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부터 도시까지, ‘확장 가상세계’로 진화하는 메타버스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주목할 점은 메타버스 서비스 이용자의 활동들이 단순히 시간과 소비의 양적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에 치중되어 있던 서비스는 메타버스 공간이 갖고 있는 활동의 자유, 폭넓은 친교, 수익성을 토대로 일상의 교육, 홍보·비즈니스가 그대로 이어지게끔 확장되는 중이다. 메타버스 입학식과 축제를 열었던 국내외 대학들은 메타버스 커리큘럼 콘텐츠를 주력으로 하는 캠퍼스 형태인 ‘메타버시티’ 협의체를 구성한 바 있으며, ‘VR랩’ 등 메타버스 기반 공학교육 실습실도 최근 등장하였다. 또한 비대면 지점 및 암호 화폐와의 연계를 통해 디지털 재화의 거래를 활성화하는 금융 결제 시스템도 개발 중에 있다. 제페토, 로블록스 등은 각각 ‘빌드잇’, ‘로블록스 스튜디오’와 같은 오픈저작툴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직접 아이템을 창작·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이 뿐만 아니다. 사용자를 디지털 세상에 복제해 놓은 아바타(부캐)의 활발한 활동은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시킨다. 최근 메타버스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친교적, 경제적 활동들은 증강현실을 넘어 3D 공간에서의 아바타로 구현되는 가상세계로 발전하였다. 메타버스에서 아바타가 사용한 아이템, 방문한 공간, 그 안에서의 활동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엄청난 빅데이터가 된다. 이는 기존의 데이터와 비교불가한 입체적이고 다채로운 기록의 흔적으로 기능하는데, 이제 아바타를 통해 나타나는 개인의 다양한 선호와 취향, 표현방식들은 3D 공간을 넘어 움직임, 감각 등의 형태로 4D 이상의 데이터를 품으며 발현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가상의 공간이 실제 현실로 착각할 만큼 정교해지고, 일상의 활동과 정보의 축적이 대부분이 구현됨으로써 굳이 두 세계의 영역을 구분할 필요가 없게 되는 ‘확장 가상세계’로서의 메타버스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