들의 마음도 화사한 봄날처럼 풀어주는 최상의 선택이 되었다.
“선물이 너무 감동적입니다. 오프로드를 거침없이 달리는 우리들 같기도 하고요. 앞으로 일과 후에 종종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확 날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입사 1년 차 위현기 사원은 첫 업무가 건설인터라 신입사원에게는 버거운 부분이 있지만, 베테랑 선배들에게 많이 배울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한다.
“저희 팀 워낙 분위기가 좋아요. 일은 힘들어도 사람이 좋으면 버틸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저희 팀이 딱 그런 것 같습니다.”
배기태 대리는 끈끈한 팀워크 덕분에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있다고 한다. 무선조종 자동차는 액티브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서 팀에 딱 도움 되는 선물이라며 엄지를 들어 보인다.
설레던 마음을 풀어놓기 위해 바다 위 가설다리에 도착하자 바로 전원을 켜고 조종에 몰입하는 직원들. 다짜고짜 ‘쌩’하고 달려 나가는 질주본능이 폭발하자 잠시나마 모든 걸 잊은 듯 시원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준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선봉에서 온갖 바람을 맞으면서도 서로 힘이 되어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당진송전부 직원들. “당진송전부는 근본”이라는 위현기 사원의 정의처럼 송전부 업무는 전력 공급의 근본이자 토대가 된다. 또 하나의 근본이자 토대가 있다면 ‘사람’이 아닐까?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당진송전부의 근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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