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Place
구한말 풍경 속을 걷다 인천 &인천본부 전력관리처
인천의 항구는 변화의 관문이었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신문물이 쏟아져 들어오던 근대 시기, 가장 먼저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였던 인천은 어느 도시보다 개화가 빨랐기에, 최초라는 수식어를 단 많은 것들이 존재했다. 근대 개항 시기의 풍경을 재현한 인천시 중구 개항장 거리는 빛바랜 시간을 건너온 오랜 역사가 켜켜이 쌓여있다.
장은경 사진 김민정(MSG 스튜디오)
청일조계지계단을 굽어보는 공자상
청일조계지에서 제물포구락부까지
군산 근대거리, 강경 근대거리와 함께 100년 전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꼽히는 인천 개항장 거리. 새로운 문물이 쏟아져 들어오던 19세기 후반 각국이 인천에 조계지를 만들고 수탈의 경쟁을 벌였던 우리에겐 아픈 역사의 공간이다.
차이나타운과 개항장 사이 청일 조계지 계단에서 근대로의 여행을 시작해 보자. 일대를 굽어보는 거대한 공자상에서부터 출발하는 계단은 청과 일본의 조계지를 가르는 경계였다. 이 계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이라는 자유공원과 이어진다. 1888년 영국, 러시아, 청, 일본 등 각국 외교관이 공동으로 서명해 건립한 이곳은 각국공원, 만국공원이라 불리다 1950년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해 자유공원이라 이름했다고 한다. 공원 바로 아래에는 국내 최초의 외국인 사교클럽이었다는 제물포구락부가 있다. 지금은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마룻바닥과 커튼, 벽지 등이 뉴트로 정취를 잘 살려 놓았다.
중구청 앞 거리는 일본식 목조가옥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어 백 년 전 시절을 소환한다. 옛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은 한국자본 수탈의 본거지였던 곳으로 현재 인천 개항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구한말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중구청 앞 일본식 거리
옛 일본제1은행은 현재 인천 개항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생활사전시관 입구
최초의 외국인사교클럽이었던 제물포구락부
대불호텔
대불호텔도 시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다. 1888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로 현재 건물은 복원된 공간이다.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 제물포에 도착한 외국인들이 한양으로 가는 길에 숙박하기 위한 호텔 역할을 했다. 터만 남았던 것을 복원했으며, 한쪽에는 생활사 전시관을 꾸며놓아 1960~70년대로 시간 여행을 해볼 수 있다.
생활사전시관에서는 1960~70년대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
땀, 추억과 함께 사라지다, 부평변전소 & 기기정비창
인천에서 백 년 전 시간을 들추었다면 인천본부 전력관리처 부평변전소에서는 이제는 사라지게 될 전력설비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다.
인천본부 전력관리처 부평변전소는 일제강점기 시절인 1942년 ‘경성전기 부평개폐소’로 준공되었으며, 2008년부터는 무인변전소로 운영되고 있다. 부평변전소 한켠에 자리한 기기정비창 역시 1942년에 지어졌다. 건설 당시 단일층 최대 층고 15m, 면적 110평 크기로 경인지역의 변압기 및 발전기를 수리했던 공간이다.
이처럼 80년 역사를 간직한 전력설비들이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올해 하반기 즈음에 자재센터가 경인권 통합물류센터로 이전하게 되면 부평변전소 제어동과 기기정비창은 철거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345kV 인천지역 전력 계통 전압 불안정과 고장 시 과부하를 해소하기 위해 HVDC 설비가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신부평 BtB(Back to Back) HVDC는 연결될 수 없는 서로 다른 교류계통망을 연결시켜 주어 계통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설비이다.
500MW급 HVDC, 345kV 차단기 4대 등을 2024년 12월 준공 목표로 건설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평균 350억을 절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직원들은 이곳, 부평변전소를 수시로 순시 점검하고 정비해왔기에 선후배와의 많은 추억이 쌓여있는 공간이죠. 하지만 최근에는 노후화로 인해 취약설비 취급을 받는 애증의 변전소입니다. 제가 근무하던 2004년에는 2인 교대근무 변전소였어요. 하지만 1961년에는 50여 명이 근무하던 주요 변전소였다는 찬란했던 과거를 선배들로부터 전설처럼 전해 듣곤 했죠. 1970년대 수도권 환상망 구축의 중심이던 변전소가 그 사명을 신부평 BtB HVDC로 넘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제 마음속에서는 영원히 함께 할 것입니다.”라고 변전운영부 박철현 부장을 비롯한 변전운영부원들은 소회를 이야기한다. 80살 된 전력설비를 돌본다는 것은 정말 녹록지 않다. 그만큼 직원들의 정성과 노력이 배어있을 게다. 그 모든 추억과 땀을 간직한 채 새로운 전력설비에 자리를 내어주고 사라지게 됐다.
1942년 지어진 기기정비창의 내 외관
부평변전소 역시 1942년에 건설됐으며, 올해까지 소임을 다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안정적 수도권 전력공급 위해 뛴다! 인천본부 전력관리처
인천본부 전력관리처는 인천광역시 전역은 물론 경기도 김포, 부천, 시흥시 470만 명의 시민에게 고품질의 전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관내 해안 지역에 서인천복합, 포스코복합, 영흥화력 등 총 14,734MW의 발전설비가 있다. 관내에서 생산된 전기의 58%는 인천지역에 공급되었으며, 345kV 송전선로를 통하여 경기 남부, 서울, 경기 북부로 약 42%를 송출하고 있다. 인천지역의 발전소들은 수도권 전체 전력수요의 약 32%를 공급하면서 국가 전력공급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인천본부 전력관리처는 인천 도심지에 본부 사옥과 500m 거리에 있으며, 주변에 자재센터, 2개의 345kV 옥내형 변전소, 철거 예정인 부평변전소, 사택 등이 밀집되어 있다.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서도 자체적으로 꾸준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변전운영부는 조작 중 근무자 판단 착오에 의한 정전고장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SCADA 조작 신뢰성 검증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또한 2021년 품질경영 대회 ‘대상’ 및 송전운영부 ‘Together’ 분임조가 전국 품질경진대회에서 대통령 금상을 수상하는 등 품질경영방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이처럼 인천전력관리처는 전 직원이 안전과 청렴을 몸과 마음에 깊이 새기고, 전력품질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뛰고 있다.
1. 신부평통합급전분소 사우들의 업무 현장. 2. 인천본부 전력관리처 사우들의 밝고 당찬 모습.
3. 80년 된 부평변전소 설비를 꼼꼼히 진단, 점검하는 변전운영부 사우.
4. 점심시간에 사옥 바로 앞 청천천변을 산책하는 사우들. 5. 도란도란북카페에서 담소하는 사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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