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 맛이야! ‘고향의 맛’의 반격
2세대 조미료 시장은 판세가 바뀌었다. 제일제당이 1975년 쇠고기, 파, 마늘, 양파 등의 양념을 배합한 종합조미료 ‘다시다’를 내놓으며 업계 선두로 도약했다. “그래, 이 맛이야!” 라는 유명한 광고와 함께 시장을 장악한 다시다는 살림살이가 넉넉지 않던 서민들의 밥상을 업그레이드하며 음식의 간을 맞춰왔다. 이후 대상㈜의 종합조미료 ‘쇠고기 맛나’, 럭키(LG생활건강 전신)의 ‘맛그린’이 도전장을 내놓았지만 미원과 다시다의 벽을 넘진 못했다. 후발주자였던 럭키는 ‘경쟁사 제품과 달리 MSG를 뺀 조미료’라는 네거티브 마케팅으로 MSG 유해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 맛그린을 제외한 미원·다시다가 화학조미료라고 간접적으로 지목한 것이다. 이제는 많이들 알고 있지만, MSG는 화학조미료가 아니다. 사실 우리 주변을 둘러싼 물질 중 ‘화학’이 아닌 건 없으니까. 잘못된 사실로 대중을 호도한 럭키는 결국 시정명령을 받았지만, 이 여파로 ‘MSG=화학조미료’라는 인식이 소비자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미원·다시다 발목 잡은 ‘MSG 유해성’ 논란
MSG는 정말 몸에 안 좋은 화학적 조미료일까? 우선, MSG는 발효조미료다. 사탕수수를 발효시켜 나온 대사산물에 나트륨을 붙여 만든다. 또한, WHO(세계보건기구)와 미국식품의약국(FDA)은 1985년 MSG에 대해 ‘평생 먹어도 안전한 식품첨가물’이라고 결론 내렸고,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도 2010년 ‘일일섭취허용량에 제한이 없는 안전한 물질’이 라고 밝혔다. 물론 일부 음식점에서 원가 절감과 맛을 위해 과도하게 MSG를 사용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지만 말이다.